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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호, 학교 문턱도 못 밟은 소년이 교보생명과 교보문고를 세우기까지
목차 · 5개 칸
- 신용호가 1958년 세운 교보생명은 2025년 말 자회사까지 합친 연결 기준으로 총자산이 약 148조 원인 생명보험사임.
- 아들 신창재 회장 등 일가가 가진 지분 34.96%는 공시에 나온 최근 거래 값으로 치면 약 1조 4,190억 원어치로 추산됨.
- 그런데 이 회사를 세운 사람은 폐결핵 때문에 초등학교 문턱도 밟아 보지 못했음.
- 신용호는 1917년 전남 영암에서 태어났음.
- 배움은 오롯이 책으로 채웠다고 함.
- 청소년 시절에는 1,000일 동안 책 100여 권을 읽는 '천일독서' 계획을 스스로 세웠음.
- 읽고 나면 독후감을 써서 자기 생각으로 정리했다고 교보생명은 전함.
- 스무 살 무렵에는 중국으로 건너가 다롄과 베이징에서 사업을 시작했음.
- 스물네 살에는 베이징에 곡물 유통 회사 '북일공사'를 세웠다고 함.
- 당시 곡물 장사는 돈 많은 사람이 사재기로 돈을 버는 판이었다고 함.
- 그는 트럭을 빌려 시골 산지를 직접 오가며 자기 유통망을 만들었다고 교보생명 뉴스룸은 전함.
- 이 무렵 집안 어른의 소개로 독립운동가이자 시인인 이육사를 만났음.
- 교보생명은 그가 사업으로 번 돈을 떼어 여러 차례 독립운동을 도왔다고 기록함.
- 해방 뒤에는 고향을 떠난 지 10년 만에 돌아왔다고 함.
- 돌아와 처음 벌인 사업은 출판이었다고 함.
- 책은 잘 팔렸지만 외상으로 사 간 사람들이 값을 갚지 않아 팔수록 손해가 났다고 함.
- 결국 출판은 접었다고 함.
- 그 뒤로도 몇 차례 사업에 실패했다고 함.
- 그가 다시 붙잡은 건 어린 시절 가장 간절했던 '배움'이었음.
- 1950년대 한국은 교육열이 높았지만 형편이 어려워 자녀 진학을 포기하는 집이 적지 않았음.
- 부모가 미리 보험료를 내 두면 아이가 상급학교에 갈 때 학자금을 받는 보험을 구상했음.
- 그리고 1958년 대한교육보험을 세웠음.
-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그해 6월 30일 회사를 세우고 8월 7일 영업을 시작했음.
- 창립이념은 '국민교육진흥'과 '민족자본형성'이었음.
- 아이를 가르쳐 인재를 키우고, 국민이 낸 보험료를 모아 나라 경제에 쓸 돈을 만들겠다는 뜻임.
- 첫 상품은 '진학보험'이었음.
- 교보생명은 이를 세계 최초의 교육보험이라고 소개함.
- 그때까지 보험은 사망이나 병 같은 위험에 대비하는 상품이었음.
- 진학보험은 보험을 자녀의 교육과 앞날을 준비하는 데까지 넓혔다는 게 교보생명의 설명임.
- 담배 한 갑 살 돈만 아끼면 자녀를 대학에 보낼 수 있다는 게 이 보험이 준 희망이었다고 교보생명은 전함.
- 개업식 날 그는 직원들에게 선진국에서도 보험회사가 자리 잡는 데 50년이 걸린다고 말했다고 교보생명 뉴스룸은 전함.
- 그러고는 그 절반인 25년 안에 회사를 세계적인 회사로 만들겠다고 약속했음.
- 25년 안에 서울에서 가장 좋은 자리에 가장 좋은 사옥을 짓겠다는 약속도 했음.
- 교육보험은 크게 팔렸음.
- 1967년에는 보유계약 400억 원을 넘기며 창립 9년 만에 업계 1위에 올랐음.
- 보유계약은 회사가 맡고 있는 보험 계약의 보장 금액을 모두 더한 값임.
- 1975년에는 보유계약이 1조 원을 넘었음.
- 교보생명은 1980년대 중반까지 약 300만 명의 학생이 교육보험으로 학자금을 마련했다고 밝힘.
- 그사이 상품도 넓혔음.
- 1977년에는 회사가 직원 퇴직금을 미리 쌓아 두는 종업원퇴직적립보험을 내놓았음.
- 1980년에는 국내 생명보험업계 처음으로 암보험을 만들었음.
- 사옥 약속은 1980년 광화문 네거리 종로1가 1번지에서 지켜졌음.
- 지상 22층짜리 교보빌딩이었음.
- 회사는 그해 7월부터 이 건물에서 일했음.
- 25년을 약속했는데 창립 22년 만이었으니 3년을 앞당긴 셈임.
- 판을 바꾼 건 이 건물의 지하 1층이었음.
- 유동인구가 많은 목 좋은 자리라 국내외 기업과 단체의 임대 요청이 줄을 이었음.
- 회사 안에서도 임대료로 사옥 짓는 데 든 돈을 돌려받자는 의견이 나왔음.
- 신용호는 이 자리를 국민교육진흥이라는 창립이념을 살리는 정신문화공간으로 쓸 방법을 찾으라고 지시했음.
- 그렇게 1980년 12월 24일 자본금 10억 원으로 교보문고가 세워졌음.
- 광화문점은 1981년 6월 1일 매장 2,237㎡(약 677평)에 책 60만 권으로 문을 열었음.
- 당시 국내에서 가장 큰 서점이었음.
- 문을 열며 그는 직원들에게 다섯 가지를 당부했음.
- 초등학생에게도 존댓말을 쓸 것.
- 책을 오래 서서 읽어도 말리지 말 것.
- 이것저것 살펴보고 사지 않아도 눈총 주지 말 것.
- 앉아서 책을 베껴 적어도 그냥 둘 것.
- 책을 훔쳐 가더라도 망신 주지 말고 조용히 타이를 것.
- 손님이 몰리자 매장은 1988년 약 5,000㎡로 넓어졌음.
- 1991년에는 영업 손실을 감수하고 매장 전체를 고치는 공사에 들어갔음.
- 1992년 5월 다시 연 광화문점은 한 층 매장이 8,598㎡였음.
- 당시 한 층짜리 서점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컸다고 교보생명은 밝힘.
- 교육 이야기는 보험과 서점 밖으로도 이어졌음.
- 1991년에는 농업과 농촌을 돕는 대산농촌재단을 세웠음.
- 한국 문학을 지원하는 대산문화재단과 1997년 교보교육재단도 세웠음.
- 1983년에는 세계보험협회의 세계보험대상을 한국인 처음으로 받았음.
- 1995년 4월 3일에는 회사 이름이 교보생명으로 바뀌었음.
- '교보'는 '교육보험'을 줄인 말임.
- 1996년에는 보험업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세계보험 명예의 전당 월계관상을 받았음.
- 신용호는 2003년 9월 19일 86세로 세상을 떠났음.
- 회사는 그가 살아 있던 2000년 5월부터 아들 신창재가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으로 이끌고 있음.
- 2023년에는 신용호가 한국경영학회의 '대한민국 기업 명예의 전당'에 올랐음.
- 같은 해 신창재도 세계보험협회의 보험 명예의 전당에 올랐음.
- 교보생명은 아버지와 아들이 대를 이어 오른 첫 사례라고 소개함.
- 지금 교보생명의 2대 주주는 지분 20%를 가진 일본 SBI홀딩스임.
- 교보문고는 지금도 교보생명이 지분 100%를 가진 자회사임.
- 감사보고서를 보면 서점은 오랫동안 크게 남기지 못했음.
- 2014~2019년 매출은 5,000억~6,000억 원대였고 영업이익은 40억~80억 원대였음.
- 2022~2024년 3년은 영업손실을 냈음.
- 손실이 가장 컸던 2023년에는 영업손실이 360억 원이었음.
- 그사이 2021년 교보생명은 교보문고의 새 주식을 사 주는 방식으로 1,500억 원을 넣었음.
- 2025년에는 매출 9,835억 원에 영업이익 60억 원으로 다시 흑자가 됐음.
- 교보문고 감사보고서는 지금도 회사의 창립이념을 '독서인구 저변 확대를 통한 국민정신문화 향상'이라고 적고 있음.
- 그럼 신용호 일가의 교보생명 지분 가치를 추산해봄.
- 교보생명은 상장하지 않아 매일 매겨지는 주가가 없음.
- 대신 교보생명은 2026년 4월 22일 공시에서 임원 성과급으로 줄 회사 보유 주식의 값을 주당 39,600원으로 정했음.
- 공시는 이 값이 회사와 특별한 관계가 없는 사람들끼리 가장 최근에 거래한 값이라고 밝힘.
- 2026년 6월 30일 기준 신창재는 34,632,547주(33.79%)를 가진 최대주주임.
- 공시상 최대주주의 혈족인 신영애는 1,199,960주(1.17%)를 가지고 있음.
- 신창재 몫은 34,632,547주 × 39,600원 = 약 1조 3,714억 원임.
- 신영애 몫을 더한 35,832,507주는 약 1조 4,190억 원임.
- 1년 전인 2025년 4월 같은 공시의 값은 주당 46,800원이었음.
- 그 값으로 치면 같은 주식은 약 1조 6,770억 원이었음.
- 이 값은 비상장 주식의 거래 한 건에서 나온 것이라 실제로 팔 수 있는 값과 다를 수 있음.
- 공시에는 최대주주가 제3자의 빚에 대한 담보로 이 회사 주식을 내놓았다는 내용도 있음.
- 세금과 앞으로의 거래는 이 추산에 들어 있지 않음.
교보문고 숫자로 보기 (감사보고서, 억 원)
| 연도 | 매출 | 영업이익 | 순이익 | 비고 |
|---|---|---|---|---|
| 2013 | 5,352 | -56 | 14 | |
| 2014 | 5,245 | 44 | 102 | |
| 2015 | 5,235 | 83 | 125 | |
| 2016 | 5,255 | 81 | 84 | |
| 2017 | 5,450 | 56 | 64 | |
| 2018 | 5,684 | 50 | 59 | |
| 2019 | 6,100 | 56 | 1 | |
| 2020 | 6,942 | 6 | -45 | |
| 2021 | 7,909 | 0.2 | 7 | 교보생명 1,500억 원 유상증자 |
| 2022 | 8,324 | -139 | -97 | |
| 2023 | 9,014 | -360 | -418 | 7월 교보핫트랙스 합병 |
| 2024 | 9,771 | -122 | -161 | |
| 2025 | 9,835 | 60 | 70 | 주주 교보생명 100% |
출처는 교보문고 감사보고서(DART)임.
🍿 여담
- 본문의 진학보험은 짜임새를 알면 더 재밌음.
- 보험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가입금액 100만 원짜리에 들면 아이가 대학에 들어갈 때 16만 7,000원을 받았음.
- 대학에 다니는 동안에는 일곱 번에 걸쳐 11만 9,000원씩 받았음.
- 입학 때 받는 돈과 일곱 번 받는 돈을 더하면 꼭 100만 원이 됨.
- 아이가 휴학하거나 군대에 가면 그동안은 보험료를 내지 않아도 됐음.
- 1960년부터 '교육보험'이라는 이름으로 판 상품은 부모가 세상을 떠나면 사망급여금도 줬다고 보도됨.
- 교보생명 뉴스룸은 대학에 가지 않은 아이에게는 자립할 사업 자금을 줬다고 전함.
- 그래서 '소 팔지 않아도 자녀를 대학에 보낼 수 있다'는 말이 이 보험을 따라다녔다고 보도됨.
- 교보생명은 신용호가 이력서의 최종 학력 칸에 학교 이름 대신 '배우면서 일하고, 일하면서 배운다'고 적었다고 전함.
- 학력(學歷)의 '력'을 지날 력(歷)이 아니라 힘 력(力)으로 읽어 '배움의 힘'이라고 불렀다고 함.
- 2023년 20주기 추모전에는 그가 아껴 읽던 책들이 나왔음.
- 그중에는 『카네기 자서전』과 『부의 복음』이 있었음.
- 교보생명은 이 두 권이 그에게 사업가의 꿈을 심었다고 소개함.
- 본문의 1992년 광화문점 재개장 때 이야기도 하나 있음.
- 그는 매장에 노벨상 수상자들의 초상화를 걸면서 언젠가 나올 한국인 수상자를 위해 한 자리를 비워 두게 했음.
- 그 자리는 32년 뒤인 2024년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으면서 채워졌음.
- 그해 12월 광화문점에 한강 작가의 초상화가 걸렸음.
💰 어떻게 벌었나
교육보험 → 쌓이는 보험료
- 신용호가 판 건 지금 조금씩 돈을 내 두면 아이가 대학에 갈 때 학자금으로 돌려받는 약속이고, 값은 아이를 대학에 보내고 싶은 부모들이 보험료로 냄.
- 보험료는 학자금을 내줄 때까지 회사에 머무는 돈이라 가입자가 늘수록 쌓이는 자산이 되고, 국민이 낸 보험료를 모아 나라 경제에 쓸 돈을 만들겠다는 게 창립이념이었음.
- 가입금액 100만 원짜리 하나면 입학 때 16만 7,000원, 대학 다니며 11만 9,000원씩 일곱 번을 받아 꼭 100만 원이 되고, 1980년대 중반까지 약 300만 명의 학생이 이렇게 학자금을 마련했음.
- 보유계약은 1967년 400억 원을 넘어 창립 9년 만에 업계 1위가 됐고, 1975년 1조 원을 넘어 8년 만에 약 25배가 됐음.
- 보험사는 자기 돈이 아니라 가입자들이 미리 낸 보험료로 덩치를 키우는 레버리지가 있어서, 교보생명은 2025년 말 자회사까지 합친 총자산이 약 148조 원이 됐음.
- 돈을 먼저 받는 장사라, 책을 외상으로 팔았다가 값을 못 받아 팔수록 손해가 났던 그의 첫 출판 사업과는 반대였음.
- 회사는 상장하지 않아 거래 한 건의 값으로 칠 수밖에 없고, 주당 39,600원으로 치면 일가가 가진 지분 34.96%는 약 1조 4,190억 원임.
- 아쉬운 점은 교보문고의 이익임.
- 임대 요청이 줄을 잇던 광화문 사옥 지하 1층을 서점으로 썼는데, 서점은 2014~2019년 영업이익이 40억~80억 원대에 그쳤고 2021년 교보생명이 1,500억 원을 넣은 뒤에도 2022~2024년 영업손실을 냈음.
관련 링크
공시 21건, 교보생명·교보문고 공식 기록 10건, 보험연구원 보고서 1건, 보도 1건을 확인해 정리함. 그중 직접 볼 만한 것만 모음.
- 교보생명: 공식 사이트
- 교보문고: 공식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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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보생명 2026년 반기보고서: 최대주주와 주요 주주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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