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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호, 일곱 번 망하고 미국 마트 도시락 스노우폭스를 팔기까지

객주2026-10-04인물국내매각 0 17
목차 · 5개 칸
  1. 김승호가 2023년 스노우폭스를 팔고 받은 돈은 인수 회사 공시로 계산하면 약 1,070억 원으로 추산됨.
  2. 출발은 맨손이었음.
  3. 그는 미국에서 사업을 일곱 번 망하고 여덟 번째에 겨우 일어섰다고 함.
  4. 회사 공식 사이트 연표에 따르면 그는 1990년 중앙대학교에 다니다가 미국 휴스턴으로 건너갔음.
  5. 본인 말로는 피부색도 다르고 영어도 모자라 처음에는 지금 한국에 와 있는 외국인 노동자와 같은 처지였음.
  6. 첫 가게는 가게값을 나중에 나눠 갚는 조건으로 넘겨받았음.
  7. 주인이 돈을 꿔 준 셈 치고 장사해서 번 돈으로 갚는 방식이고 미국에서는 이를 오너 파이낸싱이라고 부름.
  8. 처음 판 물건은 한국 이불이었음.
  9. 남대문에서 4만 원쯤 하던 이불이 미국에서는 80만 원쯤 했다고 함.
  10. 그래서 보따리 장사처럼 떼다 팔았지만 팔리지 않았음.
  11. 미국 사람들은 이불에 맞춘 베개·덮개·커튼까지 한 벌로 사는데 한국 물건은 이불 하나뿐이었기 때문임.
  12. 다음은 동네 신문이었음.
  13. 여덟 명이 함께 돈을 댔는데 금요일 마감 때마다 여덟 명이 모두 와서 자기 의견을 냈다고 함.
  14. 그는 여기서 동업의 규칙을 모르는 동업은 망한다는 걸 배웠다고 함.
  15. 그 뒤로도 컴퓨터 조립 회사와 금융 거래 회사와 유기농 식품점을 했고 모두 접었음.
  16. 공통점은 잘 모르는 일을 시작했다는 것이었다고 돌아봄.
  17. 본인 말로는 망한 회사를 거의 공짜로 넘겨받아 다시 세우는 방식으로 돈 없이 다음 사업을 이어 갔음.
  18. 마지막으로 망한 날 저녁 그는 아내 무릎에 엎드려 울었다고 함.
  19. 아내는 등을 두드리며 괜찮으니 또 해 보라고 했음.
  20. 빚까지 진 상태였다고 함.
  21. 그 뒤에 시작한 게 미국 슈퍼마켓 안의 김밥·초밥 매대였음.
  22. 스노우폭스의 미국 회사 JFE 프랜차이징은 2005년 휴스턴에서 시작했음.
  23. 그는 앞서 이 사업을 하던 중국계 사장에게 사업을 넘겨받았다고 함.
  24. 전 사장은 전화는 사장이 아니라 부사장인 척 받으라는 것까지 세세하게 가르쳐 줬음.
  25. 그는 그 메모를 다 적어 두고 거꾸로 했다고 함.
  26. 몇백 개 몇천 개 매장을 할 사람이 그 방식대로 하면 하루 몇천 통 전화에 파묻힌다는 계산이었음.
  27. 매장이 하나뿐이던 때 그는 이메일 비밀번호 세 개를 모두 '매장 300개'로 바꿨다고 함.
  28. 3~5년 뒤 매장은 실제로 300개가 됐다고 함.
  29. 스무 살 때부터 목표를 종이에 적어 들고 다녔다는 게 본인 설명임.
  30. 정말 이루고 싶은 건 하루 100번씩 100일 동안 쓴다고 함.
  31. 그렇게 써 본 게 아내와 결혼할 때와 미국에 갈 때를 비롯해 여덟 번이었음.
  32. 망한 사업체를 넘겨받고 싶을 때도 그렇게 썼는데 넘겨받은 회사가 또 망한 적도 있다고 털어놓음.
  33. 그래서 이루는 것과 행복한 것은 다르다고 덧붙임.
  34. 매대가 팔린 까닭은 의외의 데 있었음.
  35. 한국 사람에게 김밥 마는 건 흔한 일이지만 미국 손님들은 김밥 안에 김이 어떻게 들어가는지 신기해하며 구경했음.
  36. 그는 이를 쇼 비즈니스로 봤고 그래서 매대가 늘 마트 앞쪽에 놓이게 됐음.
  37. 손님 앞에서 만드는 모습이 볼거리가 되면서 매출이 커졌다고 함.
  38. 경쟁사를 막지도 않았음.
  39. 매장에는 사진을 마음대로 찍어도 된다는 안내 아래에 경쟁자 여러분도 마음대로 찍어도 된다고 적어 둠.
  40. 경쟁자가 아무도 없는 애리조나·네바다보다 경쟁자가 많은 지역에서 아이디어가 더 나오고 매출도 더 늘었다는 게 그의 말임.
  41. 2019년 7월 그는 영국 회전초밥 체인 YO!와 회사를 합쳤음.
  42. YO!는 영국 사모펀드 메이페어에쿼티파트너스가 2015년 사들인 회사였음.
  43. 합병 보도자료에 따르면 당시 스노우폭스는 미국 25개 주에서 초밥 매대 700여 개를 운영하는 미국 3위 업체였음.
  44. 합친 그룹은 YO!·캐나다 벤토스시·영국 타이코푸즈까지 네 회사였고 가맹점 매출을 포함한 매출이 4억 2,500만 달러였음.
  45. 그는 그룹 이사회에 들어가며 주요 주주로 남았음.
  46. 이때 현금을 얼마 받았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음.
  47. 본인 말로는 회사들의 세금·이자·감가상각 전 이익을 같은 기준으로 매겨 비슷한 비율로 합쳤음.
  48. 그런데 이듬해 코로나가 터지자 두 나라가 정반대로 움직였음.
  49. 직원 3,000명인 영국 식당들은 몇 달 동안 문을 열지 못했음.
  50. 미국에서는 식당이 닫혀도 슈퍼마켓은 열려 있어 마트 안 매대가 오히려 잘됐음.
  51. 그래서 미국에서 번 돈으로 영국의 손실을 메우는 일까지 생겼다고 함.
  52. 2021년 네 회사는 스노우폭스 그룹으로 묶였음.
  53. 그리고 2023년 6월 13일 일본 최대 외식기업 젠쇼홀딩스가 그룹 지분 전부를 사는 계약을 맺었음.
  54. 젠쇼는 규동 체인 스키야와 하마스시를 거느린 회사임.
  55. 그룹 쪽 보도자료는 거래 가치를 6억 2,100만 달러로 밝혔음.
  56. 김승호 자신도 SNS에 8,000억 원에 팔기로 했다고 썼고 언론도 그렇게 보도했음.
  57. 당시 그룹은 북미와 영국에서 초밥 매대와 식당 약 3,000곳을 운영했음.
  58. 젠쇼 공시에 따르면 계약 직전 지분은 메이페어가 53.9%였고 김승호의 개인 회사 짐킴홀딩스가 24.8%였음.
  59. 나머지는 캐나다 회사 두 곳과 개인 23명이 나눠 가졌음.
  60. 김승호는 다음 날 SNS에 2005년 휴스턴에서 시작한 스노우폭스에서 18년 만에 물러난다고 썼음.
  61. 미국 나스닥 상장을 준비하던 중이었지만 앞서 경쟁사 AFC를 사들인 적 있는 젠쇼에 자리를 넘긴다는 설명이었음.
  62. 한국 사업은 이 매각에서 빠졌음.
  63. 거래는 그해 9월 15일 끝났음.
  64. 본인 기억으로는 상장했을 때 값과 매각 값이 1,000억~1,500억 원쯤 차이 났던 것 같다고 함.
  65. 그는 2년 뒤에 그만큼을 더 버는 것과 지금 그만두는 것이 큰 차이가 없다고 봤다고 함.
  66. 상장하면 미국 마트에 일식 도시락 말고 한국 치킨 같은 아시아 음식을 하나씩 더 넣을 생각이었다고 함.
  67. 마트를 설득하는 능력이 이미 있어 새 메뉴 하나를 300~500곳에 금방 열 수 있었다는 것임.
  68. 그러면 아시아 음식을 서양에 공급하는 훨씬 큰 회사가 된다는 계산이었음.
  69. 그런데 그러려면 인생에서 10년이 없어져야 했음.
  70. 10년을 쓰는 것과 돈을 열 배 버는 것 가운데 그는 10년을 사는 쪽을 골랐다고 함.
  71. 그가 사업을 한 이유는 단순했다고 함.
  72. 집안에 부자가 된 사람이 없었으니 자기 대에서 가난의 고리를 끊는 것이었음.
  73. 그 숙제를 푼 순간부터는 그만둬도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함.
  74. 지금은 회사를 팔고 받은 돈을 굴리는 투자자로 지냄.
  75. 본인 말로는 몇 년 투자해서 번 돈이 매각 때 받은 돈보다 이미 많음.
  76. 한국에는 매각에서 빠진 스노우폭스 도시락 매장과 꽃집 스노우폭스플라워와 출판사 스노우폭스북스가 남아 있음.
  77. 스노우폭스북스가 2020년 6월 낸 『돈의 속성』은 400쇄를 넘겼음.
  78. 사장들을 가르치는 한국사장학교에서는 10년 가까이 3,000명 넘게 가르쳤다고 함.
  79. 미국 텍사스에서는 농장을 가꿈.
  80. 농장을 사자마자 미국에는 좋은 품종이 없다며 배·귤 같은 과일나무부터 심었다고 함.
  81. 그럼 김승호가 받은 매각 대금을 추산해봄.
  82. 젠쇼의 2024년 3월 결산 유가증권보고서에 따르면 젠쇼가 스노우폭스 그룹 주식값으로 낸 현금은 481억 800만 엔이었음.
  83. 이는 처음 공시한 874억 5,000만 엔보다 적음.
  84. 874억 5,000만 엔은 6억 2,100만 달러를 2023년 5월 말 환율로 바꾼 것과 거의 같은 값임.
  85. 첫 공시는 값이 계약의 가격 조정을 거쳐 정해진다고 적었음.
  86. 인수와 함께 그룹의 기존 빚을 갚을 예정이라고도 적었음.
  87. 두 숫자의 차이가 무엇인지는 공시에 나오지 않음.
  88. 그래서 8,000억 원에 24.8%를 곱한 약 1,980억 원은 김승호의 몫으로 볼 수 없음.
  89. 주주들이 실제로 나눠 받은 주식값은 481억 800만 엔이었기 때문임.
  90. 이를 짐킴홀딩스 지분 24.8%대로 나누면 약 119억 엔임.
  91. 거래가 끝난 2023년 9월 15일 유럽중앙은행 기준 환율(100엔=899원)로 바꾸면 약 1,070억 원임.
  92. 지분율은 보통 주식 수 기준이라 주식 종류에 따라 실제로 받은 몫은 이보다 많거나 적을 수 있음.
  93. 2019년 합병 때 현금으로 받은 돈이 있었다면 그건 이 추산에 들어 있지 않음.
  94. 매각 대금에 붙는 세금도 이 추산에 들어 있지 않음.

스노우폭스 그룹 숫자로 보기 (젠쇼 공시, 억 엔)

결산(11월) 매출 영업이익 세전 손익 순자산
2020 233 -25 -77 -241
2021 343 -11 -58 -289
2022 522 -0.3 -55 -349

출처는 젠쇼홀딩스 2023년 6월 13일 공시임. YO!·벤토·타이코까지 합친 그룹 전체 숫자이고 감사받지 않은 영국 회계 기준 값을 젠쇼가 2023년 5월 말 환율로 엔화로 바꾼 것임.


🍿 여담

  1. 본문의 '목표를 종이에 적는 버릇'에는 소품이 하나 있음.
  2. 2017년 SBS 스페셜에서 그는 사업에 여러 번 실패한 사업가 성신제를 만났음.
  3. 그 자리에서 100만 달러짜리 가짜 지폐를 꺼내 보였음.
  4. 이 돈을 벌어 진짜로 바꾸겠다고 생각하며 지갑에 넣고 다니면 훨씬 빨리 성공할 거라고 권했음.

💰 어떻게 벌었나

마트 안 매대 × 매장 수

  1. 스노우폭스가 파는 건 미국 슈퍼마켓 안 매대에서 손님 앞에서 말아 주는 김밥·초밥이고, 값은 장 보러 온 손님이 냄.
  2. 김밥 마는 모습이 볼거리가 되면서 매대가 늘 마트 앞쪽에 놓였고, 마트를 설득하는 능력이 쌓여 새 메뉴 하나도 300~500곳에 금방 열 수 있는 자산이 됨.
  3. 2023년 그룹 값으로 그가 말한 8,000억 원을 매대와 식당 약 3,000곳으로 나눠 보면 한 곳에 약 2억 7,000만 원꼴임.
  4. 매대는 남의 마트 안에서 장 보러 온 손님을 그대로 받고, 전화는 사장이 받으라던 전 사장의 방식을 거꾸로 해 매장이 몇백 개가 돼도 사장이 묶이지 않게 한 게 이 사업의 레버리지임.
  5. 그래서 매장은 하나에서 3~5년 뒤 300개가 됐고, 2019년에는 미국 25개 주 700여 개 매대로 미국 3위 업체가 됐음.
  6. 영국 식당까지 합친 그룹 숫자는 2020~2022년 영업손실이었는데, 코로나로 직원 3,000명인 영국 식당들이 몇 달 문을 못 여는 동안 미국 마트 안 매대는 오히려 잘돼 영국의 손실을 메웠음.
  7. 2023년 젠쇼가 그룹 전체를 6억 2,100만 달러, 그의 말로 8,000억 원에 사기로 했지만 주주들이 실제로 나눠 받은 주식값은 481억 800만 엔이었음.
  8. 아쉬운 점은 합병으로 나뉜 지분임.
  9. 2019년 영국 YO!와 합친 뒤 그의 회사 몫은 24.8%였고, 481억 800만 엔을 그 비율대로 나누면 약 119억 엔, 약 1,070억 원이었음.

관련 링크

젠쇼홀딩스 공시 3건, 인수·합병 측 보도자료 3건, 회사 공식 사이트 1건, 본인 출연 영상 9건, 보도 1건을 확인해 정리함. 그중 직접 볼 만한 것만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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