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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호, 열 번 넘게 망한 뒤 5,000원 재능 장터를 크몽으로 키우기까지
목차 · 5개 칸
- 박현호가 세운 크몽에서 그가 가진 주식은 254만 7,168주(약 26%)이고, 회사가 마지막으로 투자받은 2021년 단가로 치면 약 463억 원으로 추산됨.
- 출발은 빈손보다 못했음.
- 2024년 8월 지디넷코리아 인터뷰에 따르면 그는 여러 차례 사업에 실패한 뒤 수억 원대 빚만 안고 지리산 자락의 경남 산청 집으로 내려갔고, 크몽은 거기서 생계를 꾸리며 혼자 시험 삼아 해 본 프로젝트였음.
- 망한 횟수는 열 번이 넘음.
- 같은 인터뷰에서 그는 대학생이던 1998년 처음 창업했고, 2010년까지 13년 동안 창업과 실패를 되풀이했다고 말했음.
- 그는 젊을 때는 솔직히 '대박'을 노리고 시작했지만, 크몽 때는 '이게 과연 될까' 하는 마음이 더 컸다고 했음.
- 크몽이 본뜬 건 5달러 장터였음.
- 2017년 12월 한경비즈니스 인터뷰 기사는 그가 2010년 이스라엘에서 생긴 피버(Fiverr)가 심부름, 디자인, 번역 같은 재능을 5달러에 사고파는 걸 보고 한국에도 비슷한 걸 만들어 보자고 생각했다고 적었음.
- 그래서 크몽에서는 모든 재능이 5,000원이었음.
- 팔린 건 '모닝콜 해 주기', '상사 대신 욕 들어 주기' 같은 심부름이나 장난에 가까운 것이었고, 캐리커처 그리기도 조금씩 팔렸다고 함.
- 판을 바꾼 건 판매자들이었음.
- 자기 전문성을 팔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들며 5,000원 제한을 풀어 달라는 요구가 커졌고, 2012년 제한을 없애자 전문가들이 크게 늘었다고 함.
- 그는 장터를 꾸리면서 얼마나 많은 전문가와 프리랜서가 이런 곳을 필요로 하는지 확신이 생겼다고 말했음.
- 법인은 그해 세웠음.
-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주식회사 크몽은 2012년 6월 자본금 5,000만 원으로 세워졌음.
- 5년 뒤 크몽은 회사 일을 맡기는 장터가 됐음.
- 2017년 한경비즈니스 인터뷰 기준으로 평균 거래 값은 약 9만 5,000원, 등록된 전문가는 8만 8,882명이었고, 거래의 90% 가까이가 소상공인과 스타트업 같은 회사 쪽 주문이었음.
- 그해 11월 27일에는 하루 거래액이 처음 1억 원을 넘었음.
- 그때 내건 목표는 '2021년까지 연간 거래액 1조 원'이었는데, 이 글을 쓰며 찾아본 공시와 보도에는 연간 거래액이 나오지 않아 이뤘는지는 알 수 없음.
- 그사이 바깥 돈이 들어왔음.
- 감사보고서에 적힌 우선주 발행일로 보면 첫 투자는 2014년 2월이었음.
- 보도에 따르면 2015년 동문파트너즈가 7억 원, 2017년 알토스벤처스가 30억 원을 넣었고, 2018년에는 IMM인베스트먼트, 알토스벤처스, 인터베스트, 미래에셋벤처투자가 110억 원을 넣었음.
- 그래도 적자는 이어졌음.
- 감사보고서를 보면 2018년 매출 56억 원에 영업손실 35억 원, 2019년 매출 75억 원에 영업손실 49억 원이었음.
- 2019년 말 자본총계(회사가 가진 것에서 빚을 뺀 값)는 41억 원으로, 1년 사이 절반 넘게 줄었음.
- 그러다 코로나19가 왔음.
- 2021년 3월 지디넷코리아 인터뷰에서 그는 코로나19로 원격으로 일하는 데 대한 부담이 많이 없어졌다며, 올해 프리랜서 시장의 게임이 다 바뀔 거라고 말했음.
- 같은 인터뷰에서 그는 2년 전까지 자신도 크몽에서 창업 상담 같은 비즈니스 컨설팅을 팔았고, 직원의 절반쯤도 근무시간 밖에 크몽에서 재능을 판다고 했음.
- 매출은 2020년 114억 원, 2021년 177억 원으로 늘었음.
- 그리고 2021년 4월, 가장 큰 돈이 들어왔음.
-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상환전환우선주 21만 4,238주를 찍어 311억 7,000만 원을 받았고, 이 투자는 시리즈C로 보도됐음.
- 상환전환우선주는 나중에 보통주로 바꿀 수 있고, 정해진 때가 지나면 투자자가 원금에 이자를 붙여 돌려 달라고 할 수도 있는 주식임.
- 이 주식의 상환 이자율은 연 8% 복리였음.
- 보도된 누적 투자금은 이때 480억 원이 됐음.
- 돈이 들어오자 적자도 커졌음.
- 영업손실은 2021년 51억 원, 2022년 72억 원으로 늘었음.
- 2022년에는 개발·디자인 회사 똑똑한개발자와 마케팅 플랫폼 회사 마담을 사들여 자회사로 뒀음.
- 마담에는 45억 원을 썼는데, 2024년과 2025년에 그 값을 모두 24억 원 깎아 장부에 적었음.
- 장부 값을 깎았다는 건 회사 스스로 그만큼 벌어 오지 못할 거라고 봤다는 뜻임.
- 방향을 바꾼 건 기업 고객이었음.
- 크몽은 회사에 전문가를 연결해 주는 크몽 엔터프라이즈를 키웠고, 감사보고서에서 거래 수수료와 따로 잡히는 용역 매출은 2024년 78억 원에서 2025년 126억 원으로 늘어 전체 매출의 약 26%가 됐음.
- 김태헌은 2018년 크몽에 들어왔고 2023년 7월 각자대표가 됐는데, 그 뒤로 박현호는 대외 업무와 이사회를, 김태헌은 사업 전반을 맡는다고 보도됐음.
- 크몽 공지에 따르면 2023년 4월부터는 사는 사람에게도 주문 금액의 3.5%를 수수료로 받기 시작했음(이 요율은 그 뒤 바뀌었을 수 있음).
- 2024년에는 단기 아르바이트 연결 서비스 '쑨'을 접었음.
- 그리고 처음으로 남겼음.
- 2024년 크몽 본사의 영업이익(본업에서 남긴 돈)은 6억 원으로, 감사보고서에 숫자가 나오는 2018년 이후 처음 흑자였음.
- 2024년 8월 인터뷰에서 박현호는 올해 들어 처음으로 손익분기점을 넘겼다고 말했음.
- 2025년에는 본사 기준 매출 486억 원, 영업이익 45억 원, 순이익 40억 원을 냈음.
- 자회사까지 합친 연결 기준으로는 매출 541억 원, 영업이익 40억 원이었음.
- 늘어난 매출은 대부분 기업 쪽에서 왔음.
- 2025년 본사 매출 가운데 거래 수수료는 265억 원으로 1년 전과 거의 같았고, 기업에 사람을 붙여 주는 용역 매출이 78억 원에서 126억 원으로 늘었음.
- 나머지는 광고 63억 원, 전자책과 강의 같은 콘텐츠 32억 원이었음.
- 그런데 숫자 하나가 이상해 보일 수 있음.
- 2024년 말 감사보고서의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745억 원으로, 회사가 가진 것보다 갚아야 할 것이 745억 원 더 많은 것처럼 적혀 있음.
- 2023년 숫자도 다시 적히면서 순손실이 7억 원에서 213억 원으로 바뀌었음.
- 실제로 돈이 그만큼 나간 건 아님.
- 2024년치 감사보고서부터 회계기준이 국제회계기준(K-IFRS)으로 바뀌었는데, 이 기준에서는 투자자가 돈을 돌려 달라고 할 수 있는 상환전환우선주를 자본이 아니라 빚으로 적음.
- 그래서 2024년 말 이 우선주 1,049억 원어치가 부채에 올라갔음.
- 게다가 이 우선주를 보통주로 바꿀 권리도 해마다 값을 다시 매겨 적는데, 회사 가치가 오를수록 그 권리 값이 올라 오른 만큼이 손실로 잡힘.
- 2023년 금융비용 205억 원 가운데 153억 원이 이 평가 손실이었고, 나머지 52억 원은 이자비용이었는데 우선주를 빚으로 적으면 그 상환 이자도 해마다 이자비용으로 적힘.
- 2025년 투자자들이 우선주를 모두 보통주로 바꾸자 이 빚이 사라졌음.
- 그해 말 부채는 1,258억 원에서 199억 원으로 줄었고, 자본총계는 플러스 361억 원이 됐음.
- 상장은 미뤘음.
- 보도에 따르면 크몽은 삼성증권을 상장 주관사(상장 실무를 맡는 증권사)로 두고, 2025년 8월부터 이익을 내지 못한 회사도 성장성으로 상장할 수 있는 특례(테슬라 트랙)로 코스닥에 들어가려 했음.
- 그런데 2026년 1월 28일 상장 예비심사 신청을 스스로 거둬들였음.
- 크몽은 실적이 좋아지면서 오히려 그 특례의 일부 요건과 맞지 않게 됐다고 설명했고, 지금은 구체적인 일정을 논의하지 않는다고 밝혔음.
- 주인의 몫도 줄었음.
- 감사보고서의 주주 현황에서 우선주까지 넣어 세면 박현호의 지분은 2019년 약 40%, 2020년 36%, 2021년 27%, 2024년과 2025년 26%였음.
- 투자를 받을수록 지분이 묽어지는 건 흔한 일인데, 그의 주식 수 자체도 줄었음.
- 2019년 말 9,180주는 2020년 무상증자와 주식 쪼개기를 거치면 36만 7,200주가 돼야 하지만, 2020년 말 34만 9,920주, 2021년 말 32만 3,846주였음.
- 2024년 12월 무상증자 직전 기준으로는 31만 8,396주이니, 36만 7,200주보다 약 13% 적음.
- 박현호의 주식이 왜 줄었는지는 감사보고서에 나오지 않음.
- 숫자가 어긋나는 곳도 하나 있음.
- 2024년 8월 인터뷰에서 박현호는 2023년 매출이 1년 전보다 44% 늘어 411억 원이었다고 말했음.
- 감사보고서의 2023년 매출은 본사 334억 원(새 기준으로 고친 값 319억 원), 연결 397억 원이라 어느 쪽과도 맞지 않고, 무엇을 센 숫자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음.
- 그럼 박현호의 보유 지분 가치를 추산해봄.
- 크몽은 상장하지 않아 주가가 없으니, 회사가 마지막으로 투자받은 2021년 4월 시리즈C 단가를 씀.
- 311억 7,000만 원을 21만 4,238주로 나누면 한 주에 약 14만 5,500원임.
- 2024년 12월 무상증자 뒤 투자사들의 주식 수가 정확히 8배가 됐으니, 지금 주식 수로 치면 한 주에 1만 8,186원임.
- 2025년 말 감사보고서에 박현호의 주식은 254만 7,168주이고, 여기에 1만 8,186원을 곱하면 약 463억 원임.
- 같은 값으로 회사 전체 985만 9,872주는 약 1,793억 원임.
- 이 값은 달라질 수 있음.
- 5년 전 단가이고, 그사이 회사는 적자에서 흑자로 바뀌었지만 상장을 거둬들여 새로 매겨진 값이 없음.
- 투자 단가는 먼저 돌려받는 권리가 붙은 우선주 값이라 그런 권리가 없는 보통주는 더 낮게 매겨질 수 있고, 비상장 주식이라 팔려면 살 사람을 찾아야 함.
- 임직원에게 준 주식매수선택권 57만 392주가 남아 있어, 이것이 주식이 되면 그의 지분은 더 묽어짐.
크몽 숫자로 보기 (감사보고서, 억 원)
| 연도 | 영업수익(매출) | 영업이익 | 순이익 | 자본총계 | 박현호 지분 |
|---|---|---|---|---|---|
| 2018 | 55.8 | -34.9 | -39.9 | 88.5 | - |
| 2019 | 75.2 | -49.0 | -47.8 | 40.7 | 약 40% |
| 2020 | 114.3 | -22.5 | -21.2 | 40.0 | 36.40% |
| 2021 | 176.6 | -50.8 | -47.8 | 305.7 | 26.84% |
| 2022 | 245.1 | -71.9 | -72.7 | 233.7 | - |
| 2023 | 334.4 | -13.9 | -7.2 | 226.6 | - |
| 2023(새 기준) | 319.4 | -25.8 | -212.8 | -701.9 | - |
| 2024 | 429.5 | 6.0 | -61.0 | -744.9 | 26% |
| 2025 | 485.7 | 44.6 | 39.9 | 360.7 | 26% |
출처는 크몽 감사보고서(DART)임. 모두 자회사를 뺀 본사(별도) 숫자이고, 2023년까지는 일반기업회계기준, 2024년부터는 국제회계기준이라 2023년을 두 줄로 적었음. 2018년과 2020년은 다음 해 보고서의 전년 숫자이고, 지분은 우선주까지 넣은 값(2019년은 주주 현황의 주식 수로 나눠 본 값)이며 2022·2023년 보고서에는 지분율이 실리지 않았음. 연결 매출은 2023년 396.6억, 2024년 496.6억, 2025년 540.8억 원임.
🍿 여담
- 본문의 2017년 인터뷰에는 이런 이야기도 있음.
- 크몽의 첫 로고는 크몽에 등록된 전문가에게 맡겨 만들었다고 함.
- 2024년 8월 인터뷰에서 그는 크몽을 하면서 비즈니스 철학이 바뀌었다며, 한 방에 대박을 찾던 데서 10년, 20년 꾸준히 크는 쪽으로 돌아섰다고 말했음.
- 그 생각에는 워런 버핏의 복리 관점이 크게 영향을 줬다고 함. 비슷한 글 워런 버핏(Warren Buffett), 114달러로 산 주식 세 주에서 버크셔를 넘겨주기까지
- 짐 콜린스의 책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가 강조하는 '단순하게, 꾸준하게, 묵묵히'라는 말을 좋아한다고 했음.
- 같은 인터뷰에서 그는 비슷한 서비스를 하던 경쟁 업체 수십 개가 대부분 사라졌다고 말했고, 2021년 인터뷰에서는 예전에 60개쯤 있었다고 했음.
- 그가 꼽은 크몽의 일은 '재능을 잘 정의하는 것'임.
- 형태가 없는 재능을 상품처럼 적어 둬야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이 덜 다투기 때문에, 700개가 넘는 분야를 한꺼번에 늘리지 않고 하나씩 붙여 왔다고 함.
- 열 번 넘게 망하고 다시 선 사업가는 그만이 아님. 비슷한 글 김승호, 일곱 번 망하고 미국 마트 도시락 스노우폭스를 팔기까지
💰 어떻게 벌었나
남의 재능 × 거래 수수료 → 기업 연결
- 크몽이 파는 건 재능을 사고팔 수 있는 장터이고, 값은 거래가 생길 때마다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이 수수료로 냄.
- 장터에 쌓인 전문가와 후기가 다시 손님을 부르는 자산이 되고, 2024년 인터뷰 기준으로 등록한 프리랜서는 약 50만 명, 적극 활동하는 사람은 10만 명이 조금 안 됨.
- 크몽 공지(2024년 5월 24일)에 따르면 수수료는 판매 금액 70만 원까지 16.4%, 200만 원까지 9.4%, 그 위로 4.4%를 떼고, 여기에 결제망 이용료 3.3%와 부가세가 붙음.
- 그래서 350만 원어치를 팔면 303만 9,650원을 받아 약 13%가 수수료이고, 10만 원짜리 일은 약 22%가 수수료라 작은 거래일수록 떼는 비율이 큼.
- 회사 발표로는 크몽에서 돈을 많이 버는 판매자도 적지 않음.
- 2023년 11월 회사가 밝힌 바로는 연간 수익 상위 1,000명이 한 해 2억 원, 상위 500명이 3억 원, 상위 100명이 8억 원을 벌고 있고, 2020년 분야별 상위 10%의 한 해 평균 수익은 IT·프로그래밍 3억 4,400만 원, 디자인 1억 6,700만 원, 영상·사진·음악 8,500만 원이었음.
- 일하는 건 전문가들이라 거래가 늘어도 크몽 직원이 그만큼 늘지 않는 레버리지가 있음.
- 다만 오랫동안 레버리지가 이익이 되지 못했고, 처음 순이익을 낸 2025년에도 거래 수수료는 거의 그대로였으며 늘어난 매출은 대부분 회사가 직접 사람을 붙여 주는 기업용 용역 매출이었음.
- 아쉬운 점은 시간과 지분임.
- 첫 흑자까지 법인을 세우고 12년이 걸렸고, 그사이 투자를 받으며 박현호의 몫은 26%로 줄었음.
관련 링크
크몽 감사보고서 8건(연결 2건 포함), 본인 인터뷰 3건, 김태헌 대표 인터뷰 1건, 회사 공지·발표 3건, 보도 8건을 확인해 정리함. 그중 직접 볼 만한 것만 모음.
- 크몽: 회사 공식 사이트
- 박현호 인터뷰 (지디넷코리아, 2024): 열 번 넘는 실패, 산청 집, 5,000원 장터, 첫 손익분기점
- 박현호 인터뷰 (한경비즈니스, 2017): 피버를 본뜬 시작, 2012년 가격 제한을 푼 일, 하루 거래액 1억 원
- 박현호 인터뷰 (지디넷코리아, 2021): 코로나19 뒤 프리랜서 시장, 크몽에서 재능을 파는 직원들
- 크몽 2025년 감사보고서: 첫 순이익, 우선주 전부 보통주 전환, 주주 현황
- 크몽 2024년 감사보고서: 국제회계기준 전환, 우선주 부채 1,049억 원, 무상증자
- 크몽 2021년 감사보고서: 시리즈C 우선주 발행과 우선주별 조건
- 크몽 2019년 감사보고서: 박현호 보통주 86.6%, 초기 투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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