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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호, 열 번 넘게 망한 뒤 5,000원 재능 장터를 크몽으로 키우기까지

객주14일 전인물재기국내 0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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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박현호가 세운 크몽에서 그가 가진 주식은 254만 7,168주(약 26%)이고, 회사가 마지막으로 투자받은 2021년 단가로 치면 약 463억 원으로 추산됨.
  2. 출발은 빈손보다 못했음.
  3. 2024년 8월 지디넷코리아 인터뷰에 따르면 그는 여러 차례 사업에 실패한 뒤 수억 원대 빚만 안고 지리산 자락의 경남 산청 집으로 내려갔고, 크몽은 거기서 생계를 꾸리며 혼자 시험 삼아 해 본 프로젝트였음.
  4. 망한 횟수는 열 번이 넘음.
  5. 같은 인터뷰에서 그는 대학생이던 1998년 처음 창업했고, 2010년까지 13년 동안 창업과 실패를 되풀이했다고 말했음.
  6. 그는 젊을 때는 솔직히 '대박'을 노리고 시작했지만, 크몽 때는 '이게 과연 될까' 하는 마음이 더 컸다고 했음.
  7. 크몽이 본뜬 건 5달러 장터였음.
  8. 2017년 12월 한경비즈니스 인터뷰 기사는 그가 2010년 이스라엘에서 생긴 피버(Fiverr)가 심부름, 디자인, 번역 같은 재능을 5달러에 사고파는 걸 보고 한국에도 비슷한 걸 만들어 보자고 생각했다고 적었음.
  9. 그래서 크몽에서는 모든 재능이 5,000원이었음.
  10. 팔린 건 '모닝콜 해 주기', '상사 대신 욕 들어 주기' 같은 심부름이나 장난에 가까운 것이었고, 캐리커처 그리기도 조금씩 팔렸다고 함.
  11. 판을 바꾼 건 판매자들이었음.
  12. 자기 전문성을 팔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들며 5,000원 제한을 풀어 달라는 요구가 커졌고, 2012년 제한을 없애자 전문가들이 크게 늘었다고 함.
  13. 그는 장터를 꾸리면서 얼마나 많은 전문가와 프리랜서가 이런 곳을 필요로 하는지 확신이 생겼다고 말했음.
  14. 법인은 그해 세웠음.
  15.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주식회사 크몽은 2012년 6월 자본금 5,000만 원으로 세워졌음.
  16. 5년 뒤 크몽은 회사 일을 맡기는 장터가 됐음.
  17. 2017년 한경비즈니스 인터뷰 기준으로 평균 거래 값은 약 9만 5,000원, 등록된 전문가는 8만 8,882명이었고, 거래의 90% 가까이가 소상공인과 스타트업 같은 회사 쪽 주문이었음.
  18. 그해 11월 27일에는 하루 거래액이 처음 1억 원을 넘었음.
  19. 그때 내건 목표는 '2021년까지 연간 거래액 1조 원'이었는데, 이 글을 쓰며 찾아본 공시와 보도에는 연간 거래액이 나오지 않아 이뤘는지는 알 수 없음.
  20. 그사이 바깥 돈이 들어왔음.
  21. 감사보고서에 적힌 우선주 발행일로 보면 첫 투자는 2014년 2월이었음.
  22. 보도에 따르면 2015년 동문파트너즈가 7억 원, 2017년 알토스벤처스가 30억 원을 넣었고, 2018년에는 IMM인베스트먼트, 알토스벤처스, 인터베스트, 미래에셋벤처투자가 110억 원을 넣었음.
  23. 그래도 적자는 이어졌음.
  24. 감사보고서를 보면 2018년 매출 56억 원에 영업손실 35억 원, 2019년 매출 75억 원에 영업손실 49억 원이었음.
  25. 2019년 말 자본총계(회사가 가진 것에서 빚을 뺀 값)는 41억 원으로, 1년 사이 절반 넘게 줄었음.
  26. 그러다 코로나19가 왔음.
  27. 2021년 3월 지디넷코리아 인터뷰에서 그는 코로나19로 원격으로 일하는 데 대한 부담이 많이 없어졌다며, 올해 프리랜서 시장의 게임이 다 바뀔 거라고 말했음.
  28. 같은 인터뷰에서 그는 2년 전까지 자신도 크몽에서 창업 상담 같은 비즈니스 컨설팅을 팔았고, 직원의 절반쯤도 근무시간 밖에 크몽에서 재능을 판다고 했음.
  29. 매출은 2020년 114억 원, 2021년 177억 원으로 늘었음.
  30. 그리고 2021년 4월, 가장 큰 돈이 들어왔음.
  31.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상환전환우선주 21만 4,238주를 찍어 311억 7,000만 원을 받았고, 이 투자는 시리즈C로 보도됐음.
  32. 상환전환우선주는 나중에 보통주로 바꿀 수 있고, 정해진 때가 지나면 투자자가 원금에 이자를 붙여 돌려 달라고 할 수도 있는 주식임.
  33. 이 주식의 상환 이자율은 연 8% 복리였음.
  34. 보도된 누적 투자금은 이때 480억 원이 됐음.
  35. 돈이 들어오자 적자도 커졌음.
  36. 영업손실은 2021년 51억 원, 2022년 72억 원으로 늘었음.
  37. 2022년에는 개발·디자인 회사 똑똑한개발자와 마케팅 플랫폼 회사 마담을 사들여 자회사로 뒀음.
  38. 마담에는 45억 원을 썼는데, 2024년과 2025년에 그 값을 모두 24억 원 깎아 장부에 적었음.
  39. 장부 값을 깎았다는 건 회사 스스로 그만큼 벌어 오지 못할 거라고 봤다는 뜻임.
  40. 방향을 바꾼 건 기업 고객이었음.
  41. 크몽은 회사에 전문가를 연결해 주는 크몽 엔터프라이즈를 키웠고, 감사보고서에서 거래 수수료와 따로 잡히는 용역 매출은 2024년 78억 원에서 2025년 126억 원으로 늘어 전체 매출의 약 26%가 됐음.
  42. 김태헌은 2018년 크몽에 들어왔고 2023년 7월 각자대표가 됐는데, 그 뒤로 박현호는 대외 업무와 이사회를, 김태헌은 사업 전반을 맡는다고 보도됐음.
  43. 크몽 공지에 따르면 2023년 4월부터는 사는 사람에게도 주문 금액의 3.5%를 수수료로 받기 시작했음(이 요율은 그 뒤 바뀌었을 수 있음).
  44. 2024년에는 단기 아르바이트 연결 서비스 '쑨'을 접었음.
  45. 그리고 처음으로 남겼음.
  46. 2024년 크몽 본사의 영업이익(본업에서 남긴 돈)은 6억 원으로, 감사보고서에 숫자가 나오는 2018년 이후 처음 흑자였음.
  47. 2024년 8월 인터뷰에서 박현호는 올해 들어 처음으로 손익분기점을 넘겼다고 말했음.
  48. 2025년에는 본사 기준 매출 486억 원, 영업이익 45억 원, 순이익 40억 원을 냈음.
  49. 자회사까지 합친 연결 기준으로는 매출 541억 원, 영업이익 40억 원이었음.
  50. 늘어난 매출은 대부분 기업 쪽에서 왔음.
  51. 2025년 본사 매출 가운데 거래 수수료는 265억 원으로 1년 전과 거의 같았고, 기업에 사람을 붙여 주는 용역 매출이 78억 원에서 126억 원으로 늘었음.
  52. 나머지는 광고 63억 원, 전자책과 강의 같은 콘텐츠 32억 원이었음.
  53. 그런데 숫자 하나가 이상해 보일 수 있음.
  54. 2024년 말 감사보고서의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745억 원으로, 회사가 가진 것보다 갚아야 할 것이 745억 원 더 많은 것처럼 적혀 있음.
  55. 2023년 숫자도 다시 적히면서 순손실이 7억 원에서 213억 원으로 바뀌었음.
  56. 실제로 돈이 그만큼 나간 건 아님.
  57. 2024년치 감사보고서부터 회계기준이 국제회계기준(K-IFRS)으로 바뀌었는데, 이 기준에서는 투자자가 돈을 돌려 달라고 할 수 있는 상환전환우선주를 자본이 아니라 빚으로 적음.
  58. 그래서 2024년 말 이 우선주 1,049억 원어치가 부채에 올라갔음.
  59. 게다가 이 우선주를 보통주로 바꿀 권리도 해마다 값을 다시 매겨 적는데, 회사 가치가 오를수록 그 권리 값이 올라 오른 만큼이 손실로 잡힘.
  60. 2023년 금융비용 205억 원 가운데 153억 원이 이 평가 손실이었고, 나머지 52억 원은 이자비용이었는데 우선주를 빚으로 적으면 그 상환 이자도 해마다 이자비용으로 적힘.
  61. 2025년 투자자들이 우선주를 모두 보통주로 바꾸자 이 빚이 사라졌음.
  62. 그해 말 부채는 1,258억 원에서 199억 원으로 줄었고, 자본총계는 플러스 361억 원이 됐음.
  63. 상장은 미뤘음.
  64. 보도에 따르면 크몽은 삼성증권을 상장 주관사(상장 실무를 맡는 증권사)로 두고, 2025년 8월부터 이익을 내지 못한 회사도 성장성으로 상장할 수 있는 특례(테슬라 트랙)로 코스닥에 들어가려 했음.
  65. 그런데 2026년 1월 28일 상장 예비심사 신청을 스스로 거둬들였음.
  66. 크몽은 실적이 좋아지면서 오히려 그 특례의 일부 요건과 맞지 않게 됐다고 설명했고, 지금은 구체적인 일정을 논의하지 않는다고 밝혔음.
  67. 주인의 몫도 줄었음.
  68. 감사보고서의 주주 현황에서 우선주까지 넣어 세면 박현호의 지분은 2019년 약 40%, 2020년 36%, 2021년 27%, 2024년과 2025년 26%였음.
  69. 투자를 받을수록 지분이 묽어지는 건 흔한 일인데, 그의 주식 수 자체도 줄었음.
  70. 2019년 말 9,180주는 2020년 무상증자와 주식 쪼개기를 거치면 36만 7,200주가 돼야 하지만, 2020년 말 34만 9,920주, 2021년 말 32만 3,846주였음.
  71. 2024년 12월 무상증자 직전 기준으로는 31만 8,396주이니, 36만 7,200주보다 약 13% 적음.
  72. 박현호의 주식이 왜 줄었는지는 감사보고서에 나오지 않음.
  73. 숫자가 어긋나는 곳도 하나 있음.
  74. 2024년 8월 인터뷰에서 박현호는 2023년 매출이 1년 전보다 44% 늘어 411억 원이었다고 말했음.
  75. 감사보고서의 2023년 매출은 본사 334억 원(새 기준으로 고친 값 319억 원), 연결 397억 원이라 어느 쪽과도 맞지 않고, 무엇을 센 숫자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음.
  76. 그럼 박현호의 보유 지분 가치를 추산해봄.
  77. 크몽은 상장하지 않아 주가가 없으니, 회사가 마지막으로 투자받은 2021년 4월 시리즈C 단가를 씀.
  78. 311억 7,000만 원을 21만 4,238주로 나누면 한 주에 약 14만 5,500원임.
  79. 2024년 12월 무상증자 뒤 투자사들의 주식 수가 정확히 8배가 됐으니, 지금 주식 수로 치면 한 주에 1만 8,186원임.
  80. 2025년 말 감사보고서에 박현호의 주식은 254만 7,168주이고, 여기에 1만 8,186원을 곱하면 약 463억 원임.
  81. 같은 값으로 회사 전체 985만 9,872주는 약 1,793억 원임.
  82. 이 값은 달라질 수 있음.
  83. 5년 전 단가이고, 그사이 회사는 적자에서 흑자로 바뀌었지만 상장을 거둬들여 새로 매겨진 값이 없음.
  84. 투자 단가는 먼저 돌려받는 권리가 붙은 우선주 값이라 그런 권리가 없는 보통주는 더 낮게 매겨질 수 있고, 비상장 주식이라 팔려면 살 사람을 찾아야 함.
  85. 임직원에게 준 주식매수선택권 57만 392주가 남아 있어, 이것이 주식이 되면 그의 지분은 더 묽어짐.

크몽 숫자로 보기 (감사보고서, 억 원)

연도 영업수익(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자본총계 박현호 지분
2018 55.8 -34.9 -39.9 88.5 -
2019 75.2 -49.0 -47.8 40.7 약 40%
2020 114.3 -22.5 -21.2 40.0 36.40%
2021 176.6 -50.8 -47.8 305.7 26.84%
2022 245.1 -71.9 -72.7 233.7 -
2023 334.4 -13.9 -7.2 226.6 -
2023(새 기준) 319.4 -25.8 -212.8 -701.9 -
2024 429.5 6.0 -61.0 -744.9 26%
2025 485.7 44.6 39.9 360.7 26%

출처는 크몽 감사보고서(DART)임. 모두 자회사를 뺀 본사(별도) 숫자이고, 2023년까지는 일반기업회계기준, 2024년부터는 국제회계기준이라 2023년을 두 줄로 적었음. 2018년과 2020년은 다음 해 보고서의 전년 숫자이고, 지분은 우선주까지 넣은 값(2019년은 주주 현황의 주식 수로 나눠 본 값)이며 2022·2023년 보고서에는 지분율이 실리지 않았음. 연결 매출은 2023년 396.6억, 2024년 496.6억, 2025년 540.8억 원임.


🍿 여담

  1. 본문의 2017년 인터뷰에는 이런 이야기도 있음.
  2. 크몽의 첫 로고는 크몽에 등록된 전문가에게 맡겨 만들었다고 함.
  3. 2024년 8월 인터뷰에서 그는 크몽을 하면서 비즈니스 철학이 바뀌었다며, 한 방에 대박을 찾던 데서 10년, 20년 꾸준히 크는 쪽으로 돌아섰다고 말했음.
  4. 그 생각에는 워런 버핏의 복리 관점이 크게 영향을 줬다고 함. 비슷한 글 워런 버핏(Warren Buffett), 114달러로 산 주식 세 주에서 버크셔를 넘겨주기까지
  5. 짐 콜린스의 책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가 강조하는 '단순하게, 꾸준하게, 묵묵히'라는 말을 좋아한다고 했음.
  6. 같은 인터뷰에서 그는 비슷한 서비스를 하던 경쟁 업체 수십 개가 대부분 사라졌다고 말했고, 2021년 인터뷰에서는 예전에 60개쯤 있었다고 했음.
  7. 그가 꼽은 크몽의 일은 '재능을 잘 정의하는 것'임.
  8. 형태가 없는 재능을 상품처럼 적어 둬야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이 덜 다투기 때문에, 700개가 넘는 분야를 한꺼번에 늘리지 않고 하나씩 붙여 왔다고 함.
  9. 열 번 넘게 망하고 다시 선 사업가는 그만이 아님. 비슷한 글 김승호, 일곱 번 망하고 미국 마트 도시락 스노우폭스를 팔기까지

💰 어떻게 벌었나

남의 재능 × 거래 수수료 → 기업 연결

  1. 크몽이 파는 건 재능을 사고팔 수 있는 장터이고, 값은 거래가 생길 때마다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이 수수료로 냄.
  2. 장터에 쌓인 전문가와 후기가 다시 손님을 부르는 자산이 되고, 2024년 인터뷰 기준으로 등록한 프리랜서는 약 50만 명, 적극 활동하는 사람은 10만 명이 조금 안 됨.
  3. 크몽 공지(2024년 5월 24일)에 따르면 수수료는 판매 금액 70만 원까지 16.4%, 200만 원까지 9.4%, 그 위로 4.4%를 떼고, 여기에 결제망 이용료 3.3%와 부가세가 붙음.
  4. 그래서 350만 원어치를 팔면 303만 9,650원을 받아 약 13%가 수수료이고, 10만 원짜리 일은 약 22%가 수수료라 작은 거래일수록 떼는 비율이 큼.
  5. 회사 발표로는 크몽에서 돈을 많이 버는 판매자도 적지 않음.
  6. 2023년 11월 회사가 밝힌 바로는 연간 수익 상위 1,000명이 한 해 2억 원, 상위 500명이 3억 원, 상위 100명이 8억 원을 벌고 있고, 2020년 분야별 상위 10%의 한 해 평균 수익은 IT·프로그래밍 3억 4,400만 원, 디자인 1억 6,700만 원, 영상·사진·음악 8,500만 원이었음.
  7. 일하는 건 전문가들이라 거래가 늘어도 크몽 직원이 그만큼 늘지 않는 레버리지가 있음.
  8. 다만 오랫동안 레버리지가 이익이 되지 못했고, 처음 순이익을 낸 2025년에도 거래 수수료는 거의 그대로였으며 늘어난 매출은 대부분 회사가 직접 사람을 붙여 주는 기업용 용역 매출이었음.
  9. 아쉬운 점은 시간과 지분임.
  10. 첫 흑자까지 법인을 세우고 12년이 걸렸고, 그사이 투자를 받으며 박현호의 몫은 26%로 줄었음.

관련 링크

크몽 감사보고서 8건(연결 2건 포함), 본인 인터뷰 3건, 김태헌 대표 인터뷰 1건, 회사 공지·발표 3건, 보도 8건을 확인해 정리함. 그중 직접 볼 만한 것만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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