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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건영, 피부과 병원의 화장품을 닥터지로 키워 스위스에 팔기까지
목차 · 5개 칸
- 안건영이 화장품 회사 지분을 세 번에 나눠 팔고 받은 돈은 약 290억~1,700억 원 사이로 추산됨.
- 출발점은 맨손이 아니라 피부과 병원이었음.
- 1998년 외환위기 한복판에 서울 돈암동에서 고운세상피부과를 열었음.
- 화장품은 처음에 그 병원 환자에게 주려고 만든 것이었음.
- 의사가 된 계기는 화상이었음.
- 걸음마를 뗄 무렵 화상을 입었고 사춘기 내내 그 흉터가 마음의 상처였다고 함.
- 그래서 피부 때문에 힘든 사람을 돕고 싶어 중앙대 의대에 갔다고 함.
- 1990년 의대를 졸업하고 피부과 전문의가 됐음.
- 그때 병원은 대개 원장 이름을 간판에 걸었음.
- 그는 '고운세상'이라는 이름에 '환자도 고객'이라는 구호를 내걸었음.
- '의사가 장사꾼이냐'는 비아냥도 들었다고 함.
- 그래도 병원은 서울과 수도권으로 빠르게 늘었음.
- 화장품을 시작할 무렵 고운세상피부과는 열 곳쯤이었다고 본인이 말함.
- 그 무렵 진료실에서 같은 고민을 자주 들었음.
- 민감한 피부를 가진 환자에게 권할 만한 화장품을 찾기 어려웠다고 함.
- 화장품 때문에 오히려 피부가 상한 경우도 많이 봤다고 함.
- 그래서 피부를 잘 아는 자기가 직접 만들어 보자고 마음먹었음.
-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화장품 회사는 1999년 12월 세워졌음.
- 이름은 고운세상비앤에이치였고 2012년에 지금의 고운세상코스메틱으로 바뀌었음.
- 처음에는 만든 화장품을 고운세상피부과에 대는 병원 안 판매였음.
- 2003년 자체 브랜드 닥터지(Dr.G)를 내놓았음.
- 판을 바꾼 건 홍콩이었음.
- 병원 환자 가운데 홍콩에 사는 사람이 닥터지를 사 가서 현지에서 팔았음.
- 입소문이 나자 2007년 홍콩 최대 화장품 매장 사사(SASA)가 먼저 수출을 제안했다고 함.
- 2008년 한 해 수출이 100만 달러였음.
- 홍콩에서 먼저 팔린 뒤에야 한국에서도 병원 밖 시장에 풀었음.
- 2011년에는 그가 직접 화장품 회사 경영을 맡았다고 함.
- 처음 2년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헤맸다고 털어놓음.
- 그런데 회사는 오랫동안 작았음.
-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매출은 145억 원이었음.
- 2016년에는 매출이 202억 원으로 늘었지만 영업손실 6억 원을 냈음.
- 2015년 말 그는 회사 주식 58.72%를 가진 최대주주였음.
- 반전은 군대에서 왔음.
- 2016년 군 매점(PX)에 납품을 시작했음.
- 값에 비해 좋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매출이 늘기 시작했다고 함.
- 2019년 보도로는 군납이 매출의 30~40%쯤이었음.
- 2017년 매출은 287억 원, 영업이익은 21억 원이었음.
- 그리고 2018년 여름, 스위스 최대 유통 기업 미그로스의 생활용품·화장품 계열사 미벨이 회사 지분 51%를 사들였음. 비슷한 글 김소희, 스타일난다·3CE를 로레알에 팔기까지
- 미벨은 고운세상을 발판으로 아시아 시장에 들어가겠다고 밝혔음.
- 값은 공식 발표되지 않았고 51%에 약 300억 원으로 보도됨.
- 그런데 300억 원이 모두 안건영에게 간 건 아님.
- 감사보고서를 보면 그해 회사가 새 주식 83만 3,333주를 찍어 약 100억 원을 받았음.
- 1주에 약 1만 2,000원꼴임.
- 미벨은 이 새 주식과 기존 주주들의 주식을 합쳐 50.71%를 가졌음.
- 안건영이 이때 판 주식은 37만 6,234주로 가진 주식의 15%쯤이었음.
- 지분은 40.38%로 줄었지만 대표 자리는 그대로였음.
- 회사 쪽은 당시 매각이 아니라 투자 유치라고 설명했다고 보도됨.
- 같은 해 6월에는 의료기기 사업부를 떼어 아그네스메디컬이라는 새 회사를 만들었음.
- 감사보고서에는 이 회사 주식을 '대표이사 등'에게 모두 팔았다고 적혀 있음.
- 미벨이 들어온 2018년 매출은 992억 원으로 한 해 만에 세 배를 넘었음.
- 영업이익은 202억 원이었음.
- 2019년에는 매출 1,533억 원으로 처음 1,000억 원을 넘었음.
- 2020년 코로나로 마스크를 오래 쓰자 피부 트러블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었음.
- 그 덕에 진정 크림 '레드 블레미쉬'가 잘 팔렸다고 본인이 말함.
- 그해 4월 1일 미벨은 지분을 75%로 늘렸음.
- 감사보고서로 보면 안건영의 주식은 206만 1,254주에서 89만 6,150주로 줄었음.
- 116만 5,104주를 판 것임.
- 남은 지분은 17.56%였고 2021년 봄 감사보고서까지 대표이사 이름은 안건영이었음.
- 2022년 3월 감사보고서부터는 대표이사가 이주호로 바뀌어 있음.
- 그리고 2022년 남은 주식 89만 6,150주도 모두 넘겼음.
- 그해 말 감사보고서의 주주 현황에는 미벨 100% 한 줄만 남았음.
- 회사는 그 뒤에도 커서 2024년 매출 2,303억 원을 냈음.
- 2024년 12월 23일 로레알이 미그로스에서 고운세상코스메틱을 통째로 사는 계약을 발표했음.
- 미그로스가 본업에 집중하겠다며 미벨 그룹을 팔기로 한 뒤였음.
- 로레알 보도자료에는 창업자로 안건영의 말이 실렸음.
- 로레알의 일원이 되는 게 회사의 사명을 세계에서 이루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거라는 내용임.
- 값은 양쪽 모두 밝히지 않았음.
- 그런데 로레알코리아(엘오케이)의 2025년 감사보고서에 고운세상코스메틱 주식 100%를 산 값(취득원가)이 6,682억 원으로 적혀 있음.
- 거래는 2025년 3월 25일 끝났음.
- 1주로 따지면 2018년 약 1만 2,000원이던 주식이 로레알에게는 약 13만 1,000원에 넘어간 셈임.
- 미벨은 팔기 직전 고운세상에서 배당금 1,081억 원을 받았음.
- 회사의 상표권은 그해 프랑스 로레알 본사로 넘어갔음.
- 고운세상은 이 상표권을 팔아 827억 원을 이익으로 잡았음.
- 안건영은 2024년 보도에서 고운세상코스메틱 회장으로 소개됐음.
- 지금 힘을 쏟는 곳은 2018년에 떼어 낸 의료기기 회사 아그네스메디컬임.
- 2024년에는 이 회사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소개됐음.
- 첫 제품은 여드름 등을 치료하는 피부 미용 기기 '아그네스'였고 북미에만 1,000대 넘게 수출했다고 보도됨.
- 2025년 인터뷰에서 그는 대학병원 교수만큼 연구에 시간을 쓰고 그게 너무 즐겁다고 했음.
- 1년의 절반은 해외에 나가 제품 강사를 길러 낸다고 함.
- 그는 후배 의사들에게 개원이나 병원에 남는 것만이 길은 아니라고 말함.
- 다만 다른 길을 고른다면 자만부터 경계하라고 덧붙였음.
- 결과만 보면 순탄해 보여도 인정받기까지 수많은 실패와 좌절을 겪는다는 것임.
- 경영은 책으로 배웠다고 함.
- 회사에서 책을 나눠 주고 같이 읽은 뒤 독후감을 발표하게 했음.
- 그 결과를 인사고과에도 반영했다고 함.
- 그럼 안건영이 받은 매각 대금을 추산해봄.
- 고운세상코스메틱 감사보고서의 주주 현황으로 보면 안건영의 주식은 2015년 말 243만 7,488주(58.72%)였음.
- 2018년 37만 6,234주, 2020년 116만 5,104주, 2022년 89만 6,150주를 팔아 모두 넘겼음.
- 값이 공시로 확인되는 건 2018년뿐임.
- 그해 새 주식 값이 1주 약 1만 2,000원(약 100억 원 ÷ 83만 3,333주)이었음.
- 미벨이 51%를 약 300억 원에 샀다는 보도와도 들어맞는 값임.
- 같은 값이면 2018년에 판 몫은 약 45억 원임.
- 2020년과 2022년 값은 어디에도 공개되지 않았음.
- 2018년 값 그대로 팔았다고 낮게 잡으면 세 번을 합쳐 약 292억 원임.
- 높게 잡는 한계는 미그로스 재무보고서로 그어 볼 수 있음.
- 미그로스는 2020년 자회사 소수 지분을 사는 데 모두 CHF 7,000만을 썼고 그중 첫손에 꼽은 게 고운세상이라고 적었음.
- 그해 미벨이 산 고운세상 주식 가운데 95%가 안건영 몫이니 많아야 CHF 약 6,660만임.
- 2020년 4월 1일 유럽중앙은행 기준 환율(1프랑=1,274.59원)로 약 849억 원임.
- 2022년에는 고운세상 25%를 포함해 소수 지분 매입에 모두 CHF 8,500만을 썼음.
- 그해 미벨이 산 고운세상 주식 가운데 70%가 안건영 몫이니 많아야 CHF 약 5,970만임.
- 거래 날짜가 공개되지 않아 2022년 12월 30일 유럽중앙은행 기준 환율(1프랑=1,364.97원)로 치면 약 815억 원임.
- 이 한계대로라면 약 45억 원과 849억 원과 815억 원을 더해 약 1,709억 원임.
- 그래서 받은 돈은 약 290억~1,700억 원 사이로 추산됨.
- 미그로스의 두 숫자는 다른 회사 지분을 산 돈까지 합친 것이라 실제 값은 위쪽 끝보다 낮을 수밖에 없음.
- 양도소득세 등 세금과 거래 비용은 이 추산에 들어 있지 않음.
- 같은 주식을 2025년 로레알 값(1주 약 13만 1,000원)으로 쳤다면 약 3,190억 원이었을 것임.
고운세상코스메틱 숫자로 보기 (감사보고서, 억 원)
| 연도 | 매출 | 영업이익 | 당기순이익 |
|---|---|---|---|
| 2015 | 145 | 6 | 6 |
| 2016 | 202 | -6 | -6 |
| 2017 | 287 | 21 | 15 |
| 2018 | 992 | 202 | 163 |
| 2019 | 1,533 | 333 | 256 |
| 2020 | 1,555 | 327 | 250 |
| 2021 | 1,766 | 263 | 167 |
| 2022 | 1,971 | 311 | 246 |
| 2023 | 1,984 | 293 | 258 |
| 2024 | 2,303 | 296 | 261 |
| 2025 | 2,328 | 213 | 798 |
출처는 고운세상코스메틱 연결감사보고서(DART)임.
🍿 여담
- 본문의 닥터지라는 이름에는 뜻이 있음.
- G는 고운세상의 '고'와 건영의 '건'을 영어로 쓴 첫 글자라고 보도됨.
- 회사 이름과 창업자 이름을 한 글자에 함께 담은 셈임.
- 그는 대표로 회사를 이끌던 2021년에도 한 달에 두 번 넘게 분당의 닥터지 피부과에 나가 환자를 봤다고 보도됨.
- 닥터지에서 가장 많이 팔린 블랙 스네일 크림은 콜마가 만든다고 본인이 콜마 영상에서 밝힘.
- 이 크림은 누적 3,000만 개 넘게 팔렸다고 보도됨.
💰 어떻게 벌었나
병원 → 입소문 → 군 매점
- 안건영이 판 건 피부과 의사가 민감한 피부를 위해 만든 화장품이고, 값은 처음엔 병원 환자가, 나중엔 홍콩과 군 매점의 손님이 냈음.
- 화장품은 입소문이 나면 이름이 다시 손님을 부르는 자산이 되고, 환자가 홍콩에 사 간 닥터지가 입소문을 타자 그곳 최대 매장 사사가 먼저 수출을 제안했음.
- 2018년 영업이익 202억 원을 매출 992억 원으로 나눠 보면 1,000원어치를 팔 때마다 약 200원이 남았고, 2024년에는 2,303억 원어치를 팔았음.
- 만드는 건 콜마 같은 제조사에 맡기고, 판로는 의사가 만든 화장품이라는 믿음이 입소문을 타며 홍콩 사사와 군 매점이 먼저 찾아와 열어 줘서, 회사가 손을 크게 늘리지 않아도 팔 곳이 넓어지는 레버리지가 생겼음.
- 그래서 매출이 2017년 287억 원에서 2018년 992억 원으로 약 3.5배 늘 때 영업이익은 21억 원에서 202억 원으로 약 10배 늘었는데, 환자 한 명마다 의사의 손이 드는 진료로는 어려운 숫자임.
- 회사 값도 이 이익에서 나왔고, 2025년 로레알은 2024년 순이익 261억 원의 약 26배인 6,682억 원에 회사를 통째로 샀음.
- 1주로 따지면 2018년 미벨이 들어올 때 약 1만 2,000원이던 주식이 로레알에게는 약 11배인 약 13만 1,000원에 넘어갔음.
- 아쉬운 점은 파는 시점임.
- 회사가 다 크기 전인 2018년·2020년·2022년에 세 번 나눠 넘겨서, 로레알 값이면 약 3,190억 원이었을 주식으로 받은 돈은 약 290억~1,700억 원으로 추산됨.
관련 링크
공시 23건(고운세상코스메틱 감사보고서·연결감사보고서 22건, 엘오케이 감사보고서 1건), 미그로스 재무보고서 6건, 로레알·미그로스·미벨 보도자료 3건, 영상 4건(본인 출연 3건), 인터뷰·보도 16건을 확인해 정리함. 그중 직접 볼 만한 것만 모음.
- 닥터지 공식 사이트: 브랜드 공식 사이트
- 닥스멘 피부과전문의 안건영 (유튜브): 본인이 피부 관리법을 설명하는 채널
- 아그네스메디컬: 지금 힘을 쏟는 의료기기 회사
- 콜마 「The Pathfinder: 피부과 전문의 안건영 박사」(2023): 화상, 화장품을 만든 까닭, 독서 경영을 본인이 설명
- 로레알코리아 「진료실에서 시작된 브랜드」(2026): 병원 열 곳 시절 화장품을 시작한 이야기(본인 출연 구간 포함)
- 로레알 보도자료 (2024.12.23): 고운세상 인수 발표와 안건영의 말
- 미그로스 인더스트리 보도자료 (2024.12.23): 판 쪽의 발표, 값은 비공개로 합의
- 미벨 그룹 「The Mibelle Group expands into South Korea」(2018): 2018년 51% 인수 발표
- 미그로스 2020 재무보고서: 2020년 4월 지분 75%로 확대, 소수 지분 매입 CHF 7,000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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