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주26일 전경제국내 0 8

자본주의 4부, 세상을 바꾼 위대한 철학들

『국부론』의 '보이지 않는 손'과 『자본론』의 잉여가치를 쉽게 풀고, 두 사람이 각자를 따르는 쪽에게서 어떻게 오해받았는지가 알맹이임.

  1. 2008년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가 4년째 이어지던 때, 다큐는 위기마다 나침반이 돼 준 경제학자의 생각을 찾아 두 사람에게 돌아감.
  2. 첫째는 경제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애덤 스미스(Adam Smith)로, 1759년 스코틀랜드 글래스고대 도덕철학 교수였던 그는 『도덕감정론』을 냈음.
  3. 이 책은 이기적인 인간이 어떻게 도덕적인 판단을 하느냐고 묻고, 마음속에서 내 행동을 지켜보는 '공정한 관찰자'가 이기심을 다스려 준다고 답했음.
  4. 귀족 집안 아들의 가정교사로 3년 동안 유럽을 돌던 스미스에게 영감을 준 건 루이 15세의 주치의였던 프랑수아 케네(François Quesnay)로, 케네는 사회를 몸에, 돈을 계급 사이를 도는 피에 빗대고 토지만이 부의 원천이라고 봤음.
  5. 당시를 지배한 중상주의는 금과 은을 쌓는 것을 나라의 부로 봤는데, 스미스는 이 여행에서 국부는 금·은이 아니라는 생각을 굳히고 고향 커콜디(Kirkcaldy)로 돌아와 『국부론』을 쓰기 시작했음.
  6. 1776년 3월 나온 『국부론』은 나라의 부를 국민이 해마다 쓰는 생필품과 편의품의 양으로 새로 정의하고, 그 부를 만드는 건 농업만이 아니라 모든 노동이라고 봤음.
  7. 우리가 빵을 먹을 수 있는 건 빵집 주인의 자비심이 아니라 돈을 벌고 싶은 이기심 덕분이고 가격을 정하는 '보이지 않는 손'이 시장을 굴러가게 한다는 게 그 유명한 대목인데, 이 말은 『국부론』에 딱 한 번 나온다고 함.
  8. 정부 개입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스미스를 수시로 끌어다 썼지만, 스미스는 개인의 이기심을 사회의 도덕이 허락하는 테두리 안에서만 인정했다는 게 다큐의 설명임.
  9. 영국 애덤스미스연구소 소장 에이먼 버틀러(Eamonn Butler)는 스미스가 부자들의 편이라는 건 말도 안 되며 그가 시장 개방을 믿은 까닭이 바로 가난한 사람들 때문이었다고 했음.
  10. 스미스는 '자본주의'라는 말을 한 번도 쓰지 않았고, 원제 'The Wealth of Nations'가 복수형인 것도 여러 나라 사람이 함께 잘사는 길을 찾은 책이라는 뜻이라는 게 다큐의 해석임.
  11. 둘째는 산업혁명 뒤 기계 부품처럼 된 노동자를 보고 왜 가난한 사람은 늘 가난한지 물은 독일 철학자 카를 마르크스(Karl Marx)임.
  12. 다큐는 2008년 BBC가 지난 1,000년 동안 가장 위대한 철학자를 뽑는 설문을 했더니 마르크스가 1위였다고 소개함.
  13. 청년 마르크스는 헤겔(Hegel)의 변증법에 빠졌지만 세상을 움직이는 주체가 절대정신이라는 데는 동의하지 않았고, 물질이 세계를 이끈다는 포이어바흐(Feuerbach)의 유물론을 더해 유물론적 변증법을 세웠음.
  14. 1843년 급진 신문 '라인 신문'의 편집장이던 그는 검열에 신문이 막히자 파리로 건너가 평생의 동지 프리드리히 엥겔스(Friedrich Engels)를 만났음.
  15. 영국 런던대 조너선 울프(Jonathan Wolff) 교수에 따르면 맨체스터에서 집안의 면방직 공장을 맡은 엥겔스는 마르크스가 『자본론』 1권을 마칠 때까지 돈을 보냈음.
  16. 두 사람은 1848년 『공산당 선언』을 쓰고 그해 유럽을 휩쓴 혁명에 뛰어들었지만, 혁명은 실패했고 추방령이 잇따르자 마르크스는 1849년 영국으로 건너갔음.
  17. 유산과 엥겔스의 도움으로 형편이 나아진 뒤 『국부론』을 수백 번 읽으며 쓴 『자본론』 1권은 15년 넘는 작업 끝에 1867년 나왔음.
  18. 마르크스는 상품의 가치를 그것을 만드는 데 든 평균 노동시간으로 봤고, 다큐는 이를 빵 공장으로 풀었음.
  19. 빵 한 개에 밀가루, 기계, 노동이 1노동시간씩 들고 1노동시간을 1,000원으로 치면 빵은 3,000원인데, 밀가루와 기계 값은 그대로 쳐주면서 하루 8시간 일해 8,000원어치 가치를 보탠 노동자에게는 일당 3,000원만 주니, 남는 5,000원이 자본가 주머니로 가는 '잉여가치'라는 설명임.
  20. 마르크스는 이렇게 노동시간을 늘려 얻는 몫을 절대적 잉여가치, 기계로 생산성을 높여 얻는 몫을 상대적 잉여가치라 불렀음.
  21. 그리고 기계가 노동을 대신해 실업이 늘고 임금이 떨어지면 물건이 팔리지 않아 공황이 오고, 끝내 노동자들이 혁명을 일으켜 사회주의가 올 거라고 내다봤음.
  22. 다큐는 자본주의가 무너진다는 예상은 빗나가고 공산주의 국가들이 20세기 말 무너졌지만, 자본주의가 위기마다 모습을 바꿔 살아남은 데는 마르크스의 경고가 한몫했을 수 있다고 봄.
  23. 그리고 자본주의는 스미스를, 공산주의는 마르크스를 오해했다며 두 사람의 출발점은 모두 사람에 대한 애정이었다는 게 다큐의 결론임.

✍️ 편집자 덧붙임 (2026.10 확인)

  1. 다큐가 2008년 설문이라 소개한 BBC 투표는 BBC 기록으로는 2005년 라디오 4 '인 아워 타임(In Our Time)' 청취자 투표(마르크스가 28% 가까이 얻어 1위)이고, 그보다 앞선 1999년 BBC 뉴스 온라인의 '천 년의 사상가' 투표에서도 마르크스가 1위였음.
  2. 방송 18일 전인 2012년 9월 13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주택 대출을 묶어 만든 주택저당증권을 매달 400억 달러씩 더 사들이겠다고 발표했음(3차 양적완화, 중앙은행이 채권을 사들여 시중에 돈을 푸는 정책).
  3. 연준은 2014년 10월 29일 이 매입을 끝냈음.
  4. 코로나19가 번진 2020년 3월 23일에는 국채와 주택저당증권을 시장이 원활하게 돌아가는 데 "필요한 만큼" 사들이겠다고 발표했음.
  5. 그 결과 연준의 총자산은 2012년 10월 초 약 2조 8,000억 달러에서 2022년 4월 약 8조 9,700억 달러까지 불었고, 2026년 10월 7일에는 약 6조 7,500억 달러임(세인트루이스 연준 통계).
  6. 한국은행은 방송 그달인 2012년 10월 기준금리를 3.00%에서 2.75%로 내렸고, 2020년 5월 0.50%까지 내린 뒤 2023년 1월 3.50%로 올렸으며 2026년 9월에는 3.00%임(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7. 2013년 6월 18일 광주에서 열린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는 『공산당 선언』의 유일하게 남은 친필 원고 한 장과 마르크스가 직접 고쳐 쓴 『자본론』 1권 초판을 세계기록유산에 올리기로 했음.
  8. 스미스 초상이 들어간 영국 종이 20파운드 지폐는 2022년 9월 30일을 끝으로 법정통화 지위를 잃었고, 영란은행은 그 일주일 전까지도 이 지폐가 50억 파운드어치 넘게 돌고 있다고 밝혔음.

로그인하면 댓글을 달 수 있습니다.

시리즈 ·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다음 편 5 / 5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5부 '국가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2012.10] 정부냐 시장이냐, 케인스와 하이에크의 100년 논쟁. 금융위기 뒤 다큐가 내놓은 답인 복지 자본주의와 덴마크 실업자 훈련, 북유럽 탈상품 사회

이어서 읽기 →

이런 글 어때요?

  1. 0
  2. 0
  3. 0
  4.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