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4부, 세상을 바꾼 위대한 철학들
『국부론』의 '보이지 않는 손'과 『자본론』의 잉여가치를 쉽게 풀고, 두 사람이 각자를 따르는 쪽에게서 어떻게 오해받았는지가 알맹이임.
- 2008년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가 4년째 이어지던 때, 다큐는 위기마다 나침반이 돼 준 경제학자의 생각을 찾아 두 사람에게 돌아감.
- 첫째는 경제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애덤 스미스(Adam Smith)로, 1759년 스코틀랜드 글래스고대 도덕철학 교수였던 그는 『도덕감정론』을 냈음.
- 이 책은 이기적인 인간이 어떻게 도덕적인 판단을 하느냐고 묻고, 마음속에서 내 행동을 지켜보는 '공정한 관찰자'가 이기심을 다스려 준다고 답했음.
- 귀족 집안 아들의 가정교사로 3년 동안 유럽을 돌던 스미스에게 영감을 준 건 루이 15세의 주치의였던 프랑수아 케네(François Quesnay)로, 케네는 사회를 몸에, 돈을 계급 사이를 도는 피에 빗대고 토지만이 부의 원천이라고 봤음.
- 당시를 지배한 중상주의는 금과 은을 쌓는 것을 나라의 부로 봤는데, 스미스는 이 여행에서 국부는 금·은이 아니라는 생각을 굳히고 고향 커콜디(Kirkcaldy)로 돌아와 『국부론』을 쓰기 시작했음.
- 1776년 3월 나온 『국부론』은 나라의 부를 국민이 해마다 쓰는 생필품과 편의품의 양으로 새로 정의하고, 그 부를 만드는 건 농업만이 아니라 모든 노동이라고 봤음.
- 우리가 빵을 먹을 수 있는 건 빵집 주인의 자비심이 아니라 돈을 벌고 싶은 이기심 덕분이고 가격을 정하는 '보이지 않는 손'이 시장을 굴러가게 한다는 게 그 유명한 대목인데, 이 말은 『국부론』에 딱 한 번 나온다고 함.
- 정부 개입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스미스를 수시로 끌어다 썼지만, 스미스는 개인의 이기심을 사회의 도덕이 허락하는 테두리 안에서만 인정했다는 게 다큐의 설명임.
- 영국 애덤스미스연구소 소장 에이먼 버틀러(Eamonn Butler)는 스미스가 부자들의 편이라는 건 말도 안 되며 그가 시장 개방을 믿은 까닭이 바로 가난한 사람들 때문이었다고 했음.
- 스미스는 '자본주의'라는 말을 한 번도 쓰지 않았고, 원제 'The Wealth of Nations'가 복수형인 것도 여러 나라 사람이 함께 잘사는 길을 찾은 책이라는 뜻이라는 게 다큐의 해석임.
- 둘째는 산업혁명 뒤 기계 부품처럼 된 노동자를 보고 왜 가난한 사람은 늘 가난한지 물은 독일 철학자 카를 마르크스(Karl Marx)임.
- 다큐는 2008년 BBC가 지난 1,000년 동안 가장 위대한 철학자를 뽑는 설문을 했더니 마르크스가 1위였다고 소개함.
- 청년 마르크스는 헤겔(Hegel)의 변증법에 빠졌지만 세상을 움직이는 주체가 절대정신이라는 데는 동의하지 않았고, 물질이 세계를 이끈다는 포이어바흐(Feuerbach)의 유물론을 더해 유물론적 변증법을 세웠음.
- 1843년 급진 신문 '라인 신문'의 편집장이던 그는 검열에 신문이 막히자 파리로 건너가 평생의 동지 프리드리히 엥겔스(Friedrich Engels)를 만났음.
- 영국 런던대 조너선 울프(Jonathan Wolff) 교수에 따르면 맨체스터에서 집안의 면방직 공장을 맡은 엥겔스는 마르크스가 『자본론』 1권을 마칠 때까지 돈을 보냈음.
- 두 사람은 1848년 『공산당 선언』을 쓰고 그해 유럽을 휩쓴 혁명에 뛰어들었지만, 혁명은 실패했고 추방령이 잇따르자 마르크스는 1849년 영국으로 건너갔음.
- 유산과 엥겔스의 도움으로 형편이 나아진 뒤 『국부론』을 수백 번 읽으며 쓴 『자본론』 1권은 15년 넘는 작업 끝에 1867년 나왔음.
- 마르크스는 상품의 가치를 그것을 만드는 데 든 평균 노동시간으로 봤고, 다큐는 이를 빵 공장으로 풀었음.
- 빵 한 개에 밀가루, 기계, 노동이 1노동시간씩 들고 1노동시간을 1,000원으로 치면 빵은 3,000원인데, 밀가루와 기계 값은 그대로 쳐주면서 하루 8시간 일해 8,000원어치 가치를 보탠 노동자에게는 일당 3,000원만 주니, 남는 5,000원이 자본가 주머니로 가는 '잉여가치'라는 설명임.
- 마르크스는 이렇게 노동시간을 늘려 얻는 몫을 절대적 잉여가치, 기계로 생산성을 높여 얻는 몫을 상대적 잉여가치라 불렀음.
- 그리고 기계가 노동을 대신해 실업이 늘고 임금이 떨어지면 물건이 팔리지 않아 공황이 오고, 끝내 노동자들이 혁명을 일으켜 사회주의가 올 거라고 내다봤음.
- 다큐는 자본주의가 무너진다는 예상은 빗나가고 공산주의 국가들이 20세기 말 무너졌지만, 자본주의가 위기마다 모습을 바꿔 살아남은 데는 마르크스의 경고가 한몫했을 수 있다고 봄.
- 그리고 자본주의는 스미스를, 공산주의는 마르크스를 오해했다며 두 사람의 출발점은 모두 사람에 대한 애정이었다는 게 다큐의 결론임.
✍️ 편집자 덧붙임 (2026.10 확인)
- 다큐가 2008년 설문이라 소개한 BBC 투표는 BBC 기록으로는 2005년 라디오 4 '인 아워 타임(In Our Time)' 청취자 투표(마르크스가 28% 가까이 얻어 1위)이고, 그보다 앞선 1999년 BBC 뉴스 온라인의 '천 년의 사상가' 투표에서도 마르크스가 1위였음.
- 방송 18일 전인 2012년 9월 13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주택 대출을 묶어 만든 주택저당증권을 매달 400억 달러씩 더 사들이겠다고 발표했음(3차 양적완화, 중앙은행이 채권을 사들여 시중에 돈을 푸는 정책).
- 연준은 2014년 10월 29일 이 매입을 끝냈음.
- 코로나19가 번진 2020년 3월 23일에는 국채와 주택저당증권을 시장이 원활하게 돌아가는 데 "필요한 만큼" 사들이겠다고 발표했음.
- 그 결과 연준의 총자산은 2012년 10월 초 약 2조 8,000억 달러에서 2022년 4월 약 8조 9,700억 달러까지 불었고, 2026년 10월 7일에는 약 6조 7,500억 달러임(세인트루이스 연준 통계).
- 한국은행은 방송 그달인 2012년 10월 기준금리를 3.00%에서 2.75%로 내렸고, 2020년 5월 0.50%까지 내린 뒤 2023년 1월 3.50%로 올렸으며 2026년 9월에는 3.00%임(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 2013년 6월 18일 광주에서 열린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는 『공산당 선언』의 유일하게 남은 친필 원고 한 장과 마르크스가 직접 고쳐 쓴 『자본론』 1권 초판을 세계기록유산에 올리기로 했음.
- 스미스 초상이 들어간 영국 종이 20파운드 지폐는 2022년 9월 30일을 끝으로 법정통화 지위를 잃었고, 영란은행은 그 일주일 전까지도 이 지폐가 50억 파운드어치 넘게 돌고 있다고 밝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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