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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얼굴 5부, 코인, 타셨습니까

나라의 돈이 흔들릴 때 사람들이 무엇으로 옮겨 가는지, 나라는 왜 새 돈을 경쟁자로 여기는지를 나이지리아에서 따라가 본 편임.

  1. 다큐는 '전자화폐의 아버지'로 불리는 암호학자 데이비드 차움(David Chaum)에서 시작하는데, 그는 1985년 논문에서 송금할 때 거래를 들여다보며 수수료를 떼는 보이지 않는 중개 절차를 '빅브라더'라 불렀고 국제 거래 수수료율이 약 2%이며 그 비용은 소득이 낮은 사람일수록 무겁게 진다고 말함.
  2. 돈이 죽는 모습을 보여 준 나라는 나이지리아로, 인구 2억에 언어가 250개인데 법정 화폐는 나이라 하나뿐이고 2022년 11월 23일 200·500·1,000나이라 신권을 내놓으며 48일 안에 바꾸지 않은 구권은 휴지가 된다고 했음.
  3. 그런데 구권은 은행 계좌에 넣어야만 신권으로 바꿀 수 있었고 15세 이상 성인 가운데 계좌가 있는 사람은 45.3%(세계은행, 2021년)뿐이었으며, 은행에는 신권이 일주일에 100만 나이라 정도만 들어와 화난 고객들이 은행을 부수고 시위대 한 명이 숨졌고 시장에서는 상인들이 구권을 안 받아 물물교환까지 벌어졌음.
  4. 사람들은 나이라 대신 믿을 곳을 찾았는데, 한 암호화폐 트레이더는 누가 대통령이 되든 상관없다는 게 비트코인의 매력이라 했고 라고스의 한 중고차 판매상은 나이라를 달러로 바꾸면 중간에 가치가 깎인다며 지금까지 약 67만 9,000달러(약 25비트코인)어치를 비트코인으로 거래해 해외에서 중고차를 사 온다고 함(디지털 기반이 약한 나라인데도 암호화폐 채택률은 아프리카 1위였음, IMF 2022년 자료).
  5. 2008년 금융위기 틈에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익명의 저자가 9쪽짜리 논문으로 내놓은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는 돈'에는 한국 사람들도 몰렸는데, 한 투자자는 3,100만 원까지 벌었다가 산 코인이 처음 값인 200원까지 떨어져 손쓸 수 없었고 약 3,500만 원을 잃었다는 다른 투자자는 위험을 생각하지 않고 벼락부자를 꿈꾼 것부터가 말이 안 됐다고 돌아봄.
  6. 다큐가 꼽은 화폐개혁의 진짜 까닭은 비닐봉지를 금고로 쓰는 상인들처럼 집에 잠든 현금을 은행으로 걷어 통화정책이 먹히게 하고, 아프리카에서 처음 도입한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 e나이라로 계좌 없는 국민을 금융 시스템에 들이는 것이었지만 e나이라 사용률은 0.5%(블룸버그 조사, 2022년 10월)에 그쳤고 한 상인은 "정부와 엮이면 좋을 게 없다"며 받지 않았음.
  7. 다큐는 비트코인과 e나이라가 휴대폰만 있으면 된다는 점과 만드는 쪽에 큰 이익을 준다는 점이 같다고 짚는데, 이 이익이 화폐 액면가와 찍는 비용의 차이인 시뇨리지로 1달러 지폐의 원가는 2.8센트라 97% 넘게 남고 찰스 굿하트(Charles Goodhart) 런던정경대 명예교수는 이 몫이 정부에 돌아간다고 설명하며 비트코인에서는 전기료와 노동비를 뺀 몫을 채굴자가 가짐.
  8. 그래서 역사 내내 화폐 위조는 처형까지 당하는 중죄였고, 영란은행 공식 역사가였던 포레스트 카피(Forrest Capie)는 나라가 늘 세금을 자국 화폐로 내라고 할 테니 암호화폐는 기성 통화를 대체할 수 없다고 말함.
  9. 평가는 갈려서 누리엘 루비니(Nouriel Roubini) 뉴욕대 교수는 비트코인으로 값을 매긴 물건이 없으니 화폐가 아니라 거품이라 했고 굿하트는 투기성 도박이라 했지만, 이더리움 공동 창립자 조지프 루빈(Joseph Lubin)은 해마다 물가가 100% 넘게 오르는 나라도 있다며 명목 화폐 시스템은 사실상 수명을 다했다고 맞섬.
  10. 폴 터커(Paul Tucker) 전 영란은행 부총재는 거래소 이용자도 결국 달러나 유로로 바꿔 나간다며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가 나오면 민간 암호화폐는 미래가 없다고 했고, 2023년 싱가포르 핀테크 페스티벌에서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Kristalina Georgieva) IMF 총재는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를 낸 나라가 11개국이라고 밝힘.

✍️ 편집자 덧붙임 (2026.10 확인)

  1. 방송 아흐레 전인 2024년 4월 20일 비트코인은 84만 번째 블록에서 네 번째 반감기(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일)를 맞았고, 방송 날인 4월 29일 종가는 63,866달러였음(바이낸스 BTC/USDT).
  2. 그 뒤 2025년 10월 6일 장중 126,199달러로 사상 최고를 찍었다가 2026년 7월 1일 장중 57,800달러로 최고점에서 54% 떨어졌고, 2026년 10월 10일 종가는 82,988달러였음.
  3. 원화로는 업비트에서 2024년 4월 29일 종가 9,140만 원, 2025년 10월 9일 장중 최고 1억 7,987만 원, 2026년 10월 10일 종가 1억 1,308만 원이었음.
  4. 방송 석 달 전인 2024년 1월 10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비트코인 현물 ETF(거래소에서 주식처럼 사고파는 펀드)의 상장을 승인했는데, 승인을 밝힌 게리 겐슬러(Gary Gensler) 위원장도 성명에서 비트코인은 주로 투기적이고 변동성이 큰 자산이라고 적었음.
  5. 한국은 방송 석 달 뒤인 2024년 7월 19일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법률 제19563호, 2023년 7월 18일 공포)을 시행해, 거래소가 이용자 예치금을 자기 돈과 나눠 은행 등에 맡기고(제6조) 해킹·전산장애에 대비해 보험이나 준비금을 두게 했음(제8조).
  6. 같은 법은 미공개 정보 이용·시세조종 같은 불공정거래를 1년 이상 징역이나 얻은 이익의 3~5배 벌금으로 처벌함(제19조).
  7. 나이지리아 중앙은행 공식 환율로 1달러는 신권 발표 날인 2022년 11월 23일 443나이라, 방송 날인 2024년 4월 29일 1,374나이라, 2024년 11월 20일 1,688나이라까지 갔다가 2026년 10월 9일 1,331나이라였음(달러로 따진 나이라 가치가 신권 발표 때의 3분의 1이 됨).
  8. 한국은행은 2025년 3월 24일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과 함께 디지털화폐 테스트 '프로젝트 한강'을 발표하고, 그해 4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최대 10만 명이 은행 예금을 바꾼 예금 토큰으로 지정된 가게에서 결제해 보게 했음.
  9. 이 테스트에서 한국은행이 발행한 디지털화폐는 참가 은행들만 갖고 은행 사이 결제에 쓰였으며, 은행은 예금 토큰 발행 잔액의 7% 이상을 이 디지털화폐로 지급준비금으로 쌓아야 했음.
  10. 국가 화폐의 가치를 지키는 일은 버핏도 2024년 주주서한에서 미국 정부에 당부한 대목임. 비슷한 글 워런 버핏 2024년 주주서한 (버크셔 해서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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