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얼굴 3부, 돈이 떨어졌습니다
10만 원 오른 월급이 실제로는 얼마 오른 건지, 물가가 오를 때 빌린 사람과 빌려준 사람 중 누가 웃는지를 직접 셈해 보게 하는 편임.
- 다큐는 인플레이션을 같은 돈으로 살 수 있는 물건이 줄어드는 일이라고 정의하며, 1960년에는 45센트로 햄버거 한 개를 사 먹었지만 지금은 겨우 한 조각을 산다고 보여 줌.
- 한국에 온 지 4년 된 베트남 출신 품질팀 직원은 월급 대부분을 고향의 엄마에게 보내 왔고, 1년 동안 매달 40만 원씩 보냈는데도 엄마가 받는 베트남 돈은 달마다 달라 일주일에 서너 번 환율을 확인한다고 함.
- 나라마다 다른 돈을 잇는 기준은 달러인데, 2차 세계대전 말 44개국이 미국 브레턴우즈에 모여 금 1온스를 35달러에 고정하고 다른 나라 돈은 달러에 고정하기로 약속하면서 달러가 기축통화가 됐음.
- 그런데 베트남 전쟁에 막대한 돈이 들어 미국이 돈을 찍어 내자 금 보유량보다 많이 찍는다는 의심이 퍼졌고, 서독이 먼저 빠져나가고 프랑스가 가진 달러를 금으로 바꿔 달라고 요구한 끝에 1971년 미국은 중대 발표를 내놓았음.
- 그 뒤로도 달러가 기축통화로 남은 건 압도적인 군사력과 외교적 영향력, 무엇보다 세계가 가장 믿는 돈이기 때문이라는 게 다큐의 설명임.
- 반대편 끝은 아르헨티나로, 방송 무렵인 2024년 초 물가상승률이 200%를 넘어 33년 만에 가장 높았고 1994년에는 100달러를 바꾸면 99페소였으니 돈을 많이 바꿔 준다는 건 좋은 게 아니라 자기 나라 돈의 가치가 떨어졌다는 뜻임.
- 미국은 돈을 많이 찍어도 모두가 달러를 원해 신뢰가 덜 흔들리지만 다른 나라는 전쟁이나 혁명 없이 돈을 더 찍기만 해도 초인플레이션이 올 수 있다며, 다큐는 인플레이션은 화폐량이 생산량보다 훨씬 빨리 늘 때 생긴다는 밀턴 프리드먼(Milton Friedman)의 말을 옮김.
- 다큐는 시장에서 가격표를 보고 흥정하고 덤을 노리는 감각도 물가를 따라가는 능력인데, 인플레이션이 심해지면 이 감각부터 무너진다고 함.
- 월급이 같이 오르니 물가 상승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만 명목임금(통장에 찍히는 금액)과 실질임금(물가를 뺀 실제 구매력)의 차이를 아는 사람은 드물어, 한 조사에서는 32%만 답을 알았다고 함.
- 다큐의 예로 A씨의 월급이 200만 원에서 210만 원으로 올랐고 물가가 2.3% 올랐다면 명목으로는 5% 올랐지만 실질로는 2.7%, 곧 10만 원이 아니라 5만 4,000원 오른 것이라 계산을 들은 출연자들은 "허탈하다"고 했음.
- 반대로 빚은 녹는다며 다큐는 1억 원을 빌렸고 물가가 연 3% 오른다면 1년 뒤 그 빚의 구매력은 약 9,700만 원이 되니 빌린 사람은 덜 갚는 셈이고 빌려준 사람은 그만큼 손해라고 함(팬데믹 때 큰돈을 빌려 공장을 넓힌 방열복 회사는 그 뒤 오른 이자가 큰 부담이었다고 함).
- 그럼 누가 인플레이션을 일으키느냐는 물음에 다큐는 세금을 올리면 국민이 싫어하니 나라가 대신 돈을 찍는다고 답하며, 전쟁을 치르는 군주부터 전후 배상금을 갚던 독일, 베트남 전쟁의 미국을 거쳐 팬데믹 때 돈을 찍은 미국까지 이어 왔고 이번 달러 인플레이션의 세금은 3억 미국인이 아니라 80억 세계인이 나눠 낸다고 함.
✍️ 편집자 덧붙임 (2026.10 확인)
- 다큐 예시의 물가 2.3%는 실제 2024년 한국 소비자물가 상승률(2.3%)과 같았고 2025년은 2.1%였음(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소비자물가지수).
- 다큐와 같은 셈법으로 2025년에 월급이 200만 원에서 210만 원이 됐다면 실질로는 2.9%, 약 5만 8,000원 오른 것임.
- 방송이 나간 2024년 4월부터 2026년 9월까지 소비자물가지수는 114.01에서 120.43으로 약 5.6% 올랐음.
- 그래서 2024년 4월에 빌린 1억 원은 2026년 9월 물가로 따지면 구매력이 약 9,470만 원으로 녹았음(이자를 빼고 물가만 본 계산).
- 방송 당시 3.50%였던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2024년 10월 11일 3.25%, 11월 28일 3.00%, 2025년 2월 25일 2.75%, 5월 29일 2.50%까지 내려갔음.
- 그러다 2026년 7월 16일 2.75%, 8월 27일 3.00%로 다시 올랐음.
- 은행 신규 정기예금 등 저축성 수신 평균 금리는 2024년 4월 3.53%에서 2026년 8월 3.21%로 내려왔고, 같은 2026년 8월 물가가 1년 전보다 3.1% 올랐으니 물가를 빼면 남는 건 0.1%포인트 남짓임.
- 원/달러 환율(매매기준율)은 방송 날인 2024년 4월 22일 1,385.0원에서 2026년 7월 2일 1,554.4원까지 올랐다가 2026년 10월 8일 1,339.2원으로 내려왔음.
- 베트남 동은 2024년 4월 22일 1원에 약 18.4동, 2026년 10월 8일 약 19.4동이라, 다큐 속 직원처럼 매달 40만 원을 보내면 엄마가 받는 돈은 약 735만 동에서 약 777만 동으로 늘었음(송금 수수료를 뺀 가정).
- 다큐가 말한 1971년 발표는 그해 8월 15일 닉슨 대통령이 달러를 금으로 바꿔 주는 약속을 멈춘 일로, 이로써 브레턴우즈 체제가 무너졌음.
- 아르헨티나 통계청(INDEC) 발표로 연간 물가상승률은 2023년 211.4%, 2024년 117.8%였음(보도).
- 물가가 저축과 주식 수익을 몰래 갉아먹는 원리는 버핏도 1970~80년대 편지에서 물가와 세금을 더한 '투자자 고통 지수'로 짚었음. 비슷한 글 워런 버핏 1979년 주주서한 (버크셔 해서웨이)
- 버핏은 2년 뒤 1981년 편지에서 인플레이션을 회사의 먹이를 먼저 먹어 치우는 거대한 촌충에 빗댔음. 비슷한 글 워런 버핏 1981년 주주서한 (버크셔 해서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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