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주26일 전경제국내 0 12
목차 · 3개 칸

자본주의 5부, 국가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정부냐 시장이냐를 두고 맞선 케인스와 하이에크의 논쟁을 훑고, 다큐가 그 답으로 내놓은 복지 자본주의의 논리를 덴마크와 북유럽 사례로 짚은 편임.

  1. 2011년 9월 뉴욕 월가에서 시작된 '월가를 점령하라' 시위는 상위 1%에 맞선 99%의 분노를 내걸고 한 달 만에 세계 80여 나라 1,500개 도시로 번졌음.
  2. 2008년 미국 금융위기와 2010년 그리스에서 시작된 유로존 재정위기를 거치며 정부냐 시장이냐를 두고 100년 가까이 이어진 논쟁이 다시 불붙었다는 게 다큐의 출발점임.
  3. 정부 쪽의 대표는 영국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John Maynard Keynes)로, 1차 대전 뒤 승전국이 독일에 감당 못 할 배상금을 물리자 위기를 내다보고 영국 재무부에 사표를 던졌음.
  4. 1929년 10월 미국 주식 거품이 꺼지며 대공황이 오자 케인스는 1936년 『고용, 이자 및 화폐에 관한 일반이론』에서 공황의 원인을 수요 부족으로 짚었음.
  5. 사람들이 번 만큼 쓰지 않으면 경기가 가라앉으니 정부가 돈을 들여 댐과 도로를 짓고 일자리를 만들어 실제로 돈을 쓸 수 있는 수요(유효수요)를 늘려야 한다는 처방이었고 프랭클린 루스벨트(Franklin Roosevelt) 미국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여 뉴딜 정책을 폈음.
  6. 다큐는 2차 대전 뒤 케인스주의가 자본주의 나라 정부들의 경제 원리가 돼 30년 동안 유례없는 호황을 받쳤다고 설명함.
  7. 시장 쪽의 대표는 런던대 교수였던 프리드리히 하이에크(Friedrich Hayek)로, 1944년 『노예의 길』을 냈고 공황은 너무 많이 투자하고 너무 많이 써서 왔으니 시간이 걸려도 시장이 스스로 맞춰 가게 둬야 한다고 봤음.
  8. 판이 뒤집힌 건 1970년대 경기가 가라앉는데 물가는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케인스 이론으로 설명되지 않으면서였고, 그 틈에 보수당 대표 시절 하이에크의 책으로 탁자를 내리치며 "우리가 믿어야 할 건 이것"이라고 했던 마거릿 대처(Margaret Thatcher)가 1979년 영국 총리가 돼 신자유주의(시장에 맡기고 정부는 줄이자는 흐름) 정책을 폈음.
  9. 미국도 시카고학파 밀턴 프리드먼(Milton Friedman)의 이론을 바탕으로 로널드 레이건(Ronald Reagan) 대통령이 규제 철폐, 적정한 세율, 정부 지출 억제를 내건 레이거노믹스를 폈고 3년 동안 고통이 이어진 끝에 경제가 다시 자라기 시작했다는 게 다큐의 설명임.
  10. 1991년 12월 소련이 해체된 뒤 미국과 영국이 금융을 앞세워 세계화를 밀어붙였고 그 끝에 아시아 외환위기와 한국의 IMF 구제금융, 2008년 미국 금융위기, 유럽 재정위기가 잇따랐다는 게 다큐의 흐름임. 비슷한 글 워런 버핏 2008년 주주서한 (버크셔 해서웨이)
  11. 케인스 쪽은 신자유주의가 괴물 금융을 키운 탓이라 하고 하이에크 쪽은 정부가 너무 많이 쓴 탓이라 맞서는데 다큐에 나온 한 경제학자는 규제가 너무 많았던 게 오히려 위기를 만들었다는 하이에크의 생각에 동의했음.
  12. 다큐는 두 이론 모두 이미 한계를 드러냈고 만나 본 학자 가운데 자본주의를 버리자는 사람은 없었으니 고장 난 자본주의를 고치는 수밖에 없다고 결론지음.
  13. 다큐가 인용한 2012년 조세연구원 자료로는 한국의 소득 상위 1%가 국민소득의 16.6%를 가져가 OECD에서 미국(17.7%) 다음으로 쏠림이 컸음.
  14. 1960년대 100달러 남짓이던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가 되는 동안 다큐가 인용한 OECD 조사의 한국인 행복지수는 10점 만점에 4.2점(34개국 중 32위)에 머물렀고 다큐는 이를 소득이 늘어도 행복은 제자리라는 미국 경제학자 리처드 이스털린(Richard Easterlin)의 역설로 풀었음.
  15. 2012년 3월 15일 한미 FTA가 발효되자 러셀 로버츠(Russell Roberts) 미국 조지메이슨대 교수는 무역은 일자리의 수가 아니라 종류를 바꿀 뿐이라 했고 손봉호 서울대 명예교수는 약자가 입는 피해를 민감하게 챙기지 않으면 빈익빈 부익부가 깊어진다고 했음.
  16. 그렇게 생기는 낙오자를 두고 다큐가 내놓은 답은 복지 자본주의로, 복지는 미래의 불안에 드는 보험이고 세금으로 하는 복지는 그 보험을 싼값에 공동구매하는 것이라는 설명임.
  17. 복지가 성장의 발목을 잡는다는 걱정에 다큐는 부자보다 가난한 사람이 훨씬 많고 부자도 하루 열 끼를 먹지 않으니 가난한 사람의 소비가 경제에 더 보탬이 된다며 "가난한 자의 주머니를 채우라"는 토머스 맬서스(Thomas Malthus)의 과소소비설을 근거로 듦.
  18. 이정우 경북대 교수는 유명 배우가 나와 선전하는 월 29만 원짜리 보험료를 개인이 큰 병이 걱정돼 따로 내는 걸 예로 들며 각자 사적으로 살길을 찾는 대신 공적으로 가는 게 복지국가라고 했음.
  19. 미국 언론인 데이비드 케이 존스턴(David Cay Johnston)은 덴마크에서는 본인 잘못 없이 일자리를 잃으면 훈련을 받는 동안 정부가 소득의 90%를 주지만 정부가 찾아 준 일자리를 두 번 거절하면 그 돈을 잃기 때문에 사람들이 알아서 일자리를 찾는다고 소개했음.
  20. 다큐는 OECD 복지지수(한국은 30개국 중 26위)와 창의성 지수(15개국 중 11위)의 상위권이 노르웨이·스웨덴 같은 북유럽 나라로 거의 겹친다며 안전망이 있어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어야 사람들이 모험에 나선다는 이정우 교수의 말을 붙였음.
  21. 이 교수는 대학까지 교육과 의료와 보육이 공짜인 북유럽을 '탈상품 사회'라 부르며 그곳에서는 목돈도 재테크도 덜 필요하지만 불안한 한국은 목돈이 언제 어디서 필요할지 모른다고 했음.
  22. 마지막 말은 로버트 스키델스키(Robert Skidelsky) 영국 워릭대 명예교수가 맡았는데 자본주의는 부를 만드는 엔진이지만 그 부가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것인지 이제 생각해야 한다는 것임.

✍️ 편집자 덧붙임 (2026.10 확인)

  1. OECD 사회지출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공공 사회복지지출은 방송 무렵인 2012년 GDP의 8% 가까이에서 2024년 15% 남짓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음.
  2. 같은 해 OECD 평균은 21%였고 다큐가 본보기로 든 덴마크는 2012년 30%에서 2024년 26%로 내려왔음.
  3. 세금과 사회보험료를 합쳐 GDP에 견준 국민부담률은 OECD 세입 통계로 한국이 2012년 22%대에서 2024년 25%대가 됐음(같은 해 OECD 평균 34%, 덴마크 45%).
  4.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에서 세금을 떼고 복지 혜택을 더한 소득으로 잰 지니계수(0이면 모두 똑같고 1이면 한 사람이 다 가짐)는 2012년 0.383에서 2024년 0.325로 낮아졌음.
  5. 같은 조사에서 상위 20% 소득이 하위 20%의 몇 배인지 보는 5분위배율도 2012년 8.0배에서 2024년 5.8배로 줄었음.
  6. 다큐가 '2만 달러'라 한 1인당 국민소득은 한국은행이 지금 기준으로 다시 잡은 값으로 2012년 26,865달러, 2025년 36,963달러임.
  7. 다큐의 OECD 행복지수와는 다른 잣대지만, 2026년 3월 나온 세계행복보고서에서 한국은 147개국 가운데 67위(10점 만점에 6.04점)로 2024년 보고서의 52위보다 내려갔고 1위는 핀란드, 덴마크는 3위였음.
  8. 한미 FTA는 2018년 개정 협상을 거쳐 2019년 1월 1일 개정의정서가 발효돼 미국산 픽업트럭 관세를 없애는 시점이 2021년에서 2041년으로 미뤄졌음.
  9. 2025년 8월 7일부터 미국이 한국산 물건에 15% 상호관세를 매기면서 FTA로 0%였던 관세가 다시 붙었음.
  10. 2026년 2월 미국 대법원이 이 상호관세의 근거법(국제비상경제권한법)으로는 관세를 매길 수 없다고 판단하자 미국은 2월 24일부터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모든 나라에 150일짜리 10% 임시 관세를 새로 매겼음.
  11. 다큐가 소개한 덴마크식 실업자 훈련과 닮은 제도로, 한국은 2021년 1월부터 저소득 구직자에게 취업 지원과 생계비(구직촉진수당)를 함께 주는 국민취업지원제도를 시행하고 있음.

🍿 여담

  1. 본문 15번의 러셀 로버츠는 2010년 1월 방송 제작자 존 파폴라(John Papola)와 함께 케인스와 하이에크가 되살아나 랩으로 맞붙는 영상 'Fear the Boom and Bust'를 만든 경제학자로 보도됨.

로그인하면 댓글을 달 수 있습니다.

시리즈 ·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처음부터 1 / 5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1부 '돈은 빚이다'

[2012.09] 은행이 대출할 때마다 돈이 새로 생기는 신용창조, 이자를 갚으려면 누군가 또 빚을 내야 하는 구조, 1971년 금과 끊긴 달러

1편부터 다시 읽기 →

이런 글 어때요?

  1. 0
  2. 0
  3. 0
  4.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