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주2026-10-06투자해외 0 16
목차 · 3개 칸

금융위기 한복판에서 가격과 가치를 가르는 법과, 집은 계약금을 제대로 내고 갚을 수 있을 만큼만 빌려 사야 하는 까닭이 알맹이임.

  1. 2008년 버크셔의 순자산은 115억 달러 줄었음.
  2. 주당 장부가치로는 9.6% 줄었음.
  3. 같은 해 S&P 500은 배당을 합쳐도 37% 떨어졌음.
  4. 버핏이 경영을 맡은 44년 동안 버크셔와 S&P 500 모두 가장 나쁜 해였음.
  5. 세계 큰 금융회사들의 문제가 하나씩 드러나면서 돈 빌리는 시장이 아예 멈췄음.
  6. 돈줄이 막히자 버핏은 어릴 때 식당 벽에서 본 문구가 온 나라의 신조가 됐다고 적었음.
  7. "신은 믿지만 나머지 분들은 현금으로 내시오"라는 문구로 누구에게도 외상을 주지 않는다는 뜻임.
  8. 4분기에는 신용 위기에 집값과 주가 폭락이 겹쳐 온 나라가 공포에 얼어붙었음.
  9. 공포가 사업을 줄이게 하고 줄어든 사업이 다시 공포를 키우는 악순환이었음.
  10. 그래서 미국 재무부와 연준은 포커로 치면 '올인'을 했다고 함.
  11. 전에는 컵으로 나눠 주던 경제 처방약을 이제는 통으로 들이붓고 있다는 표현임.
  12. 버핏은 이 정도 용량이면 원치 않는 부작용이 거의 틀림없이 따를 거라고 봤음.
  13. 그 가운데 하나로 인플레이션의 급습을 꼽았음.
  14. 그래도 정부가 강하고 빠르게 나서지 않았다면 금융 시스템이 통째로 무너졌을 거라는 게 버핏의 판단임.
  15. 그러면서 미국은 이보다 훨씬 나쁜 시기도 이겨 냈다고 일깨움.
  16. 20세기에만 큰 전쟁 두 번과 열두 번쯤의 공황·불황과 대공황을 겪었음.
  17. 그 100년 동안 미국인의 실질 생활 수준은 7배 가까이 올랐음.
  18. 버핏은 미국의 가장 좋은 날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적었음.
  19. 다만 언제 주가가 오르고 내릴지는 자신도 멍거도 모른다고 함.
  20. 2009년 내내 경제가 엉망일 거라고 확신하지만 그게 주가가 오를지 내릴지는 알려 주지 않는다는 것임. (실제로 2009년 주주서한의 표를 보면 S&P 500은 2009년 배당을 합쳐 26.5% 올랐음.)
  21. 시장이 어지러운 덕에 회사와 증권을 사는 데는 순풍이 불었다고 함.
  22. 투자에서 비관은 친구이고 환희는 적이라는 것임.
  23. 버핏은 들고 있는 주식과 채권 값이 떨어져도 더 살 돈만 있으면 오히려 반긴다며 벤저민 그레이엄에게서 배운 말을 다시 옮겼음.
  24. "가격은 당신이 내는 것이고 가치는 당신이 얻는 것이다"라는 말임.
  25. 버핏은 사들인 회사를 함부로 팔지 않는 걸 버크셔의 강점으로 꼽았음.
  26. 경쟁자들에게 인수한 회사는 그저 '상품'이라고 함.
  27. 계약서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출구 전략'부터 생각한다는 것임.
  28. 이런 회사들은 예전에 '차입 매수(LBO) 회사'로 불렸음.
  29. 그 이름이 평판을 잃자 말을 바꿔 사실을 가리는 조지 오웰 소설 속 정부처럼 이름만 '사모펀드(프라이빗 에퀴티)'로 바꿨다고 함.
  30. 이름에 '에퀴티(자기자본)'가 붙었지만 실제로는 산 회사의 자기자본을 크게 줄이고 빚을 쌓으니 사실과 거꾸로 된 이름이라는 게 버핏의 주장임.
  31. 그런데도 빚더미에 몰린 회사에 사모펀드들은 돈을 더 넣어 주지 않고 남은 돈을 아주 '프라이빗'하게 지키고 있다고 비꼼.
  32. 자동차 보험 회사 가이코는 미국 3위가 됐음.
  33. 1995년 버크셔가 경영권을 살 때는 7위였음. 비슷한 글 워런 버핏 1995년 주주서한 (버크셔 해서웨이)
  34. 돈을 아끼려는 운전자들이 몰려 2009년 1월 새 가입자가 사상 최고를 찍자 버핏은 자신과 CEO 토니 나이슬리가 사방에 물 곳이 널린 누드촌에 들어간 굶주린 모기 두 마리 같다고 적었음.
  35. 이 편지에서 버핏이 가장 길게 쓴 건 조립식 주택 회사 클레이턴의 주택담보대출 이야기임. 비슷한 글 워런 버핏 2003년 주주서한 (버크셔 해서웨이)
  36. 버핏은 1997~2000년 조립식 주택 업계의 판매를 "빌리지 말았어야 할 사람에게 빌려주지 말았어야 할 사람이 돈을 빌려준 일"로 요약했음.
  37. 계약금을 제대로 받지 않는 일이 흔했고 대출이 나가면 수수료 3,000달러를 받는 영업사원이 "제 눈엔 2,000달러짜리 고양이로 보이네요"라며 고양이를 계약금으로 쳐 주는 속임수까지 있었다고 함.
  38. 이 사태는 훨씬 큰 일반 주택 시장에 보내는 경고였어야 했다고 함.
  39. 그런데 투자자도 정부도 신용평가사도 아무것도 배우지 않았음.
  40. 2004~2007년 일반 주택에서 똑같은 실수가 되풀이됐음.
  41. 그런데 클레이턴의 대출자 198,888명은 주택 폭락 내내 정상적으로 돈을 갚았음.
  42. 신용점수 중간값은 644로 전국 중간값 723보다 낮았음.
  43. 그런데도 연체율은 3.6%로 2006년의 2.9%에서 조금 오르는 데 그쳤음.
  44. 대출자들은 바라는 소득이 아니라 실제 소득에 비춰 다달이 낼 돈을 감당할 수 있는지 따져 보고 빌렸음.
  45. 저축으로 계약금을 제대로 낸 사람은 집값이 떨어졌다고 사는 집을 버리고 떠나지 않는다는 게 버핏의 설명임.
  46. 사람들이 집을 떠나는 건 다달이 낼 돈을 못 낼 때라고 함.
  47. 그래서 버핏이 내놓은 교훈은 두 가지임.
  48. 집을 살 때는 진짜 계약금을 최소 10% 내야 함.
  49. 다달이 낼 돈은 소득으로 편히 감당할 수 있어야 함.
  50. 사람들을 집에 들이는 것보다 집에 계속 살게 하는 걸 목표로 삼아야 한다는 것임.
  51. 그런데 위기 속에 클레이턴의 대출 자금을 대는 버크셔는 미국에 7곳뿐인 AAA 회사인데도 정부 보증을 받는 부실한 경쟁자들보다 훨씬 비싸게 돈을 빌려야 했음.
  52. 버핏은 지금은 정부 보증이 없는 지브롤터 바위처럼 튼튼한 회사보다 정부 보증을 받는 금융 불구자가 훨씬 낫다고 꼬집었음. (2014년 주주서한에서 버핏은 업계 돈줄이 마른 2008~2009년에도 클레이턴이 버크셔를 등에 업고 대출을 이어 갔다고 적었음.)
  53. 2008년 초 버크셔는 지방정부가 발행하는 면세 채권을 보증하는 보험 회사를 새로 세웠음.
  54. 기존 채권 보증 회사들은 경쟁으로 보험료가 떨어지자 점점 위험한 주택담보대출 증권까지 보증하다 무너졌음.
  55. 처음엔 안전한 면세 채권만 보증하다 조금씩 위험한 쪽으로 흘러간 이 일을 버핏은 "나는 백설공주였지만 떠내려갔다"는 배우 메이 웨스트의 말로 요약했음.
  56. 과거 데이터를 돌려 맞춘 '백테스트' 모델도 금융에서 흔한 오류라고 함.
  57. 과거 재무 자료만 찾아보면 미래를 알 수 있다면 포브스 400대 부자는 모두 도서관 사서였을 거라고 함.
  58. 주택담보대출 증권의 엄청난 손실도 집값이 완만히 오르던 시절의 손실 기록을 잣대로 삼은 모델에서 나왔음.
  59. 버핏의 조언은 "공식을 든 괴짜를 조심하라"임.
  60. 그해 버핏 자신의 실수도 적었음.
  61. 멍거나 누구의 권유도 없이 유가가 꼭대기일 때 코노코필립스 주식을 많이 샀음.
  62. 이 나쁜 타이밍이 버크셔에 수십억 달러의 손해를 끼쳤음.
  63. 싸 보이던 아일랜드 은행 두 곳에 2억 4,400만 달러를 넣었다가 연말에 89%를 잃은 것도 있었음.
  64. 좋은 쪽으로는 리글리와 골드만삭스와 GE가 발행한 증권에 145억 달러를 넣었음.
  65. 높은 이자를 받으면서 덤으로 주식을 살 권리까지 얻은 투자였음. (2011년 주주서한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와 GE는 그해 스위스리와 함께 모두 128억 달러를 내고 버크셔가 든 증권을 되사 갔음.)
  66. 이 돈을 대려고 버핏은 계속 갖고 싶었던 존슨앤존슨과 P&G 주식 일부를 팔았음.
  67. 내일 갚을 돈을 낯선 사람의 친절에 기대지 않으려고 현금을 늘 넉넉히 들고 있겠다는 것임.
  68. 그리고 더 벌 기회와 하룻밤 잠을 바꾸지 않겠다고 했음.
  69. 1990년대 말 인터넷 거품과 2000년대 초 주택 거품에 이어 2008년 말의 미국 국채 거품도 그만큼 놀라운 일로 기록될 거라고 함.
  70. 이자가 거의 없는 현금이나 장기 국채를 계속 붙들고 있는 건 오래 가면 끔찍한 방침이라는 것임.
  71. 사람들은 "현금이 왕"이라는 말에 안심하고 있었음.
  72. 하지만 그 현금은 거의 아무것도 벌지 못하고 구매력도 갈수록 줄어든다고 함.
  73. 박수를 받는 투자 활동을 조심하라는 말도 남겼음.
  74. 칭찬은 뇌를 마취시켜 새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게 한다는 것임.
  75. 위대한 결정 앞에서 사람들은 대개 하품을 한다고 함.
  76. 버핏은 파생상품이 위험하다고 단언했음.
  77. 금융 시스템의 빚과 위험을 크게 늘렸다는 것임.
  78. 버크셔도 1998년 제너럴 리를 샀을 때 거래 상대 884곳과 맺은 파생상품 계약 23,218건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고 함. 비슷한 글 워런 버핏 1998년 주주서한 (버크셔 해서웨이)
  79. 서두를 일도 없고 시장도 평온했는데 거의 다 정리하는 데 5년이 걸렸음.
  80. 그사이 4억 달러 넘게 잃었음.
  81. 파생상품의 진짜 문제는 결제가 몇 년에서 몇십 년씩 미뤄진다는 데 있다고 함.
  82. 그동안 큰 금융회사끼리 서로에게 갚을 돈이 거미줄처럼 얽힌다는 것임.
  83. 버핏은 이를 성병을 피하려는 사람의 처지에 빗댐.
  84. 내가 누구와 자는지뿐 아니라 그 사람이 누구와 자는지도 문제라는 것임.
  85. 버핏은 이 위험을 2002년 서한에서 이미 시한폭탄이라고 불렀음. 비슷한 글 워런 버핏 2002년 주주서한 (버크셔 해서웨이)
  86. 그런데도 버크셔는 파생상품 계약 251건을 갖고 있었음.
  87. 가장 큰 건 15~20년 뒤 만기에 주가지수가 계약 때보다 낮으면 차액을 물어 주는 '주가지수 풋옵션'이었음. 비슷한 글 워런 버핏 2007년 주주서한 (버크셔 해서웨이)
  88. 버크셔가 이런 계약으로 받은 보험료는 49억 달러였음.
  89. 아직 한 푼도 물어 준 건 없지만 버크셔는 이 계약을 옵션 가격 공식인 '블랙숄스'로 평가해 장부에 올렸음.
  90. 그 결과 연말 장부에는 51억 달러의 평가 손실이 잡혔음. (2022년 버크셔 연차보고서에는 이 계약들이 거의 다 만기가 지났고 앞으로 손실 위험은 미미하다고 적혔음.)
  91. 버핏은 이 공식이 긴 계약에는 터무니없는 값을 낸다며 100년짜리 계약을 예로 들었음.
  92. 2008년 말 S&P 500은 903이었음.
  93. 100년 뒤 이 지수가 903보다 낮으면 차액을 물어 주는 10억 달러짜리 계약을 판다고 해 봄.
  94. 블랙숄스 공식이 정하는 '적정' 보험료는 250만 달러임.
  95. 버핏은 100년 뒤 지수가 지금보다 낮을 확률이 1%보다 훨씬 작다고 봤음.
  96. 원문의 가정대로 그 확률을 넉넉히 1%로 잡고 떨어진다면 50% 떨어진다고 보면 기대 손실은 500만 달러임.
  97. 그러면 받은 250만 달러를 연 0.7% 복리로만 굴려도 100년 뒤 이 손실을 메울 수 있음.
  98. 100년 동안 연 0.7%에 돈을 빌릴 수 있다면 빌리겠느냐는 게 버핏의 물음임.

✍️ 편집자 덧붙임 (2026.10 확인)

  1. 2008년 버크셔 A주는 2007년 말 141,600달러에서 2008년 말 96,600달러로 31.8% 떨어졌음.
  2. 같은 해 코스피는 1,897.13에서 1,124.47로 40.7% 떨어졌음.
  3. 2008년 말부터 2026년 10월 2일까지 버크셔 A주는 754,790달러로 약 7.8배가 됐음.
  4. 같은 기간 코스피는 7,003.74로 약 6.2배가 됐음.
  5. 2009년 주주서한에서 버핏은 그때 회사채와 지방채가 국채보다 터무니없이 쌌는데 훨씬 더 샀어야 했다고 적었음.
  6. 금이 비처럼 쏟아질 때는 골무 말고 양동이를 내밀라는 말을 그때 남겼음.
  7. 2009년 버크셔가 가장 많이 판 종목에는 본문에서 실수로 꼽은 코노코필립스가 들어 있었음.
  8. 버핏의 주택 교훈을 한국 돈으로 다시 셈해 봄.
  9. 5억 원짜리 집을 사며 계약금으로 10%인 5,000만 원을 저축에서 낸다고 가정함.
  10. 남은 4억 5,000만 원을 30년 동안 연 4%로 빌려 원리금을 똑같이 나눠 갚으면 다달이 약 215만 원을 내야 함.
  11. 집값이 오르든 내리든 이 돈을 실제 소득으로 편히 낼 수 있는지가 버핏이 말한 기준임.

🍿 여담

  1. 본문의 "공식을 든 괴짜를 조심하라"는 영어로 "Beware of geeks bearing formulas"임.
  2. 트로이 목마 이야기에서 나온 격언 "선물을 든 그리스인을 조심하라(Beware of Greeks bearing gifts)"와 소리를 맞춘 말장난임.
  3. 버핏은 주주총회 질의응답 중에 자리를 뜨려면 멍거가 말할 때 나가 달라고 하면서 나가는 가장 좋은 까닭은 옆 전시장에서 버크셔 자회사 물건을 사는 것이라고 했음.
  4. 그 전시장 매출이 시원찮으면 출구를 잠가 버리겠다는 '친절한 경고'도 붙였음.
  5. 주총 주간 일요일에 주주만 받는 오마하 스테이크집 고라츠에서는 앞선 해 사흘 동안 저녁 2,448인분이 나갔고 그 가운데 702개가 버핏이 '아는 사람이 고르는 메뉴'라고 한 티본스테이크였음.
  6. 그러니 올해는 푸아그라를 시켜 자신을 창피하게 하지 말아 달라고 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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