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 3개 칸
수수료가 거의 없는 인덱스펀드가 헤지펀드를 이긴 10년 내기의 결말과, 투자에서 진짜 위험이 무엇인지가 알맹이임.
- 2017년 버크셔의 순자산은 653억 달러 늘었고 주당 장부가치는 23% 올랐음.
- 지금의 경영진이 맡은 53년 동안 주당 장부가치는 19달러에서 21만 1,750달러가 됐고 해마다 19.1%씩 불어난 셈임.
- 그런데 2017년에는 늘어난 돈의 큰 몫이 버크셔가 해낸 일에서 나오지 않았음.
- 653억 달러 가운데 사업에서 나온 건 360억 달러였고 나머지 290억 달러는 그해 12월 미국 의회가 세법을 고치면서 생겼음.
- 버핏은 사업 이야기에 앞서 새 회계 규칙부터 경고했음.
- 앞으로는 들고 있는 주식을 팔지 않았어도 오르내린 값을 모두 순이익에 넣어야 한다는 규칙임.
- 버크셔가 가진 상장 주식은 1,700억 달러어치라 한 분기에만 100억 달러 넘게 오르내릴 수 있으니 순이익 숫자는 분석에 쓸모가 없어질 거라고 했음.
- 버핏과 오랜 동업자 찰리 멍거가 가장 중요하게 보는 건 일시적인 것을 걷어 낸 주당 이익 창출력이 얼마나 늘었느냐임. 비슷한 글 찰리 멍거(Charlie Munger) 버크셔 해서웨이 50주년 편지 (2014년 연차보고서)
- 2017년에는 인수할 만한 회사를 찾아도 값에 걸려 거의 모든 거래가 무산됐음.
- 괜찮지만 대단하지는 않은 회사들의 값이 사상 최고였고 낙관적인 매수자들에게 값은 거의 상관없어 보였다고 함.
- 왜 이렇게 사들이는지를 두고 버핏은 CEO 자리에는 원래 '할 수 있다'는 사람이 앉으니 그런 CEO에게 인수를 권하는 건 사춘기 자녀에게 연애를 꼭 하라고 부추기는 것과 같다고 했음.
- 일단 CEO가 거래에 목마르면 그 인수를 정당화하는 전망은 얼마든지 나온다고 함.
- 부하 직원은 회사가 커지면 늘어날 자리와 보수를 떠올리며 환호하고 큰 수수료를 노리는 투자은행가도 박수를 치니 버핏은 이발사에게 머리 깎을 때가 됐냐고 묻지 말라고 했음.
- 인수 대상의 과거 실적이 모자라면 큰 '시너지'가 예측된다며 버핏은 스프레드시트는 결코 실망시키지 않는다고 비꼬았음.
- 2017년에는 아주 싼 빚까지 넘쳐서 비싸게 사도 빚으로 사면 주당 이익이 대개 늘어났음.
- 버크셔는 인수를 빚 없이 자기 돈으로만 산다고 놓고 따지며 시너지는 셈에 넣지 않음.
- 빚을 꺼린 탓에 수익률은 낮아졌지만 버핏은 자기와 멍거가 잠을 잘 잔다고 했음.
- 가진 것과 꼭 필요한 것을 걸고 필요하지도 않은 것을 얻으려는 건 미친 짓이라는 게 둘의 생각임.
- 남들이 신중하지 않게 굴수록 우리는 더 신중해야 한다는 게 버크셔의 단순한 지침이라고 함.
- 그해 기존 회사에 붙이지 않고 따로 사들인 건 미국 최대 고속도로 휴게소 체인 파일럿 플라잉 J의 지분 38.6%뿐이었음.
- 60년 전 '빅 짐' 해슬럼이 주유소 하나로 시작한 회사로 한 해 매출이 약 200억 달러임.
- 버크셔는 2023년에 지분을 80%로 늘리기로 계약했음. (2025년 서한에서 그레그 에이블은 2017년에 처음 투자했지만 계약 때문에 2023년에야 경영을 맡을 수 있었다며 그런 실수는 다시 없을 거라고 적었음.)
- 항공기 부품 회사 프리시전 캐스트파츠가 독일 회사를 산 일은 자기가 제조업을 잘 모른다며 설명을 건너뛰었음.
- 대신 경영자 마크 도네건이 뛰어나다며 때로는 물건보다 사람에게 거는 게 더 확실하다고 했음.
- 버크셔 성장의 엔진은 51년 동안 손해보험이었음.
- 보험료는 먼저 받고 보험금은 나중에 주는 사이 손에 쥐고 굴리는 남의 돈을 플로트라고 함. 비슷한 글 워런 버핏 2015년 주주서한 (버크셔 해서웨이)
- 버크셔의 플로트는 1970년 3,900만 달러에서 2017년 1,145억 달러가 됐음.
- 2017년에는 AIG가 이미 입은 장기 손실을 최대 200억 달러까지 넘겨받는 계약 하나로 보험료 102억 달러를 받았는데 세계 기록이라고 함.
- 손해보험의 플로트는 은행 예금이나 해지할 수 있는 생명보험과 달리 한꺼번에 빼 갈 수 없어서 금융 위기에도 뱅크런 같은 일이 생기지 않음.
- 버핏과 멍거는 낯선 사람의 친절은 물론 자기도 돈줄이 막혔을 수 있는 친구의 친절에도 기대지 않겠다며 2008~2009년 위기 때 은행 대출 대신 국채를 잔뜩 갖고 있어서 좋았다고 했음.
- 플로트의 그늘은 위험이고 2017년 9월 허리케인 세 개가 텍사스와 플로리다와 푸에르토리코를 덮쳤음.
- 버핏은 업계의 보험 손실을 1,000억 달러쯤으로 보고 버크셔의 손실을 세후 약 20억 달러로 어림했음.
- 이 손실은 버크셔 순자산의 1%도 안 됐지만 다른 재보험사 중에는 순자산의 7~15% 넘게 잃은 곳이 많았음.
- 버핏은 보험 손실 4,000억 달러가 넘는 초대형 재해가 한 해에 일어날 확률을 약 2%로 봤음.
- 그때 버크셔의 몫은 120억 달러쯤으로 보험 밖 사업이 한 해에 버는 돈보다 훨씬 적지만 손해보험 업계의 상당수는 문을 닫을 거라고 함.
- 2017년 전까지 14년 연속 보험 영업에서 세전 283억 달러를 벌었지만 그해에는 세전 32억 달러를 잃어 이따금 손실이 날 거라던 경고가 현실이 됐음.
- 보험은 영업 비밀도 특허도 목 좋은 자리도 없는 사업이라 두뇌와 자본이 전부이며 두뇌는 경영자들이 대고 자본은 버크셔가 댄다고 함.
- 보험을 뺀 사업들은 2017년 세전 200억 달러를 벌었고 그 44%가 철도 BNSF와 버크셔 해서웨이 에너지에서 나왔음.
- 이 사업들의 감가상각비는 76억 달러였는데 설비 투자는 115억 달러였고 투자의 90% 가까이가 미국에 쓰였음.
- 연말 현금과 미국 국채는 1,160억 달러로 한 해 전 864억 달러보다 불었는데 버핏은 이자를 거의 못 버는 이 돈을 큰 인수에 쓰고 싶어 했음.
- 버핏과 멍거는 버크셔가 가진 주식을 차트나 목표 주가나 평론가의 말에 따라 사고파는 종목 코드가 아니라 사업의 일부로 봄.
- 2017년 말 버크셔는 웰스파고 약 293억 달러, 애플 약 282억 달러, 뱅크오브아메리카 약 207억 달러어치 등을 갖고 있었음.
- 그해 받은 배당은 37억 달러였지만 투자한 회사들이 나눠 주지 않고 남긴 이익이 결국 그만한 주가 차익으로 돌아온다는 게 버핏의 믿음임.
- 다만 짧게는 이 연결이 보이지 않으며 벤저민 그레이엄의 말대로 시장은 짧게 보면 투표 기계지만 길게 보면 저울이 된다고 함.
- 버크셔 주가도 53년 동안 가치를 꾸준히 쌓았지만 네 번 크게 떨어졌음.
- 1973~1975년에 59.1%, 1987년 10월에 37.1%, 1998~2000년에 48.9%, 2008~2009년에 50.7%였음.
- 버핏은 이 표가 빚을 내 주식을 사지 말라는 가장 강한 논거라고 했음.
- 짧은 기간에 주가가 얼마나 떨어질지 알 수 없고 빚이 적어도 무서운 헤드라인에 마음이 흔들리면 좋은 결정을 못 한다는 것임.
- 앞으로 53년에도 이런 하락이 오겠지만 언제인지는 아무도 모르며 신호등이 노란불 없이 초록불에서 빨간불로 바뀔 수 있다고 함.
- 그래도 큰 하락은 빚에 묶이지 않은 사람에게 엄청난 기회라며 모두가 이성을 잃을 때 침착하고 기다리며 지치지 않으면 세상이 네 것이라는 키플링의 시 '만약에'를 인용했음.
- 2007년 12월 19일 걸었던 10년 내기도 끝났음. 비슷한 글 워런 버핏 2007년 주주서한 (버크셔 해서웨이)
- 수수료가 거의 없는 S&P 500 인덱스펀드가 대부분의 투자 전문가보다 낫다는 걸 알리려고 건 내기였음.
- 상대인 프로테제 파트너스는 헤지펀드에 나눠 투자하는 펀드 다섯 개를 골랐고 그 안에 헤지펀드가 200개 넘게 들어 있었음.
- 이 펀드들은 해마다 자산의 평균 약 2.5%를 고정 수수료로 받아서 투자자가 돈을 잃어도 운용자는 부자가 될 수 있었음.
- 10년 동안 인덱스펀드는 125.8%, 해마다 8.5%를 벌었고 다섯 펀드는 해마다 0.3~6.5%에 그쳤음.
- 다섯 펀드는 2008년에는 모두 인덱스펀드를 이겼지만 그 뒤 9년 동안은 묶어서 보면 해마다 졌음.
- 시장은 그 10년 동안 전문가들이 예상했을 만큼 평범하게 움직였는데도 많은 투자자에게는 잃어버린 10년이었다며 버핏은 성과는 왔다 가지만 수수료는 흔들리지 않는다고 정리했음.
- 내기 상금 100만 달러는 원래 두 사람이 각자 31만 8,250달러로 10년 뒤 50만 달러를 주는 미국 무이자 국채를 사서 마련하기로 했었음.
- 그런데 2012년 11월 이 국채값이 액면가의 95.7%까지 올라 남은 5년 동안의 수익률이 연 0.88%로 떨어졌고 그때 S&P 500의 배당 수익률만 연 2.5%였음.
- 둘은 국채를 팔아 버크셔 B주 1만 1,200주를 샀고 상금을 받을 오마하의 소녀 지원 단체 걸스 아이엔씨는 처음 바랐던 100만 달러 대신 222만 2,279달러를 받았음.
- 버핏은 투자란 나중에 더 쓰려고 지금 덜 쓰는 일이고 위험은 그 목표를 이루지 못할 가능성이라고 했음.
- 이 잣대로 보면 2012년의 '무위험' 장기 국채는 주식보다 훨씬 위험했다는 것임.
- 하루나 1년으로 보면 주식이 단기 국채보다 훨씬 위험하지만 기간이 길어질수록 적당한 값에 산 여러 미국 주식이 채권보다 덜 위험해진다고 함.
- 그래서 연기금이나 대학 기금이나 저축하는 개인이 채권과 주식의 비율로 위험을 재는 건 끔찍한 실수라고 했음.
- 마지막 교훈은 크고 쉬운 결정을 지키고 부산을 떨지 말라는 것임.
- 200명 넘는 헤지펀드 운용자가 수만 번 사고파는 동안 버핏 쪽은 10년에 딱 한 번, 더 오를 수 없는 이익의 100배 넘는 값(95.7÷0.88)에 국채를 팔고 버크셔로 옮겼는데 버핏은 이를 유치원 수준의 분석이라고 불렀음.
- 편지 끝에서 버핏은 가장 좋은 소식을 남겨 뒀다며 2018년 초 아지트 자인과 그레그 에이블이 이사회 부회장이 됐다고 알렸음.
- 자인은 보험을, 에이블은 나머지 사업을 맡고 버핏과 멍거는 투자와 자본 배분에 집중하기로 했음. (실제로 에이블은 2026년 1월 1일 버크셔의 CEO가 됐음.)
✍️ 편집자 덧붙임 (2026.10 확인)
- 2017년 버크셔 주가는 21.9% 올랐고 S&P 500은 배당을 합쳐 21.8% 올랐음.
- 같은 해 한국 코스피는 2016년 마지막 거래일 2,026.46에서 2017년 마지막 거래일 2,467.49로 약 21.8% 올랐음.
- 2017년 12월 29일 버크셔 A주 종가는 29만 7,600달러였음.
- 2026년 10월 2일 종가는 75만 4,790달러로 약 2.5배가 됐음.
- 같은 기간 코스피는 2,467.49에서 7,003.74로 약 2.8배가 됐음.
- 2017년 말 1,145억 달러이던 플로트는 2025년 말 1,760억 달러가 됐음.
- 큰 인수에 쓰고 싶다던 현금과 미국 국채 1,160억 달러는 2025년 서한을 쓸 무렵 3,700억 달러를 넘었음.
- 2017년 말 지분 3.3%, 원가 209억 6,100만 달러이던 애플은 2025년 말 지분 1.6%, 원가 62억 5,500만 달러로 줄었음.
- 그래도 2025년 말 시가는 619억 6,200만 달러로 2025년 서한의 핵심 보유 종목 표에서 가장 컸음.
- 2017년 말 표에 있던 웰스파고와 뱅크오브아메리카는 2025년 서한의 핵심 보유 종목 표에 없었음.
- 내기 대목의 국채와 버크셔 셈을 한국 돈으로 다시 해 봄.
- 1억 원을 5년 동안 연 0.88%로 굴리면 약 1억 450만 원이 되고 버핏이 어림한 연 8%로 굴린다고 가정하면 약 1억 4,690만 원이 됨.
🍿 여담
- 그해 산 고속도로 휴게소 체인 파일럿 플라잉 J를 소개하며 버핏은 고속도로를 달리다 들르라고 했음.
- 기름도 팔고 음식도 맛있고 긴 하루를 보냈다면 샤워기가 5,200개 있다는 것임.
- 주총장 서점 이야기에서 버핏은 버크셔 주주가 책 장수의 꿈이라고 했음.
- 멍거의 어록을 엮은 책 『가난한 찰리의 연감』이 처음 나왔을 때 주총장에서 3,500권이 팔렸는데 한 권 무게가 4.85파운드라 주주들이 그날 멍거의 지혜를 약 8.5톤 들고 나갔다고 셈했음.
- 주총 일요일에는 2012년 올림픽 미국 탁구 대표였던 친구 에리얼 싱이 주주들과 탁구를 쳤는데 버핏은 그가 아홉 살 때 처음 만났을 때도 한 점도 못 땄다고 털어놓았음.
- 지난해 빌 게이츠가 꽤 잘 쳤으니 또 도전할지 모른다며 버핏은 에리얼 쪽에 걸라고 조언했음.
- 2015년 3만 400쪽이던 본사의 연방 법인세 신고서는 이 편지에서 3만 2,700쪽이 됐음. 비슷한 글 워런 버핏 2015년 주주서한 (버크셔 해서웨이)
- 그 신고서를 내는 본사 직원들은 버핏의 점심으로 햄버거와 감자튀김도 사다 주는데 버핏은 물론 하인즈 케첩을 듬뿍 뿌린다고 적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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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 장부가치 성적표와의 작별, 버크셔를 이루는 다섯 숲, 법인세 인하가 돌려준 'AA주', 11살에 산 주식 세 주로 본 미국의 순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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