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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자산이든 값을 매기는 단 하나의 공식과, 거품이 낀 시장을 언제 끝날지 모르는 무도회에 빗댄 경고를 풀어 쓴 편지임.
- 2000년 버크셔의 주당 장부가치는 6.5% 늘었음.
- 같은 해 S&P 500은 배당을 합쳐도 9.1% 떨어졌음.
- 그해 버크셔는 회사 8곳을 사들이거나 사기로 했고 모두 합쳐 약 80억 달러를 썼음.
- 97%를 현금으로 냈고 빚은 지지 않았으며 주식 수는 0.33%만 늘었음.
- 버핏은 21세기를 맞아 벽돌·카펫·단열재·페인트 같은 첨단 산업에 뛰어들었다며 너무 흥분하지 말라고 적었음.
- 기술주 열풍이 막 꺼지던 때에 굴뚝 산업만 골라 산 걸 비꼰 농담임.
- 사들인 회사는 대개 전화 한 통이나 팩스 한 장에서 시작했음.
- 1999년 11월 23일 버핏은 10년 동안 연락이 없던 비행기 중개인에게서 팩스 한 장을 받았음.
- 사무용 가구 대여 회사 코트의 인수가 무산됐다는 신문 기사를 붙인 팩스였음.
- 버핏은 그날 바로 공시 자료를 뽑아 읽었고 엿새 뒤 CEO를 만나 약 3억 8,600만 달러에 샀음.
- 2000년 5월 4일에는 모르는 사람이 이름을 밝히지 않은 회사를 함께 사자는 팩스를 보내왔음.
- 버핏은 남과 같이 투자하지는 않지만 정보를 주면 수수료를 주겠다고 답했음.
- 그 회사가 카우보이 부츠와 벽돌을 만드는 저스틴 인더스트리였고 버크셔는 5억 7,000만 달러를 현금으로 냈음.
- 텍사스 사람들에게 벽돌 브랜드를 물으면 75%가 저스틴의 애크미를 꼽는다고 함.
- 버핏은 사기 전까지 벽돌 브랜드를 하나도 몰랐다며 독자에게도 아는 게 있었느냐고 물었음.
- 그러면서 인터넷으로 장사하는 가이코에 벽돌 회사까지 갖췄으니 버크셔가 진짜 '클릭 앤 브릭' 회사라며 실리콘밸리가 진땀 좀 흘릴 거라고 했음.
- 세계 최대 카펫 회사 쇼 인더스트리는 석면 보험 문의에서 시작됐음.
- 쇼는 석면 소송 부담이 큰 회사와 합치려 했고 버크셔에 앞으로 나올 석면 비용을 모두 대 주는 보험을 원했음.
- 버핏은 아무리 큰 보험도 쓸 수 있지만 한도가 없는 보험은 절대 팔지 않는다고 답했음.
- 그 합병은 무산됐지만 버핏은 쇼에 관심이 생겨 몇 달 뒤 87.3%를 샀음.
- 버핏은 이제 사람들이 우리를 밟고 다녀도 괜찮다고 적었음.
- 페인트 회사 벤저민 무어는 처음 만난 자리에서 현금 10억 달러를 불렀음.
- 단열재 회사 존스 맨빌은 석면 피해자 신탁이 팔려던 거래가 금요일에 무산되자 버핏과 멍거가 월요일에 전화해 약 18억 달러에 사기로 했음.
- 매물이 이렇게 몰린 까닭으로 버핏은 두 가지를 꼽았음.
- 하나는 많은 주인들이 곧 사업이 꺾일 거라고 봤다는 것임.
- 다른 하나는 정크본드 시장이 말라 빚을 내 회사를 사는 사모펀드들이 돈을 빌리기 어려워졌다는 것임.
- 버크셔는 빚 없이 제 돈으로 사니 계산이 바뀌지 않았고 그만큼 경쟁에서 유리해졌다는 설명임.
- 버핏은 회사를 누구에게 넘길지 신경 쓰는 주인을 좋아한다고 함.
- 회사를 사랑하는 주인이 키운 회사에는 정직한 회계와 제품에 대한 자부심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임.
- 렘브란트 같은 걸작을 그린 화가라면 경매에 넘기지 말고 자기 그림이 영원히 걸릴 곳을 직접 골라야 한다고 적었음.
- 이 편지에서 가장 유명한 대목은 이솝 이야기임.
- 버핏은 기원전 600년 무렵 이솝이 투자 공식을 이미 내놨다고 함.
- "손안의 새 한 마리가 덤불 속 새 두 마리보다 낫다"는 것임.
- 이 공식을 쓰려면 세 가지만 답하면 된다고 함.
- 덤불 속에 정말 새가 있는지 얼마나 확신하는지와 새가 언제 몇 마리 나올지와 무위험 금리가 얼마인지임.
- 새는 물론 달러로 바꿔 생각하면 됨.
- 이 공식은 농장에도 채권에도 주식에도 복권에도 공장에도 똑같이 쓰이고 증기기관도 전기도 자동차도 인터넷도 바꾸지 못한다는 것임.
- 배당수익률이나 PER이나 성장률은 돈이 언제 얼마나 들어오는지 알려 주는 단서일 뿐이라고 함.
- 성장도 처음에 넣는 돈이 나중에 버는 돈보다 크면 오히려 가치를 깎는다고 함.
- 그래서 '성장주'와 '가치주'를 맞서는 투자법처럼 말하는 사람은 아는 게 없다는 걸 드러낼 뿐이라고 꼬집음.
- 버핏은 거품을 신데렐라에 빗댐.
- 쉽게 번 돈만큼 이성을 마비시키는 건 없다고 함.
- 무도회에 너무 오래 머물면 마차가 호박이 되고 말이 쥐가 된다는 걸 다들 알고 있음.
- 그래서 모두 자정 몇 초 전에 빠져나갈 생각을 함.
- 문제는 그 무도회장의 시계에 바늘이 없다는 것임.
- 1999년 12월 한 설문에서 투자자들은 앞으로 10년 동안 해마다 평균 19%를 벌 거라고 답했음. (실제로 2009년 주주서한의 표로 셈하면 S&P 500은 2000~2009년 배당을 합쳐도 해마다 약 1%씩 줄었음.)
- 버핏은 평생 돈을 잃기만 하는 회사는 아무리 주가가 높아도 가치를 만든 게 아니라 깎은 것이라고 함.
- 실제로 일어난 건 대중의 주머니에서 그 회사를 띄운 사람들의 지갑으로 돈이 옮겨 간 일이라는 것임.
- 이런 거품 회사의 사업 모델은 행운의 편지였고 수수료에 굶주린 투자은행이 집배원 노릇을 했다고 함.
- 그리고 거품마다 바늘이 기다린다고 함.
- 거품이 터지면 투자자들은 오래된 교훈 두 가지를 다시 배운다고 함.
- 월가는 사람들이 사겠다는 건 뭐든 판다는 것과 투기는 가장 쉬워 보일 때 가장 위험하다는 것임.
- 그해 버핏 자신의 실수도 적었음.
- 1999년 편지에서 가이코 광고비를 늘리는 게 최고의 투자라고 했는데 틀렸다는 것임. 비슷한 글 워런 버핏 1999년 주주서한 (버크셔 해서웨이)
- 광고를 늘려도 문의가 그만큼 늘지 않았고 계약으로 이어지는 비율도 처음으로 떨어졌음.
- 버핏은 실수에 매달려 괴로워하는 건 실수지만 인정하고 따져 보는 건 쓸모 있다고 함.
- 그런데 대부분의 이사회는 실패한 결정을 솔직하게 되짚어 보지 않는다고 함.
- 회사의 실수에 대해서는 CEO들이 '동정녀 탄생'을 주장한다는 게 버핏의 표현임.
- 1993년 버크셔 주식을 주고 산 신발 회사 덱스터도 실수였다고 다시 인정하고 남은 영업권을 모두 비용으로 털어 냈음.
- 회계 이야기도 이어짐.
- 버핏과 멍거는 EBITDA라는 말만 보면 몸서리친다고 함.
- 설비투자 비용은 이빨 요정이 내 주는 줄 아느냐는 것임.
- 비행기 조종 시뮬레이터에 해마다 감가상각비만큼 돈을 써야 겨우 제자리라는 걸 보면 감가상각이 진짜 비용이라는 걸 안다고 함.
- CEO가 앞으로 해마다 이익을 15%씩 늘리겠다고 공언하는 것도 위험하다고 함.
- 2000년에 이익이 가장 많은 200개 회사 가운데 앞으로 20년 동안 주당 이익을 해마다 15%씩 늘릴 곳은 10개도 안 될 거라는 데 큰돈을 걸겠다고 했음.
- 숫자를 맞추려다 회계를 주무르기 시작하면 눈덩이처럼 커져 결국 사기가 된다는 것임.
- "펜 끝으로 훔친 돈이 총구로 훔친 돈보다 많다"는 말도 옮겼음.
- 그해 버크셔는 프레디맥과 패니메이 주식을 거의 다 팔았음.
- 끝으로 버핏은 50년 전 이야기를 꺼냄.
- 1951년 컬럼비아대에서 벤저민 그레이엄의 수업을 들었음.
- 그전 10년 동안 주식을 분석하고 사고팔기를 사랑했지만 성적은 평균을 넘지 못했다고 함.
- 1951년부터 성적이 좋아졌는데 식단을 바꾸거나 운동을 시작해서가 아니라고 함.
- 스승의 발치에서 보낸 몇 시간이 혼자 독창적이라고 믿으며 생각한 10년보다 훨씬 값졌다는 것임.
✍️ 편집자 덧붙임 (2026.10 확인)
- 그해 버크셔가 거의 다 판 프레디맥에서는 2003년 6월 CEO와 CFO가 불명예스럽게 물러났음.
- 2008년 주주서한에서 버핏은 프레디맥과 패니메이가 여러 해 동안 이익을 크게 부풀렸는데 이 둘만 감독하던 기관도 이를 놓쳤다고 적었음.
- 이 편지가 나온 2001년 2월 한국 코스피는 2000년 한 해에만 절반 넘게 떨어진 뒤였음.
- 1999년 12월 28일 1,028.07이던 코스피는 2000년 마지막 거래일인 12월 26일 504.62였음.
- 2000년 12월 29일 버크셔 A주 종가는 71,000달러였음.
- 2026년 10월 2일 종가는 754,790달러로 약 11배가 됐음.
- 같은 기간 코스피는 504.62에서 7,003.74로 약 14배가 됐음.
- 이솝의 공식을 한국 돈으로 다시 셈해 봄.
- 5년 뒤 1억 원을 받을 수 있는 덤불이 있다고 해 봄.
- 정말 받을 확률을 80%로 보고 무위험 금리를 연 3%로 가정함.
- 그러면 이 덤불의 지금 값은 1억 원에 80%를 곱하고 5년치 이자로 나눈 약 6,900만 원임.
- 이보다 비싸게 사면 손안의 새를 너무 많이 내주는 셈임.
🍿 여담
- 1999년 주주서한에서 버핏은 마이너리그 시구에서 어니 뱅크스가 513호 홈런을 노린다고 예고했음. 비슷한 글 워런 버핏 1999년 주주서한 (버크셔 해서웨이)
- 실제 시구에서 버핏은 공 다섯 개를 던지고서야 스트라이크 비슷한 걸 하나 넣었음.
- 뱅크스는 그 공을 왼쪽으로 날카로운 직선타로 받아쳤음.
- 경기에서 내려온 버핏에게 기자들이 무슨 공을 던졌느냐고 물었음.
- 버핏은 명투수 워런 스판이 윌리 메이스에게 첫 홈런을 맞고 한 말로 답했음.
- "처음 60피트까지는 끝내주는 공이었다"는 것임.
- 투수판에서 홈까지가 60피트 6인치이니 마지막 몇 인치에서 맞았다는 농담임.
- 버핏은 자기 강속구가 시속이 아니라 '월속' 95마일로 찍힌 적이 있다고도 적었음.
- 주주총회에서는 카펫 회사 쇼의 사장이 멍거 얼굴을 넣은 가로세로 3×5피트짜리 러그를 만들어 팔기로 했음.
- 버핏은 안 팔려서 값을 깎으면 멍거가 창피를 넘어 굴욕을 당할 테니 주주들이 제 몫을 해 달라고 당부했음.
- 본사 직원은 그해 한 명 늘어 13.8명이 됐음.
- 멍거는 "작은 구멍이 큰 배를 가라앉힌다"는 벤저민 프랭클린의 말을 버핏에게 잊을 틈 없이 일러 준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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