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주2026-10-03투자해외 0 23
목차 · 3개 칸

어떤 자산이든 값을 매기는 단 하나의 공식과, 거품이 낀 시장을 언제 끝날지 모르는 무도회에 빗댄 경고를 풀어 쓴 편지임.

  1. 2000년 버크셔의 주당 장부가치는 6.5% 늘었음.
  2. 같은 해 S&P 500은 배당을 합쳐도 9.1% 떨어졌음.
  3. 그해 버크셔는 회사 8곳을 사들이거나 사기로 했고 모두 합쳐 약 80억 달러를 썼음.
  4. 97%를 현금으로 냈고 빚은 지지 않았으며 주식 수는 0.33%만 늘었음.
  5. 버핏은 21세기를 맞아 벽돌·카펫·단열재·페인트 같은 첨단 산업에 뛰어들었다며 너무 흥분하지 말라고 적었음.
  6. 기술주 열풍이 막 꺼지던 때에 굴뚝 산업만 골라 산 걸 비꼰 농담임.
  7. 사들인 회사는 대개 전화 한 통이나 팩스 한 장에서 시작했음.
  8. 1999년 11월 23일 버핏은 10년 동안 연락이 없던 비행기 중개인에게서 팩스 한 장을 받았음.
  9. 사무용 가구 대여 회사 코트의 인수가 무산됐다는 신문 기사를 붙인 팩스였음.
  10. 버핏은 그날 바로 공시 자료를 뽑아 읽었고 엿새 뒤 CEO를 만나 약 3억 8,600만 달러에 샀음.
  11. 2000년 5월 4일에는 모르는 사람이 이름을 밝히지 않은 회사를 함께 사자는 팩스를 보내왔음.
  12. 버핏은 남과 같이 투자하지는 않지만 정보를 주면 수수료를 주겠다고 답했음.
  13. 그 회사가 카우보이 부츠와 벽돌을 만드는 저스틴 인더스트리였고 버크셔는 5억 7,000만 달러를 현금으로 냈음.
  14. 텍사스 사람들에게 벽돌 브랜드를 물으면 75%가 저스틴의 애크미를 꼽는다고 함.
  15. 버핏은 사기 전까지 벽돌 브랜드를 하나도 몰랐다며 독자에게도 아는 게 있었느냐고 물었음.
  16. 그러면서 인터넷으로 장사하는 가이코에 벽돌 회사까지 갖췄으니 버크셔가 진짜 '클릭 앤 브릭' 회사라며 실리콘밸리가 진땀 좀 흘릴 거라고 했음.
  17. 세계 최대 카펫 회사 쇼 인더스트리는 석면 보험 문의에서 시작됐음.
  18. 쇼는 석면 소송 부담이 큰 회사와 합치려 했고 버크셔에 앞으로 나올 석면 비용을 모두 대 주는 보험을 원했음.
  19. 버핏은 아무리 큰 보험도 쓸 수 있지만 한도가 없는 보험은 절대 팔지 않는다고 답했음.
  20. 그 합병은 무산됐지만 버핏은 쇼에 관심이 생겨 몇 달 뒤 87.3%를 샀음.
  21. 버핏은 이제 사람들이 우리를 밟고 다녀도 괜찮다고 적었음.
  22. 페인트 회사 벤저민 무어는 처음 만난 자리에서 현금 10억 달러를 불렀음.
  23. 단열재 회사 존스 맨빌은 석면 피해자 신탁이 팔려던 거래가 금요일에 무산되자 버핏과 멍거가 월요일에 전화해 약 18억 달러에 사기로 했음.
  24. 매물이 이렇게 몰린 까닭으로 버핏은 두 가지를 꼽았음.
  25. 하나는 많은 주인들이 곧 사업이 꺾일 거라고 봤다는 것임.
  26. 다른 하나는 정크본드 시장이 말라 빚을 내 회사를 사는 사모펀드들이 돈을 빌리기 어려워졌다는 것임.
  27. 버크셔는 빚 없이 제 돈으로 사니 계산이 바뀌지 않았고 그만큼 경쟁에서 유리해졌다는 설명임.
  28. 버핏은 회사를 누구에게 넘길지 신경 쓰는 주인을 좋아한다고 함.
  29. 회사를 사랑하는 주인이 키운 회사에는 정직한 회계와 제품에 대한 자부심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임.
  30. 렘브란트 같은 걸작을 그린 화가라면 경매에 넘기지 말고 자기 그림이 영원히 걸릴 곳을 직접 골라야 한다고 적었음.
  31. 이 편지에서 가장 유명한 대목은 이솝 이야기임.
  32. 버핏은 기원전 600년 무렵 이솝이 투자 공식을 이미 내놨다고 함.
  33. "손안의 새 한 마리가 덤불 속 새 두 마리보다 낫다"는 것임.
  34. 이 공식을 쓰려면 세 가지만 답하면 된다고 함.
  35. 덤불 속에 정말 새가 있는지 얼마나 확신하는지와 새가 언제 몇 마리 나올지와 무위험 금리가 얼마인지임.
  36. 새는 물론 달러로 바꿔 생각하면 됨.
  37. 이 공식은 농장에도 채권에도 주식에도 복권에도 공장에도 똑같이 쓰이고 증기기관도 전기도 자동차도 인터넷도 바꾸지 못한다는 것임.
  38. 배당수익률이나 PER이나 성장률은 돈이 언제 얼마나 들어오는지 알려 주는 단서일 뿐이라고 함.
  39. 성장도 처음에 넣는 돈이 나중에 버는 돈보다 크면 오히려 가치를 깎는다고 함.
  40. 그래서 '성장주'와 '가치주'를 맞서는 투자법처럼 말하는 사람은 아는 게 없다는 걸 드러낼 뿐이라고 꼬집음.
  41. 버핏은 거품을 신데렐라에 빗댐.
  42. 쉽게 번 돈만큼 이성을 마비시키는 건 없다고 함.
  43. 무도회에 너무 오래 머물면 마차가 호박이 되고 말이 쥐가 된다는 걸 다들 알고 있음.
  44. 그래서 모두 자정 몇 초 전에 빠져나갈 생각을 함.
  45. 문제는 그 무도회장의 시계에 바늘이 없다는 것임.
  46. 1999년 12월 한 설문에서 투자자들은 앞으로 10년 동안 해마다 평균 19%를 벌 거라고 답했음. (실제로 2009년 주주서한의 표로 셈하면 S&P 500은 2000~2009년 배당을 합쳐도 해마다 약 1%씩 줄었음.)
  47. 버핏은 평생 돈을 잃기만 하는 회사는 아무리 주가가 높아도 가치를 만든 게 아니라 깎은 것이라고 함.
  48. 실제로 일어난 건 대중의 주머니에서 그 회사를 띄운 사람들의 지갑으로 돈이 옮겨 간 일이라는 것임.
  49. 이런 거품 회사의 사업 모델은 행운의 편지였고 수수료에 굶주린 투자은행이 집배원 노릇을 했다고 함.
  50. 그리고 거품마다 바늘이 기다린다고 함.
  51. 거품이 터지면 투자자들은 오래된 교훈 두 가지를 다시 배운다고 함.
  52. 월가는 사람들이 사겠다는 건 뭐든 판다는 것과 투기는 가장 쉬워 보일 때 가장 위험하다는 것임.
  53. 그해 버핏 자신의 실수도 적었음.
  54. 1999년 편지에서 가이코 광고비를 늘리는 게 최고의 투자라고 했는데 틀렸다는 것임. 비슷한 글 워런 버핏 1999년 주주서한 (버크셔 해서웨이)
  55. 광고를 늘려도 문의가 그만큼 늘지 않았고 계약으로 이어지는 비율도 처음으로 떨어졌음.
  56. 버핏은 실수에 매달려 괴로워하는 건 실수지만 인정하고 따져 보는 건 쓸모 있다고 함.
  57. 그런데 대부분의 이사회는 실패한 결정을 솔직하게 되짚어 보지 않는다고 함.
  58. 회사의 실수에 대해서는 CEO들이 '동정녀 탄생'을 주장한다는 게 버핏의 표현임.
  59. 1993년 버크셔 주식을 주고 산 신발 회사 덱스터도 실수였다고 다시 인정하고 남은 영업권을 모두 비용으로 털어 냈음.
  60. 회계 이야기도 이어짐.
  61. 버핏과 멍거는 EBITDA라는 말만 보면 몸서리친다고 함.
  62. 설비투자 비용은 이빨 요정이 내 주는 줄 아느냐는 것임.
  63. 비행기 조종 시뮬레이터에 해마다 감가상각비만큼 돈을 써야 겨우 제자리라는 걸 보면 감가상각이 진짜 비용이라는 걸 안다고 함.
  64. CEO가 앞으로 해마다 이익을 15%씩 늘리겠다고 공언하는 것도 위험하다고 함.
  65. 2000년에 이익이 가장 많은 200개 회사 가운데 앞으로 20년 동안 주당 이익을 해마다 15%씩 늘릴 곳은 10개도 안 될 거라는 데 큰돈을 걸겠다고 했음.
  66. 숫자를 맞추려다 회계를 주무르기 시작하면 눈덩이처럼 커져 결국 사기가 된다는 것임.
  67. "펜 끝으로 훔친 돈이 총구로 훔친 돈보다 많다"는 말도 옮겼음.
  68. 그해 버크셔는 프레디맥과 패니메이 주식을 거의 다 팔았음.
  69. 끝으로 버핏은 50년 전 이야기를 꺼냄.
  70. 1951년 컬럼비아대에서 벤저민 그레이엄의 수업을 들었음.
  71. 그전 10년 동안 주식을 분석하고 사고팔기를 사랑했지만 성적은 평균을 넘지 못했다고 함.
  72. 1951년부터 성적이 좋아졌는데 식단을 바꾸거나 운동을 시작해서가 아니라고 함.
  73. 스승의 발치에서 보낸 몇 시간이 혼자 독창적이라고 믿으며 생각한 10년보다 훨씬 값졌다는 것임.

✍️ 편집자 덧붙임 (2026.10 확인)

  1. 그해 버크셔가 거의 다 판 프레디맥에서는 2003년 6월 CEO와 CFO가 불명예스럽게 물러났음.
  2. 2008년 주주서한에서 버핏은 프레디맥과 패니메이가 여러 해 동안 이익을 크게 부풀렸는데 이 둘만 감독하던 기관도 이를 놓쳤다고 적었음.
  3. 이 편지가 나온 2001년 2월 한국 코스피는 2000년 한 해에만 절반 넘게 떨어진 뒤였음.
  4. 1999년 12월 28일 1,028.07이던 코스피는 2000년 마지막 거래일인 12월 26일 504.62였음.
  5. 2000년 12월 29일 버크셔 A주 종가는 71,000달러였음.
  6. 2026년 10월 2일 종가는 754,790달러로 약 11배가 됐음.
  7. 같은 기간 코스피는 504.62에서 7,003.74로 약 14배가 됐음.
  8. 이솝의 공식을 한국 돈으로 다시 셈해 봄.
  9. 5년 뒤 1억 원을 받을 수 있는 덤불이 있다고 해 봄.
  10. 정말 받을 확률을 80%로 보고 무위험 금리를 연 3%로 가정함.
  11. 그러면 이 덤불의 지금 값은 1억 원에 80%를 곱하고 5년치 이자로 나눈 약 6,900만 원임.
  12. 이보다 비싸게 사면 손안의 새를 너무 많이 내주는 셈임.

🍿 여담

  1. 1999년 주주서한에서 버핏은 마이너리그 시구에서 어니 뱅크스가 513호 홈런을 노린다고 예고했음. 비슷한 글 워런 버핏 1999년 주주서한 (버크셔 해서웨이)
  2. 실제 시구에서 버핏은 공 다섯 개를 던지고서야 스트라이크 비슷한 걸 하나 넣었음.
  3. 뱅크스는 그 공을 왼쪽으로 날카로운 직선타로 받아쳤음.
  4. 경기에서 내려온 버핏에게 기자들이 무슨 공을 던졌느냐고 물었음.
  5. 버핏은 명투수 워런 스판이 윌리 메이스에게 첫 홈런을 맞고 한 말로 답했음.
  6. "처음 60피트까지는 끝내주는 공이었다"는 것임.
  7. 투수판에서 홈까지가 60피트 6인치이니 마지막 몇 인치에서 맞았다는 농담임.
  8. 버핏은 자기 강속구가 시속이 아니라 '월속' 95마일로 찍힌 적이 있다고도 적었음.
  9. 주주총회에서는 카펫 회사 쇼의 사장이 멍거 얼굴을 넣은 가로세로 3×5피트짜리 러그를 만들어 팔기로 했음.
  10. 버핏은 안 팔려서 값을 깎으면 멍거가 창피를 넘어 굴욕을 당할 테니 주주들이 제 몫을 해 달라고 당부했음.
  11. 본사 직원은 그해 한 명 늘어 13.8명이 됐음.
  12. 멍거는 "작은 구멍이 큰 배를 가라앉힌다"는 벤저민 프랭클린의 말을 버핏에게 잊을 틈 없이 일러 준다고 함.

로그인하면 댓글을 달 수 있습니다.

시리즈 ·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서한다음 편 25 / 50워런 버핏 2001년 주주서한 (버크셔 해서웨이)

[2002.02] 9·11과 노아의 법칙, 썰물이 빠져야 보이는 알몸, 빌린 양복을 입혀 묻은 아버지, 소포로 온 쇳조각과 47년 만에 돌아온 속옷 회사

이어서 읽기 →

이런 글 어때요?

  1. 0
  2. 0
  3. 0
  4.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