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주2026-10-05투자해외 0 20
목차 · 3개 칸

큰 재난이 터진 뒤 보험사가 깨달은 위험 관리의 원칙과, 시장이 나빠져야 누가 무리했는지 드러난다는 경고를 짚은 편지임.

  1. 2001년 버크셔의 순자산은 37억 7,000만 달러 줄었고 주당 장부가치는 6.2% 떨어졌음.
  2. 지금 경영진이 맡은 1965년 뒤로 주당 장부가치가 줄어든 건 이해가 처음이었음.
  3. 그래도 37년 동안 주당 장부가치는 19달러에서 37,920달러가 돼 해마다 22.6%씩 불었음.
  4. 같은 해 S&P 500은 배당을 합쳐도 11.9% 떨어졌음.
  5. 그래서 지수와 견주면 버크셔가 5.7%포인트 앞선 해였음.
  6. 버핏은 1956년 첫 투자조합을 만들던 날 조합원 7명에게 '기본 규칙'이라는 짧은 글을 건넸음.
  7. 거기에 "잘했는지 못했는지는 증권시장 전체의 성적과 견줘 잰다"는 문장이 있었음.
  8. 상대 성적으로는 밥을 못 먹는다는 반론에 버핏은 S&P 500만 들고 있어도 오래 두면 괜찮은 결과가 나온다고 본다면 해마다 지수를 조금씩 이기는 건 반드시 보상받는다고 답했음.
  9. 다만 회사 성적과 달리 자기 성적은 형편없었다고 적었음.
  10. 가장 큰 잘못은 제너럴리가 꼭 필요한 안전장치 없이 보험을 받게 내버려 둔 것이라고 함.
  11. 그 실수의 값을 9월 11일에 치렀다는 것임.
  12. 버핏은 엔론이 주주를 등쳐 먹는 회사의 상징이 됐지만 그런 짓은 미국 기업 곳곳에 널렸다고 적었음.
  13. 이런 경영자들은 주주를 동업자가 아니라 봉으로 본다는 게 버핏의 말임.
  14. 경영자들이 주주를 어떻게 보는지 보여 준다며 버핏이 옮긴 농담에서는 파티에서 아름다운 여성이 CEO에게 다가가 원하는 건 뭐든 해 주겠다고 속삭였음.
  15. CEO는 망설임 없이 "내 스톡옵션 행사가격 좀 낮춰 줘"라고 답했다고 함.
  16. 주가가 떨어져 옵션이 쓸모없어지면 행사가격을 다시 낮춰 받는 관행을 비꼰 농담임.
  17. 버핏은 앞으로 버크셔가 지난 기록 근처에도 못 갈 거라고 미리 못 박았음.
  18. 예전에는 지금보다 훨씬 싼 값에 회사와 주식을 살 수 있었고 굴리는 돈도 훨씬 적었다는 것임.
  19. 1973년 워싱턴포스트나 1976년 가이코 때는 1,000만 달러짜리 좋은 아이디어 하나로 큰일을 냈음.
  20. 지금은 그런 아이디어 열 개가 모두 세 배가 돼도 버크셔 순자산이 0.25%밖에 늘지 않는다고 함.
  21. 이제 성적을 움직이려면 아주 큰 인수, 버핏 말로 '코끼리'를 잡아야 하는데 코끼리는 찾기 어렵다는 것임. (실제로 2014년 주주서한의 표로 셈하면 주당 장부가치는 2002~2011년 해마다 약 10%씩 늘어 그전 22.6%에 한참 못 미쳤음.)
  22. 그해 버크셔는 지붕 자재 회사 마이텍과 트레일러 임대 회사 엑스트라를 새로 샀음.
  23. 속옷 회사 프루트 오브 더 룸도 사기로 했음.
  24. 모두 현금으로 샀으니 주주들은 원래 가진 회사의 몫을 하나도 내주지 않고 새 회사의 주인이 됐다는 설명임.
  25. 마이텍 경영진 55명은 인수에 함께하고 싶어 해 1인당 최소 10만 달러씩 내서 지분 10%를 샀음.
  26. 버핏은 이들이 스톡옵션을 받은 사람과 달리 진짜 주인이라고 함.
  27. 손해도 함께 지고 앞의 농담 속 CEO처럼 산 값을 '다시 낮춰' 달랄 수도 없다는 것임.
  28. 프루트 오브 더 룸은 버핏과 47년 전의 인연이 있었음.
  29. 1955년 버핏이 일하던 벤저민 그레이엄의 투자회사는 석탄 회사 P&R을 거느렸음.
  30. 이 P&R이 프루트 오브 더 룸 상표로 속옷을 만들던 유니언 언더웨어를 1,500만 달러에 샀음.
  31. 그 뒤 프루트는 한 해 세전 이익이 2억 달러를 넘는 회사로 컸음.
  32. 그런데 1996년 존 홀랜드가 물러난 뒤 경영진은 빚을 잔뜩 내 실망스러운 인수를 거듭했음.
  33. 결국 회사는 파산했음.
  34. 버크셔는 인수 제안에 다시 불려 온 홀랜드가 계속 CEO를 맡아야 한다는 아주 드문 조건을 달았음. (실제로 2002년 4월 30일 인수를 마쳤고 2003년 프루트는 대형 할인점에서 팔린 남성·남아 속옷의 42.3%를 차지했음.)
  35. 버크셔의 본업은 보험임.
  36. 보험사는 보험료를 먼저 받고 보험금은 나중에 내므로 그 사이 남의 돈(플로트)을 굴림.
  37. 보통은 받은 보험료보다 나가는 보험금과 비용이 커서 그 손실이 플로트를 쓰는 비용이 됨.
  38. 2001년 버크셔의 플로트는 355억 달러였고 그 비용은 12.8%로 1984년 뒤 가장 나빴음.
  39. 2000년 편지에서 큰 재해만 없으면 6%보다 낮아질 거라고 했는데 자연재해 대신 9·11이라는 사람이 만든 재해가 덮쳤다는 것임. 비슷한 글 워런 버핏 2000년 주주서한 (버크셔 해서웨이)
  40. 버핏은 큰 재해가 없다면 다음 해 비용은 다시 낮을 거라고 했음. (실제로 2002년 플로트 비용은 1%였음.)
  41. 버핏은 보험사의 승패가 덩치나 브랜드가 아니라 보험을 가려 받는 규율에 달렸다며 세 가지 원칙을 내놨음.
  42. 첫째, 제대로 따져 볼 수 있는 위험 가운데 아주 드문 최악까지 따져도 이익이 날 것만 받음.
  43. 둘째, 한 사건이나 서로 얽힌 사건들로 손실이 한꺼번에 몰려 회사가 흔들리지 않도록 받는 양을 제한함.
  44. 셋째, 도덕적으로 문제 있는 사람과는 거래하지 않음.
  45. 값을 아무리 높게 받아도 나쁜 사람과 좋은 계약을 맺을 수는 없다는 것임.
  46. 9·11은 제너럴리가 첫째와 둘째 원칙을 위험할 만큼 느슨하게 지켰다는 걸 드러냈음.
  47. 보험업계는 과거에 일어난 일(경험)만 보고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일(노출)을 보지 않았다고 함.
  48. 그래서 보험료 한 푼 받지 않고 엄청난 테러 위험을 떠안았다는 것임.
  49. 테러는 보험업계 전체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함.
  50. 대도시의 핵폭발이나 여러 건물 환기구로 퍼지는 생화학 공격이 올해 일어날 확률을 아는 사람은 없다는 것임.
  51. 버핏이 아는 건 그 확률이 0이 아니고 시간이 갈수록 들쭉날쭉 높아진다는 것뿐이었음.
  52. 최악에 가까운 경우 피해가 1조 달러에 이를 수 있는데 이를 감당할 수 있는 건 미국 정부뿐이라고 함. (실제로 2002년 11월 26일 테러위험보험법이 만들어져 정부가 테러 손실을 보험사와 나눠 지게 됐음.)
  53. 그럼 왜 9·11 전에 몰랐느냐고 물을 수 있음.
  54. 버핏은 알고 있었지만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지 않았다고 답했음.
  55. 그러면서 비가 올 거라고 예측하는 건 쳐주지 않고 방주를 지어야 쳐준다는 '노아의 법칙'을 어겼다고 함.
  56. 앞으로는 경쟁사가 뭘 하든 감당할 수 있는 선을 넘는 위험은 알면서 받지 않겠다고 했음.
  57. 버핏은 그동안 제너럴리가 규율 있게 보험을 받는다고 장담했는데 틀렸다고 인정했음. 비슷한 글 워런 버핏 1998년 주주서한 (버크셔 해서웨이)
  58. 제너럴리는 세 원칙을 모두 어겼음.
  59. 첫째 원인은 준비금을 제대로 쌓지 않아 자기가 파는 상품의 원가를 크게 잘못 셈한 것이었음.
  60. 손님을 잡고 지키는 데 너무 경쟁적이었던 게 둘째 원인이었음.
  61. 그래서 보험을 받는 사람에게 "아니요"는 가장 중요한 단어 가운데 하나여야 한다는 것임.
  62. 버핏은 2001년 9월 CEO가 된 조 브랜던과 새 사장 태드 몬트로스가 제너럴리를 버크셔의 큰 자산으로 만들 거라고 예언했음. (실제로 2003년 주주서한에서 버핏은 "제너럴리는 고쳐졌다"고 적었음.)
  63. 반대편 모범은 재보험을 맡은 아지트 제인이었음.
  64. 투자처럼 보험도 뛰어난 결정이 아니라 멍청한 결정을 피하는 데서 오래가는 성적이 나온다고 함.
  65. 재보험사들은 받은 위험을 다른 재보험사에 다시 넘기는 사슬로 엮여 있어 약한 고리 하나가 모두를 흔들 수 있고 그 고리는 큰 재해가 나야 드러나는데 이를 두고 버핏은 썰물이 빠져야 누가 벌거벗고 헤엄쳤는지 알 수 있다고 적었음.
  66. 버크셔는 위험을 남에게 넘기지 않고 직접 지니 세상에 무슨 일이 있어도 버크셔가 끊은 수표는 부도나지 않는다고 함.
  67. 버핏은 나쁜 용어가 좋은 생각의 적이라며 보험 회계의 '손실 진전'이라는 말을 예로 들었음.
  68. 손실 준비금은 비상금이 아니라 이미 일어났지만 아직 내지 않은 보험금을 적어 둔 빚임.
  69. 2001년 제너럴리는 예전 해에 일어났는데 장부에 적지 않은 손실 8억 달러를 뒤늦게 비용으로 잡았음.
  70. 보험사는 이럴 때 '손실이 진전됐다'고 말함.
  71. 버핏은 손실은 진전된 게 아니라 처음부터 거기 있었고 진전된 건 경영진의 이해뿐이라고 함.
  72. 더 솔직한 이름은 '일어났을 때 알아채지 못한 손실'이나 그냥 '아이고'라고 함.
  73. 신발 사업은 덱스터의 손실 때문에 세전 4,620만 달러 적자를 냈음.
  74. 버핏은 덱스터를 산 것과 주식으로 값을 치른 것과 손볼 게 뻔한데 미룬 것이 모두 자기 실수라고 했음. 비슷한 글 워런 버핏 1993년 주주서한 (버크셔 해서웨이)
  75. 주식시장 전체는 앞으로 10년쯤 미지근하게 본다고 함.
  76. 오랫동안 주가가 기업 실적보다 앞서 달렸고 그게 끝날 수밖에 없었다는 것임.
  77. 주가가 기업 실적만큼만 오르면 특히 새로 들어온 투자자는 실망할 거라고 함. (실제로 2014년 주주서한의 표로 셈하면 S&P 500은 2002~2011년 배당을 합쳐 해마다 약 3%씩 오르는 데 그쳤음.)
  78. 2001년 버크셔는 정크본드를 평소보다 많이 샀음.
  79. 다만 정크본드는 일반 투자자에게 맞지 않는다고 못 박았음.
  80. 버크셔는 1984년 워싱턴 공공전력공급시스템(WPPSS) 채권처럼 망가져 보이는 채권 가운데 드물게 몇 개만 골라 산다는 것임. 비슷한 글 워런 버핏 1984년 주주서한 (버크셔 해서웨이)

✍️ 편집자 덧붙임 (2026.10 확인)

  1. 제너럴리의 준비금 문제는 다음 해에도 이어졌음.
  2. 2002년 주주서한에 따르면 제너럴리는 2001년 말에 쌓은 준비금도 모자라 예전 해의 손실 13억 1,000만 달러를 또 비용으로 잡았음.
  3. 2002년 보험 영업에서 13억 9,300만 달러 손실을 낸 제너럴리는 2003년 1억 4,500만 달러 이익을 냈음.
  4. 2007년 주주서한에서 버핏은 덱스터를 A주 25,203주로 산 탓에 주주가 치른 진짜 값이 35억 달러라고 적었음.
  5. 2014년 주주서한에서는 그 주식이 약 57억 달러어치가 됐다며 기네스북에 오를 만한 금융 참사라고 적었음.
  6. 2026년 10월 2일 버크셔 A주 종가 754,790달러로 셈하면 그 25,203주는 약 190억 달러어치임.
  7. 테러위험보험법은 몇 차례 연장돼 지금은 2027년 말까지 이어지게 돼 있음.
  8. 이 편지가 다룬 2001년 한국 코스피는 504.62에서 693.70으로 약 37% 올랐음.
  9. 2001년 12월 31일 버크셔 A주 종가는 75,600달러였음.
  10. 2026년 10월 2일 종가는 754,790달러로 약 10배가 됐음.
  11. 같은 기간 코스피도 693.70에서 7,003.74로 약 10배가 돼 거의 같았음.

🍿 여담

  1. 버크셔 주주총회 주말에는 오마하 마이너리그 야구 경기가 열리는데 2000년 경기에서 버핏은 투수로 나섰음. 비슷한 글 워런 버핏 2000년 주주서한 (버크셔 해서웨이)
  2. 2001년에는 투수에서 타자로 바꾼 베이브 루스를 흉내 낸다며 타석에 서서 오마하 출신 명투수 밥 깁슨을 상대했음.
  3. 버핏은 깁슨의 유명한 몸쪽 위협구가 무서웠는데 깁슨은 스트라이크존에 직구를 던졌음.
  4. 버핏은 마크 맥과이어 같은 스윙으로 강한 땅볼을 쳤지만 공은 어찌 된 일인지 내야에서 멈췄음.
  5. 그런데도 버핏은 1루로 뛰지 않았는데 이 나이엔 앉아서 하는 카드 게임 브리지 한 판만 해도 숨이 찬다는 이유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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