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 3개 칸
버핏의 뒤를 이은 CEO가 무엇을 그대로 지키겠다고 했는지, 그리고 자기 회사의 실수와 모자란 곳을 숫자로 털어놓는 방식을 엿볼 수 있는 편지임.
- 편지는 버핏이 질색할 걸 알면서도 버핏 이야기로 시작했음.
- 그레그 에이블(Greg Abel)은 버핏을 역사상 가장 위대한 투자자로 꼽을 만하다며 1967년 보험사 내셔널 인뎀니티를 사들인 뒤 보험료로 받은 돈을 굴려 버크셔를 키운 CEO였다고 적었음.
- 버핏이 즐겨 꺼내던 4할 타자 테드 윌리엄스 이야기도 다시 들었음. 비슷한 글 워런 버핏 1997년 주주서한 (버크셔 해서웨이)
- 윌리엄스는 스트라이크 존을 77칸으로 나눠 좋아하는 칸에 들어온 공에만 방망이를 휘둘렀고 통산 타율 3할 4푼 4리를 남겼음.
- 버핏의 투자도 좋은 공을 정해 두고 기다렸다가 그 공이 오면 과감히 휘두르는 방식이었다는 게 에이블의 설명임.
- 편지를 쓸 무렵 버핏은 회장으로 남아 일주일에 닷새씩 사무실에 나왔음. 비슷한 글 워런 버핏 2025년 추수감사절 편지 (버크셔 해서웨이)
- 버핏이 가진 버크셔 주식은 그가 세상을 떠난 뒤 10년쯤에 걸쳐 모두 자선단체로 간다고 함.
- 에이블은 주주의 돈이 우리 돈과 섞여 있지만 우리 것이 아니고 우리 일은 그 돈을 맡아 관리하는 것이라고 적었음.
- 버크셔에 투자하는 건 오래도록 창업자 버핏을 믿는다는 표였는데 이제 그 믿음은 버크셔라는 회사가 이어받는다는 것임.
- 에이블 자신은 1992년 오마하로 옮겨 전력회사 칼에너지에 들어갔고 이 회사가 미드아메리칸이 되어 버크셔에 팔리면서 버핏과 멍거를 만났음. 비슷한 글 워런 버핏 1999년 주주서한 (버크셔 해서웨이)
- 버핏이 60년 동안 맡은 자리를 이어받으며 에이블은 앞으로 60년 동안 CEO를 맡는 건 간단한 산수로 봐도 야심 찬 계획이라고 농담했음. 비슷한 글 워런 버핏 2024년 주주서한 (버크셔 해서웨이)
- 대신 20년 뒤 주주와 그 자손이 회사가 더 단단해졌다고 자랑스러워하게 만들겠다고 했음.
- 편지의 큰 줄기는 한 달 전 직원 약 40만 명에게 보낸 버크셔의 문화와 가치였음.
- 에이블은 이 가치들이 버크셔가 성공한 결과가 아니라 성공한 까닭이라고 적었음.
- 첫째 가치는 분권으로, 자회사 경영은 그 회사 CEO에게 맡기고 관료주의를 줄이는 대신 결과에 책임을 지운다는 것임.
- 2018년 에이블이 보험 아닌 사업을 맡는 부회장이 됐을 때 자회사 대표들이 가장 먼저 물은 것도 이 방식이 바뀌느냐였고 그의 답은 바뀌지 않는다였음. 비슷한 글 워런 버핏 2017년 주주서한 (버크셔 해서웨이)
- 둘째 가치는 정직임.
- 버크셔는 25년 넘게 주주총회마다 1991년 증권사 살로몬 사태 때 버핏이 미국 의회에서 한 말을 틀어 왔음. 비슷한 글 워런 버핏 1991년 주주서한 (버크셔 해서웨이)
- 회사 돈을 잃는 건 이해하겠지만 회사 평판을 조금이라도 잃으면 가차 없을 거라는 말임.
- 에이블은 실패하면 실패했다고 말하겠다며 철도 회사 BNSF가 원주민 부족 땅을 지나는 원유 수송 문제로 오래 다투다 2025년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해 풀어낸 일을 예로 들었음.
- 셋째 가치는 철옹성 같은 재무 건전성으로, 빚은 아껴 쓰고 최악의 상황에서도 의무를 지킬 만큼 현금을 쥐고 있겠다는 것임.
- 편지를 쓸 무렵 버크셔가 가진 현금과 미국 국채는 3,700억 달러가 넘었음.
- 에이블은 이 돈이 남들이 머뭇거리거나 두려워할 때 쓸 실탄이라며 그래도 늘 국채보다 돈을 버는 회사를 갖는 쪽을 노리겠다고 했음.
- 현금이 많은 게 투자에서 물러난다는 신호라는 말에는 아니라고 못 박았음.
- 넷째 가치인 자본 배분의 규율에는 투자 기준 다섯 가지가 붙었음.
- 잘 이해하고 오래가는 강점이 있는 사업, 주인처럼 일하는 정직한 경영자, 사회를 해치거나 평판을 흔들 사업은 피하기, 확신하는 몇 곳에 빠르게 몰아 넣기, 그리고 복리가 일하도록 기다리기임.
- 그 기준으로 2025년 산업용 화학 회사 옥시켐과 쥐 퇴치 회사 벨 래보러토리스를 사기로 했음.
- 벨 래보러토리스는 그 회사 CEO가 버핏에게 보낸 편지 한 통에서 시작됐음.
- 편지에는 이익률이 높고 이해하기 쉬우며 언제나 필요한 사업이라고 적혀 있었고 에이블은 회사가 열 배만 컸으면 좋았겠다고 덧붙였음.
- 자사주는 보수적으로 잡은 내재가치보다 쌀 때만 사고 큰 주주의 지분을 덩어리째 직접 사들일 수도 있다고 했음.
- 배당은 남겨 둔 1달러가 주주에게 1달러 넘는 시장 가치를 만들 수 있는 한 주지 않는다는 원칙을 그대로 지켰음.
- 다섯째 가치는 위험 관리로, 에이블은 CEO가 곧 최고위험관리자이고 이보다 중요한 일은 없다고 적었음.
- 보험은 오늘 값을 매긴 비용이 몇 년 뒤에야 드러나는 일이라 값이 틀리면 계약에서 걸어 나가는 게 원칙이고 이 일에서 보험 부회장 아지트 자인은 견줄 사람이 없다고 했음.
- 여섯째 가치는 운영의 탁월함임.
- 2025년 2월 항공기 부품 회사 프리시전 캐스트파츠의 펜실베이니아 공장에 큰불이 났을 때 직원은 모두 안전하게 빠져나왔음.
- 그 공장은 다른 곳에서 구할 수 없는 항공기 부품 700여 가지를 만들던 곳이었는데 생산을 다른 공장으로 재빨리 옮겨 생산 라인이 멈춘 고객은 하나도 없었음.
- 에이블은 앞으로 해마다 이 가치들을 편지에 붙이고 그해 어떻게 지켰는지를 적겠다고 했음.
- 성적표를 보면 2025년 영업이익은 445억 달러로 2024년의 474억 달러보다 줄었지만 최근 5년 평균 375억 달러보다는 많았음.
- 투자 평가손익 때문에 크게 출렁이는 회계상 순이익보다 영업이익과 영업으로 번 현금 460억 달러가 실력을 더 잘 보여 준다는 게 에이블의 설명임.
- 손해보험은 보험금과 비용을 보험료로 나눈 합산비율이 87.1%로 보험료 100달러를 받아 87달러쯤 쓰고 13달러쯤 남긴 셈임.
- 10년 만에 미국에 상륙한 허리케인이 하나도 없던 해였다며 에이블은 바람을 다스리는 건 자연이지 버핏이 아니고 자기는 더더욱 아니라고 적었음.
- 다만 보험료가 내려가는 흐름이라 한동안 보험을 덜 팔게 될 거라고 했음.
- 가이코는 보험료를 올려 이익률을 되찾았지만 그 대가로 떠나는 고객이 늘었음.
- 보험료를 먼저 받아 굴리는 돈인 플로트는 2025년 말 1,760억 달러로 2015년 말 880억 달러의 두 배가 됐음. 비슷한 글 워런 버핏 2015년 주주서한 (버크셔 해서웨이)
- 보험 밖 자회사 51곳에는 본사가 정해 주는 목표치가 없고 대부분 빚이 없다고 함.
- BNSF는 2010년 자기자본 가치 345억 달러에 사들인 회사인데 2025년 영업으로 81억 달러를 벌어 44억 달러를 배당으로 버크셔에 보냈음. 비슷한 글 워런 버핏 2009년 주주서한 (버크셔 해서웨이)
- 그래도 영업이익률 34.5%는 업계 최고와 차이가 너무 크다며 몇 년 안에 크게 끌어올리지 못하면 실망할 거라고 적었음.
- 영업이익률이 1%포인트 오를 때마다 주주 몫 현금이 한 해 약 2억 3,000만 달러 늘어난다는 계산도 붙였음.
- 전력회사 BHE는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때문에 전기 수요가 늘어도 그 설비 값은 데이터센터 쪽이 치러야 한다고 선을 그었음.
- 고속도로 휴게소 체인 파일럿은 2017년에 처음 투자했지만 계약 때문에 2023년에야 경영을 맡을 수 있었고 에이블은 그런 실수는 다시 없을 거라고 적었음.
- 화물차 기사들이 고르는 휴게소 순위에서 파일럿은 2위였는데 에이블은 1위가 될 때까지 만족하지 않겠다고 했음.
- 주식 투자는 애플과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와 코카콜라와 무디스 네 곳에 몰려 있고 앞으로도 거의 손대지 않겠다고 했음.
- 일본 5대 종합상사 지분은 원가 154억 달러가 시가 354억 달러가 됐고 버크셔는 그만큼을 평균 연 1.2% 금리의 엔화로 빌려 샀음.
- 미국 네 곳과 일본 다섯 곳을 합치면 원가 245억 달러에 한 해 배당만 25억 달러로 원가의 10%를 해마다 돌려받는 셈임.
- 반대로 크래프트 하인즈 투자는 실망스러웠고 처음 하인즈 우선주까지 셈해도 수익이 한참 모자랐다고 털어놓았음.
- 버크셔 정도 덩치에서는 복리의 산수가 오히려 불리하다는 걸 에이블은 숨기지 않았음.
- 그래서 목표는 큰 도약이 아니라 조금씩이라도 주당 가치를 올리며 손실 위험을 늘 관리하는 것이라고 했음.
- 분기마다 실적 해설을 내지 않고 중요한 일이 있으면 직접 알리겠다며 횟수보다 질에 집중하겠다고 했음.
- 편지는 2026년 5월 2일 오마하 주주총회에서 주주의 어떤 질문이든 각본 없이 답하겠다는 약속으로 끝났음.
✍️ 편집자 덧붙임 (2026.10 확인)
- 편지에서 일주일에 닷새씩 사무실에 나온다던 버핏은 2026년 9월 18일 명예회장이 되어 이사로만 남았고 회장 자리는 1993년부터 이사였던 아들 하워드 버핏이 이었음.
- 버핏은 그날 주주들에게 보낸 짧은 편지에서 에이블에 대한 기대가 처음부터 아주 높았는데 그가 그 기대를 넘었다고 적었음.
- 같은 편지에서 회사는 에이블이 이끌고 하워드는 문화와 가치를 지킨다며 하워드를 주주가 들어 두고 보험금을 청구할 일은 없기를 바라는 보험으로 생각해 달라고 했음.
- 표에 따르면 2025년 버크셔 주가는 10.9% 올라 배당을 합친 S&P 500의 17.9%에 못 미쳤음.
- 1965년부터 2025년까지 버크셔 주가는 해마다 19.7%씩 올라 S&P 500의 10.5%보다 두 배 가까이 빨랐음.
- 2025년 마지막 거래일 버크셔 A주 종가는 75만 4,800달러였고 2026년 10월 8일 종가는 76만 6,882달러로 약 1.6% 올랐음.
- 같은 기간 한국 코스피는 2025년 마지막 거래일 4,214.17에서 2026년 10월 8일 6,625.93으로 약 57% 올랐음.
- 원가의 10%를 해마다 배당으로 돌려받는다는 숫자를 한국 돈으로 옮기면 1억 원을 넣어 한 해 1,000만 원을 배당으로 받는 셈임(편지의 비율을 그대로 쓴 가정).
- 같은 1,000만 원도 한국에서 배당으로 받으면 배당소득세 15.4%인 154만 원을 떼고 846만 원이 손에 남음(가정).
🍿 여담
- 에이블은 2021년 5월 1일 멍거가 한 말인 "그레그가 문화를 지킬 것"을 평생 마음에 남을 말로 꼽았음. 비슷한 글 찰리 멍거(Charlie Munger) 버크셔 해서웨이 50주년 편지 (2014년 연차보고서)
- 에이블은 주주총회를 다른 회사라면 '투자자의 날'이라고 부를 '주인의 날'이라고 불렀음.
- 2026년 9월 명예회장이 되며 쓴 편지에서 버핏은 얼마 전 96번째 생일을 막 한 살이 된 증손주와 함께 보냈는데 요즘은 그 아이가 자기보다 조금 더 빠르다고 적었음.
- 같은 편지는 시간이라는 영감님은 늘 이기지만 자기에게는 너그러웠다는 말로 끝났음.
로그인하면 댓글을 달 수 있습니다.
[1978.03] 섬유는 역풍, 보험은 순풍. 버핏이 밝힌 회사 평가법과 주식 고르는 네 가지 기준
1편부터 다시 읽기 →이런 글 어때요?
- 0
- 0
- 0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