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 3개 칸
주식을 계속 살 사람이라면 왜 주가가 떨어지는 걸 반겨야 하는지, 그리고 회사를 주식으로 사서 손해 본 고백을 짚은 편지임.
- 1997년 버크셔의 주당 장부가치는 34.1% 늘었음.
- 33년 동안 주당 장부가치는 19달러에서 25,488달러가 됐음.
- 그런데 버핏은 이 성적을 자랑하지 않았음.
- 주가가 치솟는 해에는 누구나 큰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임.
- 폭우가 쏟아진 뒤 물이 불어 높이 떠오른 오리가 자기 헤엄 실력 덕이라고 꽥꽥대는 것과 같다고 함.
- 제대로 생각하는 오리라면 비가 그친 뒤 연못의 다른 오리들과 자기 자리를 견줘 봐야 한다는 것임.
- 그해 S&P 지수에 그냥 넣어 두기만 한 오리도 버크셔와 거의 같은 만큼 올랐음.
- 그래서 버핏이 매긴 1997년 성적은 '꽥'이었음.
- 버핏은 앞으로 성적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미리 밝힘.
- 1951년 컬럼비아대에서 벤저민 그레이엄의 수업을 듣던 시절에는 1만 달러를 번 아이디어 하나로 그해 수익률이 100%포인트 올랐음.
- 지금은 세전 5억 달러를 버는 아이디어도 버크셔의 수익률을 1%포인트 올릴 뿐임.
- "그때 더 똑똑했던 게 아니라 더 작았을 뿐"이라는 게 버핏의 설명임.
- 게다가 회사도 주식도 값이 비싸 새로 들어오는 돈을 쓸 곳이 마땅치 않았음.
- 버핏은 4할 타자 테드 윌리엄스의 원칙을 꺼냄.
- 윌리엄스는 스트라이크존을 공 크기 77칸으로 나눴음.
- 가장 좋아하는 칸의 공만 치면 4할을 치지만 가장 나쁜 바깥쪽 낮은 공까지 치면 2할 3푼으로 떨어진다고 봤음.
- 지금 들어오는 공은 스트라이크라 해도 바깥쪽 낮은 구석에 겨우 걸친다는 게 버핏의 판단이었음.
- 그런 공을 치면 낮은 수익에 묶이게 된다고 함.
- 다행히 투자에는 삼진이 없어 공을 몇 개든 그냥 보낼 수 있음.
- 다만 방망이를 어깨에 걸치고 하염없이 서 있는 건 재미없다고 털어놓음.
- 그래서 그해에는 석유 파생계약, 은 1억 1,120만 온스, 장기 미국 무이표채 46억 달러어치 같은 평소와 다른 투자를 들고 있었음.
- 버핏은 이런 투자로 망신을 당할 수 있다는 걸 안다고 함.
- 주주가 버핏과 멍거에게 돈을 주는 건 창피를 피하라는 게 아니라 최선의 판단을 하라는 뜻이라는 것임.
- 그리고 멍거 집안은 재산의 90% 넘게, 버핏 집안은 99% 넘게 버크셔에 넣어 뒀으니 틀리면 같이 아프다고 덧붙임.
- 이어서 버핏은 쉬운 퀴즈를 냄.
- 소를 키우지 않고 평생 햄버거를 사 먹을 사람이라면 소고기 값이 내리길 바라는 게 당연함.
- 그런데 앞으로 5년 동안 돈을 모아 주식을 살 사람들은 주가가 오르면 기뻐하고 내리면 우울해함.
- 곧 살 '햄버거' 값이 올랐다고 기뻐하는 셈이라는 게 버핏의 지적임.
- 주가가 올라 기뻐해야 할 사람은 곧 주식을 팔 사람뿐이라는 것임.
- 버크셔는 이익을 배당하지 않고 모두 다시 투자하니 주주는 쓰는 돈과 상관없이 저절로 저축을 하는 셈임.
- 버크셔가 투자한 코카콜라·워싱턴포스트·웰스파고 같은 회사는 꾸준히 자기 주식을 사들임.
- 주가가 쌀 때 사들이면 같은 돈으로 버크셔의 지분이 더 많이 늘어남.
- 그러니 "주가 하락에 투자자 손실"이라는 기사를 보면 "파는 사람은 잃고 사는 사람은 번다"로 고쳐 읽으라고 함.
- 골프 시합에서 하는 말처럼 퍼트 하나하나가 누군가를 기쁘게 한다는 것임.
- 1997년에는 큰 재해가 없어 초대형 재해를 보장하는 '슈퍼캣' 재보험의 보험료가 거의 그대로 이익이 됐음.
- 그러자 보험을 모르는 투자자들이 '재해채권'을 사며 이 시장에 몰려들었음.
- 진짜 채권은 발행한 쪽이 돈을 갚아야 하는데 이 채권은 산 쪽이 돈을 물어 줄 수도 있는 계약이라고 버핏은 꼬집음.
- 문제는 값을 잘못 매겨도 아주 오랫동안 들키지 않는다는 것임.
- 주사위 두 개를 던져 12가 나올 확률은 36분의 1임.
- 1년에 한 번 던져 12가 나오면 5,000만 달러를 물어 주는 대가로 해마다 100만 달러를 받는다고 해 봄.
- 위험에 비해 턱없이 싼 값이지만 10년 동안 한 푼도 물어 주지 않을 확률이 75.4%임.
- 그동안은 쉽게 돈을 번다고 믿겠지만 결국에는 파산한다는 것임.
- 허리케인·지진은 주사위처럼 확률이 딱 떨어지지 않으니 판매자가 데려온 '전문가'의 말에 기대게 됨.
- 그 전문가는 자기 돈을 걸지 않고 예측이 틀려도 미리 받은 돈을 그대로 가짐.
- 판돈이 크면 12가 나올 확률이 36분의 1이 아니라 100분의 1쯤이라고 말해 줄 전문가는 언제든 찾을 수 있다고 함.
- 이런 돈이 몰려 보험료가 크게 떨어지자 버크셔는 1998년 슈퍼캣 보험을 덜 팔기로 했음.
- 버크셔의 슈퍼캣 사업은 아짓 제인이 맨바닥에서 일군 것임.
- 자동차보험사 가이코의 계약은 1997년 16% 늘어 1996년의 10%를 훌쩍 넘었음. 비슷한 글 워런 버핏 1996년 주주서한 (버크셔 해서웨이)
- 보험료의 8.1%가 이익으로 남았지만 버핏은 4% 정도만 남기고 나머지는 보험료를 내려 고객에게 돌려주는 게 목표라고 함.
- 가이코의 시장 점유율은 3%뿐이라 10년 안에 크게 오를 거라고 내다봄. (실제로 2010년 주주서한에 따르면 가이코는 점유율 8.8%로 미국 3위 자동차보험사가 됐음.)
- 그해 버크셔는 휴스턴의 가구점 스타 퍼니처와 아이스크림 가게 체인 데어리 퀸을 사기로 했음.
- 버핏은 모르는 업종에 들어갈 때마다 새 동업자에게 "집에 당신 같은 사람이 더 있나요?"라고 묻는다고 함.
- 1983년 네브래스카 퍼니처 마트를 살 때 블럼킨 가족은 다른 지역의 뛰어난 가구점 세 곳을 알려 줬음. 비슷한 글 워런 버핏 1983년 주주서한 (버크셔 해서웨이)
- 그중 하나인 R.C. 윌리를 1995년에 샀고 스타 퍼니처가 두 번째였음. 비슷한 글 워런 버핏 1995년 주주서한 (버크셔 해서웨이)
- 거래는 뉴욕에서 단 두 시간 만에 끝났고 버핏은 임대차 계약도 고용 계약도 따져 보지 않았다고 함.
- 주인 멜빈 울프와 여동생 셜리는 회사를 팔면서 직원 모두에게 특별 보너스를 줬음.
- 그 돈은 버크셔가 아니라 남매의 몫에서 나갔음.
- 이어서 버핏은 고백을 하나 함.
- 버크셔 주식을 내주고 회사를 산 거래를 모두 합치면 주주가 오히려 조금 손해를 봤다는 것임.
- 판 사람들이 속여서가 아니라 버크셔가 가진 회사들이 너무 좋아서라고 함.
- 주식을 내주면 코카콜라·질레트를 비롯한 모든 회사의 지분을 떼어 주는 셈이기 때문임.
- 3할 5푼 타자를 데려오려고 3할 8푼 타자를 내주는 트레이드와 같다는 비유임.
- 그래서 앞으로도 현금으로 사겠다고 약속함. (실제로 버크셔는 1998년 제너럴리를 사면서 주식 27만 2,200주를 내줬고 버핏은 2016년 주주서한에서 이를 "끔찍한 실수"라고 적었음.)
- 경영자가 어리석은 인수에 들뜨면 회사 직원과 자문가는 그걸 정당화할 전망치를 어떻게든 만들어 낸다고 함.
- 임금님에게 벌거벗었다고 말해 주는 건 동화에서나 있는 일이라는 것임.
- 1979년 버핏은 포브스에 "모두가 낙관할 때 주식을 사면 아주 비싼 값을 치른다"는 글을 썼음.
- 그때는 비관이 가득해 주가가 쌌는데 지금은 모두가 낙관한다고 함.
- 지금이 살 때가 아니라는 뜻은 아니지만 그레이엄이 말한 '안전마진'은 크게 줄었다는 게 버핏의 판단임.
- 1994년 버핏은 1991년에 사 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증권이 보통주로 바뀔 때 팔지 고민하고 있었음.
- 비자를 비롯한 카드 회사들과 경쟁이 거세 팔 쪽으로 기울었음.
- 그때 마침 렌터카 회사 허츠의 CEO이자 카드 사업을 잘 아는 프랭크 올슨과 골프를 쳤음.
- 첫 홀부터 카드 업계를 캐물었고 두 번째 홀 그린에 닿을 때쯤 팔지 않기로 했음.
- 후반 9홀에서는 사는 쪽으로 돌아섰고 몇 달 뒤 버크셔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지분 10%를 갖게 됐음.
- 버핏은 이 결정이 운 110%에 나머지가 실력이었다고 적었음.
- 그 덕에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서 30억 달러의 평가이익이 났음.
- 두 번 팔려다 못 판 US에어도 되살아나 주가가 4달러에서 73달러까지 올랐음. 비슷한 글 워런 버핏 1996년 주주서한 (버크셔 해서웨이)
- 버핏과 멍거가 이사회에서 나가고 스티븐 울프가 CEO가 된 뒤의 일이었음.
- 버핏은 다음에 자기가 크고 멍청한 결정을 하면 울프에게 전화하라고 적었음.
✍️ 편집자 덧붙임 (2026.10 확인)
- 버크셔는 1998년 12월 21일 제너럴리를 220억 달러에 사들였음.
- 2016년 주주서한에 따르면 이때 내준 주식으로 버크셔의 주식 수가 21.8% 늘었음.
- 2001년 주주서한에서 버핏은 꼭 필요한 안전장치 없이 제너럴리가 보험을 받게 둔 자기 실수가 9·11 테러로 드러났다고 적었음.
- 2007년 주주서한에서는 1998년의 제너럴리가 예전의 제너럴리처럼 운영되지 않는다는 걸 놓쳤다고 적었음.
- 2014년 주주서한에서 버핏은 제너럴리가 이제 "보석"이 됐다고 적었음.
- 1998년 주주서한에 따르면 은 투자를 밝힌 건 규제 당국의 질문 때문이었음.
- 아짓 제인은 2018년 초 버크셔의 보험 부문을 맡는 부회장이 됐음.
- 2025년 말 버크셔의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지분은 22.1%였고 시가는 560억 8,800만 달러였음.
- 원가는 12억 8,700만 달러로 1997년 말(13억 9,270만 달러)보다 적었음.
- 같은 때 코카콜라는 원가 12억 9,900만 달러 그대로 시가 279억 6,400만 달러였음.
- 1997년 12월 31일 버크셔 A주 종가는 46,000달러였음.
- 2026년 10월 2일 종가는 754,790달러로 약 16배가 됐음.
- 이 편지가 나오기 석 달 전인 1997년 12월 한국은 외환위기로 IMF 구제금융을 받았음.
- 코스피는 1997년 마지막 거래일인 12월 27일 376.31이었고 2026년 10월 2일 7,003.74로 약 19배가 됐음.
- 바닥에서 출발한 셈이라 이 기간만 보면 코스피가 버크셔보다 더 올랐음.
- 버핏의 햄버거 퀴즈를 한국 돈으로 다시 셈해 봄.
- 매달 100만 원씩 1년 동안 같은 주식을 산다고 가정함.
- 주가가 1만 원이면 1,200주를 모으고 8,000원으로 내려 있으면 1,500주를 모음.
- 나중에 주가가 1만 원으로 돌아오면 1,200만 원과 1,500만 원으로 300만 원이 차이 남.
🍿 여담
- 버핏은 해마다 마이너리그 구장에서 시구를 했는데 늘 포수가 요구한 커브를 거절하고 느린 직구를 던졌음.
- 가장 빨랐을 때도 시속 8마일(뒷바람을 받았을 때)이었다고 함.
- 커브를 던지지 않은 까닭은 커브가 나온 무렵의 하버드대 총장 찰스 엘리엇의 말 때문이라고 둘러댔음.
- 엘리엇은 커브가 타자를 일부러 속이는 공이라며 "하버드는 속임수를 가르치는 곳이 아니다"라고 했다고 함.
- 버핏은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라고 강조하고 1998년 시구에서는 드디어 커브를 던지겠다고 예고했음.
- 버크셔 주주총회에서는 버핏과 멍거가 나란히 앉아 하루 종일 주주 질문에 답함.
- 그런데 1997년 주주총회 전날 밤 버핏이 목소리를 잃었음.
- 버핏은 그 일이 멍거의 가장 큰 꿈을 이뤄 준 것이었다고 적었음.
- 버핏이 말을 못 하면 멍거가 마이크를 독차지할 수 있었다는 농담임.
- 이튿날 아침 버핏의 목소리가 돌아오자 멍거는 크게 실망했다고 함.
- 본문의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골프 이야기에는 뒷이야기가 있음.
- 버핏은 팔지 말라고 설득해 준 프랭크 올슨에게 당연히 고마워한다고 적었음.
- 그런데 두 사람의 친구 조지 길레스피는 버핏이 고마워할 사람을 잘못 찾았다고 말한다고 함.
- 그 골프 약속을 잡고 버핏을 올슨과 같은 조에 넣은 게 바로 자기였다는 것임.
- 버핏은 데어리 퀸 인수를 두고 멍거는 미네소타의 데어리 퀸을 수십 년 다녔고 자기는 오마하의 단골이라 제품 전문성은 조금 있다고 적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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