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 3개 칸
악수 한 번으로 회사를 산 버핏의 인수 방식과, 주인 없는 물건은 아무도 아끼지 않는다는 렌터카 비유가 이 편지의 알맹이임.
- 2003년 버크셔의 주당 장부가치는 21% 올랐음.
- 같은 해 S&P 500은 배당을 합쳐 28.7% 올라 버크셔가 7.7%포인트 뒤졌음.
- 지금 경영진이 맡은 39년 동안 주당 장부가치는 19달러에서 50,498달러가 됐음.
- 해마다 22.2%씩 불어난 셈임.
- 그래도 버핏은 S&P 500과의 장기 비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적었음.
- 주주들은 인덱스펀드로 S&P 500을 아주 싸게 살 수 있기 때문임.
- 주당 내재가치를 그보다 더 키우지 못하면 버핏과 멍거는 주주가 혼자 할 수 있는 일에 아무것도 더하지 못하는 셈이라는 것임.
- 그리고 실패하면 핑계도 없다고 함.
- 회사의 역사가 낡은 업종에 묶어 두지도 않고 월가 장단에 춤추라고 다그치는 주주도 없기 때문임.
- 테니스로 치면 버핏과 멍거의 실수는 모두 상대가 잘 쳐서가 아니라 제 손으로 놓친 '범실'이라는 것임.
- 버핏은 값이 비슷하면 주식보다 회사를 통째로 사는 쪽을 훨씬 좋아한다고 함.
- 그런데 굴릴 돈이 너무 커지자 성적을 움직일 만큼 크게 살 수 있는 주식이 10년 전보다 훨씬 적어졌음.
- 버핏은 펀드 매니저가 돈이 커져도 성적은 괜찮다고 하면 한 걸음 물러서라고 했음.
- 운용사는 돈을 잘 굴려서보다 돈을 많이 모아서 버는 경우가 훨씬 많아 그 말을 하는 순간 거짓말하는 피노키오처럼 코가 길어지기 직전이라는 것임.
- 지금은 쓸 곳을 못 찾은 돈이 쌓여 있지만 그 상태가 아프긴 해도 바보짓을 하는 것만큼 아프지는 않다고 적었음.
- 그리고 앞으로의 성적은 과거에 크게 못 미칠 게 확실하다고 미리 밝혔음.
- 그해 가장 특이한 인수는 이동식 주택 회사 클레이튼 홈스였음.
- 시작은 해마다 오마하에 와서 버핏과 묻고 답하던 테네시대 재무학과 학생 40명쯤과 지도교수 앨 옥시어였음.
- 그해 학생들이 고맙다는 선물로 건넨 건 클레이튼 홈스 창업자 짐 클레이튼의 자서전이었음.
- 버핏은 이미 이 회사를 업계에서 가장 점잖은 회사로 알고 있었음.
- 그 앎은 업계 큰 회사 오크우드 홈스의 부실 채권을 샀다가 오크우드가 곧 파산하면서 비싸게 얻은 것이었음.
- 버핏은 이동식 주택 자체는 집 사는 사람에게 좋은 값어치를 준다고 함.
- 문제는 파는 방식과 돈을 빌려주는 방식이었음.
- 판매상과 제조사는 갚지 못할 대출을 순진한 금융회사에 떠넘기는 데 기대어 장사했음.
- 버핏은 이를 "사지 말았어야 할 사람이 빌려주지 말았어야 할 사람의 돈으로 산 것"이라고 적었음. (이 말은 5년 뒤 다시 나옴. 2008년 주주서한에서 버핏은 이동식 주택의 실패가 일반 주택 시장에 보낸 경고였는데 아무도 배우지 않았고 2004~2007년에 같은 실수가 되풀이됐다고 적었음.)
- 버핏은 짐 클레이튼의 아들이자 CEO인 케빈 클레이튼과 통화해 본 뒤 자서전과 케빈에 대한 판단과 공개 재무제표와 오크우드에서 배운 것만으로 인수 제안을 냈음.
- 그리고 한 바퀴 돌아, 클레이튼이 오크우드의 자산을 사기로 했음. (2004년 4월 인수를 마쳤고 클레이튼은 업계 최대의 제조·판매 회사가 됐음.)
- 10월에 버핏은 녹스빌에서 그 학생 40명에게 깜짝 '졸업식'을 열어 줬음.
- 버핏은 학사모를 쓰고 학생마다 버크셔 B주 한 주와 '대단하고 부지런한 거래꾼'이라는 영어의 머리글자를 딴 'PhD'를 줬음.
- 다른 인수는 악수로 끝났음.
- 월마트가 편의점·식당 등에 물건을 대는 자회사 매클레인을 팔려 했음.
- 버핏은 월마트 CFO와 두 시간쯤 한 번 만나 악수했고 29일 뒤 월마트는 돈을 받았음.
- 실사는 하지 않았다고 함.
- 월마트가 말한 그대로일 걸 알았고 실제로 그랬다는 것임.
- 2003년 5월 버핏은 워싱턴포스트에 부시 정부의 감세안을 비판하는 글을 실었음.
- 13일 뒤 재무부 차관보는 연설에서 버핏을 두고 세법을 바이올린 켜듯 제 마음대로 주물러 온 중서부의 현인이라고 비꼬았음.
- 버핏은 그 '바이올린'을 받아 자기 실력으로는 카네기홀은커녕 고등학교 발표회에도 못 간다고 답했음.
- 버크셔는 2003년 이익에 대한 세금으로 33억 달러를 낼 예정이었음.
- 그해 미국 모든 회사가 낸 법인세의 2.5%였음.
- 버크셔는 미국 10대 납세자에 들 게 거의 확실해 버핏은 버크셔만큼 내는 납세자가 540곳만 있으면 나머지 2억 9,000만 미국인과 모든 회사는 소득세·사회보장세·상속세 등 연방 세금을 한 푼도 안 내도 된다고 셈했음.
- 2003 회계연도 연방 세수에서 법인세 비중은 7.4%로 1952년 32%에서 크게 떨어졌음.
- 정부의 2002·2003년 감세안이 회사와 큰 투자자에게 크게 돌아가는 걸 두고 버핏은 미국에 계급 전쟁이 있다면 자기 계급이 확실히 이기고 있다고 적었음.
- 다음은 경영진 보수임.
- 직원을 뽑거나 납품 업체와 값을 정할 때는 양쪽 모두 자기 돈이 걸려 있어 진짜 협상이 된다고 함.
- 하지만 CEO와 보수위원회 사이에서는 한쪽만 절실함.
- CEO에게 스톡옵션 10만 주와 50만 주는 하늘과 땅 차이지만 위원회에는 대수롭지 않아 보인다는 것임.
- 개혁 방안으로 다들 '독립' 이사를 외쳤지만 버핏은 법이 정한 독립이 진짜 독립이 아니라고 함.
- 법은 수입 전부를 이사 보수로 버는 사람도 독립 이사로 쳐 줌.
- 반면 수입의 3%쯤을 버크셔 법률 자문료로 버는 버크셔 이사 론 올슨은 독립이 아니라고 봄.
- 버핏은 지난해 서한에서 펀드 이사들이 성적이 아무리 나빠도 운용사를 다시 고르고 수수료를 그대로 승인해 왔다고 지적했음. 비슷한 글 워런 버핏 2002년 주주서한 (버크셔 해서웨이)
- 버크셔 보고서가 나온 직후인 2003년 5월 펀드 업계 협회장은 업계의 잘못을 따지는 비판을 두고 "우리가 진짜 잘못을 저질렀다면 어땠을지 궁금하다"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음.
- 그런데 몇 달 안 돼 많은 운용사가 펀드 투자자에게 손해를 끼치며 자기 수수료를 불려 온 사실이 드러나 그 '궁금증'은 곧 풀렸음.
- 그런데도 그 운용사와 계약을 끊은 펀드 이사회는 하나도 못 봤다고 함.
- 그리고 대부분의 주식 투자자에게는 뱅가드 같은 아주 싼 인덱스펀드가 가장 좋은 선택이라고 다시 적었음.
- 버크셔 이사 11명은 모두 가족과 합쳐 버크셔 주식을 400만 달러어치 넘게 갖고 있었음.
- 11명 모두 주주들처럼 시장에서 제 돈으로 샀고 스톡옵션이나 공짜 주식은 받은 적이 없음.
- 버핏은 제 돈으로 산 주식이라야 제 것처럼 아낀다며 "렌터카를 세차하는 사람이 있느냐"고 물었음.
- 이사 보수는 명목뿐이고 이사 책임보험도 없음.
- 그래서 주주가 이기면 이사는 크게 이기고 주주가 지면 이사는 크게 진다는 것임.
- 버핏은 이를 '주인 자본주의'라고 불렀음.
- 이사에게 가장 드문 자질은 사업 감각이라고 함.
- 버핏 자신도 의료·과학 회사 이사회에서는 쓸모없을 거라고 했음.
- 무지를 감추려고 입을 닫을 테니 화분으로 바꿔도 아무 손해가 없을 거라는 것임.
- 이사회의 가장 큰 일은 버핏의 후계자를 고르는 것이라고 함.
- 이사회는 버핏이 있을 때도 없을 때도 내부 후보 4명의 장단점을 이야기한다고 적었음.
- 버핏은 재산의 99% 넘게를 버크셔 주식으로 갖고 있다고 적었음.
- 그리고 자기가 죽은 뒤에도 아내나 재단이 그대로 들고 있으면 좋겠다고 했음. (2006년 6월 버핏은 버크셔 B주를 해마다 게이츠 재단에 기부하겠다고 약속했음.)
- 보험사는 보험료를 먼저 받고 보험금은 나중에 주는데 그사이 손에 쥔 남의 돈을 '플로트'라고 부름.
- 버크셔의 플로트는 1967년 2,000만 달러에서 2003년 442억 달러가 됐음.
- 2003년에는 이 돈을 비용 없이 썼고 보험 영업에서 세전 17억 달러를 오히려 남겼음.
- 버핏은 보험이 특허도 브랜드도 지켜 주지 않아 결국 경영자의 머리와 절제와 정직이 전부라고 함.
- 그해 아지트 제인은 펩시가 10억 달러 당첨금을 건 추첨의 위험을 통째로 떠안았음.
- 당첨금은 여러 해에 나눠 주는 조건이었는데 버핏은 아예 당첨자에게 10억 년 동안 해마다 1달러씩 주자고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함.
- 9월 14일 추첨 때 버핏과 제인은 결승 진출자와 함께 숨을 죽였고 결승 진출자보다 기분 좋게 자리를 떴다고 함.
- 그리고 실수를 고백함.
- 1998년 제너럴 리를 사면서 딸려 온 파생상품 회사 제너럴 리 증권을 늦게 닫았다는 것임. 비슷한 글 워런 버핏 1998년 주주서한 (버크셔 해서웨이)
- 2002년 초 정리를 시작할 때 계약이 23,218건이었는데 거의 2년 뒤에도 7,580건이 남아 있었음.
- 멍거라면 바로 닫았을 텐데 자기가 머뭇거려 1억 달러쯤을 더 잃었다고 적었음. (2006년 주주서한에서 버핏은 정리가 끝나 간다며 누적 세전 손실이 4억 900만 달러였다고 적었음.)
- 파생상품을 많이 쓰는 회사는 공시를 아무리 읽어도 위험을 알 수 없다고 함.
- "무지가 지식보다 더 자주 자신감을 낳는다"는 다윈의 말을 옮겼음.
- 버크셔는 현금이 넘치는데도 클레이튼 대출 자금을 따로 빌려 원가에 1%포인트를 얹어 클레이튼에 다시 빌려줬음.
- 자회사마다 제 힘으로 서야 한다는 뜻의 '통은 저마다 제 바닥으로 선다'는 원칙 때문임.
- 자회사가 부자 아빠의 돈을 공짜로 쓰면 결정이 엉성해진다는 것임.
- 보유한 주식들은 모두 훌륭한 회사지만 지금 주가에 그 훌륭함이 다 들어 있다고 함.
- 그렇다면 4년 전 대거품 때 내재가치는 더 낮고 주가는 훨씬 높았는데 왜 팔지 않았느냐고 물을 수 있다고 함.
- 버핏은 자기도 그게 궁금하다고 적었음.
- 그해 버핏은 무역적자 때문에 달러가 약해질 거라고 보고 생애 처음으로 외환을 샀음.
- 연말 외환 계약은 다섯 통화에 걸쳐 약 120억 달러어치였음. (2006년 주주서한에서 버핏은 직접 갖고 있던 외환 계약을 거의 다 정리했고 2002년부터 낸 이익이 모두 22억 달러였다고 적었음.)
- 그러면서도 예언가들의 묘지에는 거시 경제 예측가를 위한 구역이 따로 크게 마련돼 있다고 스스로 경고했음.
- 끝으로 '자본가들의 우드스톡'인 주주총회에서 만나자고 했음.
✍️ 편집자 덧붙임 (2026.10 확인)
- 결국 버핏의 후계자가 된 그레그 에이블은 이 편지에도 미드아메리칸을 맡은 뛰어난 경영자로 이름이 나옴.
- 2025년 5월 이사회는 에이블을 2026년 1월 1일부터 CEO로 뽑았고 버핏은 이사회 의장으로 남았음.
- 2026년 9월 18일 버핏은 명예 의장이 됐고 아들 하워드 버핏이 의장을 맡았음.
- 2005년 주주서한에 따르면 클레이튼이 관리하는 대출은 인수 당시 54억 달러에서 170억 달러로 늘었음.
- 2008년 금융위기 한가운데서도 클레이튼 대출자 198,888명은 평소처럼 갚았다고 버핏은 2008년 주주서한에 적었음.
- 그해 말 클레이튼이 직접 내준 대출의 연체율은 3.6%였음.
- 버핏은 그 까닭을 대출자들이 집값이 어떻게 되든 실제 소득으로 갚을 수 있는지 따져 보고 빌렸기 때문이라고 적었음.
- 이 편지 기준인 2003년 12월 31일 버크셔 A주 종가는 84,250달러였음.
- 2026년 10월 2일 종가는 754,790달러로 약 9배가 됐음.
- 같은 기간 코스피는 2003년 마지막 거래일 810.71에서 7,003.74로 약 8.6배가 됐음.
🍿 여담
- 버크셔가 가진 가구점 네브래스카 퍼니처 마트는 '미시즈 B'라고 불린 로즈 블럼킨이 1937년 500달러로 세웠음.
- 미시즈 B가 103살까지 일했다는 대목 뒤에 당시 73살이던 버핏은 "흠... 나쁘지 않은 생각"이라고 짧게 덧붙였음.
- 미시즈 B는 "값이 가장 싸면 강바닥에 있어도 손님이 찾아온다"는 말을 남겼는데 외진 곳에 낸 캔자스시티 매장의 주차장이 넘칠 만큼 손님이 몰려 그 말이 맞았음.
- 버핏은 보석 가게 보셰임이 큰 경쟁사보다 이윤 폭이 20%포인트 낮아 많이 살수록 많이 아낀다며 적어도 아내와 딸은 그렇게 말한다고 적었음.
- 두 사람은 어릴 때 전차를 놓치고 걸어와 5센트를 아꼈다고 자랑한 아이에게 아버지가 "그럼 택시를 놓치고 85센트를 아끼지 그랬니"라고 화냈다는 이야기를 듣고 비싼 걸 놓칠수록 더 아낀다는 이 셈법에 감명을 받았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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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 430억 달러 현금을 들고 삼진, 일감이 줄어도 해고하지 않는 보험사, 썰물이 빠져야 보이는 알몸, 무역적자가 부르는 소작인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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