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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생상품을 금융의 대량살상무기라 부른 까닭과, 회사 숫자를 믿어도 될지 감사인에게 던질 질문 네 가지를 담은 편지임.
- 2002년 버크셔의 주당 장부가치는 10% 늘었음.
- 같은 해 S&P 500은 배당을 합쳐도 22.1% 떨어졌음.
- 차이가 32.1%포인트였지만 버핏은 이건 예외적인 결과라고 못 박았음.
- 버크셔가 바라는 건 해마다 평균 몇 %포인트 앞서는 정도라고 함.
- 주식 비중을 많이 줄여 놓아 강세장에서는 S&P에 크게 지는 해도 있을 거라고 함.
- 그 무렵 회사들은 '프로포르마 이익'이라는 숫자를 즐겨 냈음.
- 감사인이 인정한 이익에서 나쁜 건 빼고 좋은 것만 센 숫자임.
- 버핏은 감사받은 이익이 오히려 부풀려졌다고 밝히는 프로포르마는 본 적이 없다며 직접 해 보겠다고 했음.
- 2002년에는 큰 재해가 없어 보험에서 평소보다 많이 벌었음.
- 채권 시장도 버크셔의 금융 사업에 유리하게 움직였음.
- 이 두 행운을 빼면 세전 이익이 실제 발표보다 약 5억 달러 적었을 거라는 게 버핏이 거꾸로 해 본 프로포르마였음.
- 보험사들은 큰 재해가 난 해에는 그것만 '빼면' 이만큼 벌었다고 말하곤 함.
- 버핏은 그런 재해 손실도 영원히 보험업의 일부이고 영원히 주주 돈으로 갚는다며 속임수라고 했음.
- 버핏은 자기 경영의 본보기로 배트보이 에디 베넷을 꼽았음.
- 에디는 1919년 19살에 시카고 화이트삭스 배트보이가 됐고 그해 팀은 월드시리즈에 나갔음.
- 그 뒤 옮겨 간 브루클린 다저스와 1921년의 양키스도 리그 우승을 했음.
- 1927년 에디는 양키스 선수들이 정해 준 몫으로 월드시리즈 상금 700달러를 받았음.
- 나흘 일하고 받은 이 돈이 평범한 팀 배트보이의 1년 치 급여와 비슷했다고 함.
- 배트를 어떻게 나르느냐보다 누구 곁에서 나르느냐가 중요했다는 것임.
- 버핏은 자신도 에디처럼 미국 재계 최고의 강타자, 곧 버크셔 자회사의 뛰어난 경영자들 곁에서 배트를 건네는 일을 한다고 했음.
- 그해 인수를 마친 속옷 회사 프루트 오브 더 룸의 CEO 존 홀랜드는 70살이었음.
- 버핏은 그에게 다음 은퇴를 자기 은퇴와 같은 날로 맞추자고 설득 중이라고 했음.
- 그 날짜는 자기가 죽고 5년 뒤로 잡혀 있고 그마저 늦춰질 수 있다는 농담이었음. (실제로 버핏은 2025년 5월 주주총회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고 2026년 1월 1일 그레그 에이블이 CEO 자리를 이어받았음.)
- 그해 가장 큰 인수는 주방용품 회사 팸퍼드 셰프였음.
- 1980년 34살 가정 과목 교사 도리스 크리스토퍼가 생명보험을 담보로 3,000달러를 빌려 시작한 회사임.
- 회사에 들어간 돈은 그게 전부였음.
- 친구 집에 모인 여성들 앞에서 제품을 보여 주고 파는 방식이었는데 첫 시연 날 저녁 175달러어치가 팔렸음.
- 22년 뒤에는 6만 7,000명의 상담원을 통해 한 해 7억 달러 넘게 팔았음.
- 미드아메리칸 에너지는 그해 가스관 노던 내추럴을 샀는데 오마하 사람들에게는 사연이 있는 회사였음.
- 1985년 오마하를 대표하던 노던 내추럴은 휴스턴 내추럴 가스와 합치면서 본사는 오마하에 남긴다고 약속했음.
- 1년도 안 돼 휴스턴 쪽 CEO 케네스 레이가 본사를 휴스턴으로 옮기고 이름을 엔론으로 바꿨음.
- 15년 뒤 무너지기 직전의 엔론에서 가스관을 넘겨받은 다이너지도 곧 돈줄이 막혔음.
- 다이너지는 2002년 7월 26일 금요일 미드아메리칸에 빨리 현금으로 사 달라고 전화했음.
- 미드아메리칸은 다음 주 월요일인 7월 29일 계약했고 그렇게 노던 내추럴은 오마하로 돌아왔음.
- 버핏은 미드아메리칸의 CEO 데이비드 소콜과 그 오른팔 그레그 에이블이 버크셔의 큰 자산이라고 적었음. (소콜은 2011년 3월 물러났음. 버핏은 그 발표에서 소콜이 버크셔에 인수를 제안한 회사 루브리졸의 주식을 미리 사 뒀다고 밝혔음.)
- 플로트는 보험료를 먼저 받고 보험금은 나중에 주는 사이 보험사가 맡아 굴리는 남의 돈임.
- 받은 보험료가 결국 내줄 돈보다 적으면 그 차이가 플로트의 비용이 됨.
- 2002년 버크셔의 플로트는 412억 달러였음.
- 이 돈을 쓰는 비용은 1%였음.
- 2001년에는 비용이 12.8%였고 그 절반쯤이 세계무역센터 테러 손실이었음. 비슷한 글 워런 버핏 2001년 주주서한 (버크셔 해서웨이)
- 1998년 제너럴 리를 살 때 버핏은 그 회사가 보험 원칙을 지킨다고 믿었음. 비슷한 글 워런 버핏 1998년 주주서한 (버크셔 해서웨이)
- 버핏은 "완전히 틀렸다"고 적었음.
- 제너럴 리는 보험료를 터무니없이 싸게 받고 있었음.
- 핵폭탄 여러 발이 미국에 터지면 회사가 망할 만큼 위험을 한곳에 쌓아 두고 있었음.
- 2002년에는 지난해까지 덜 쌓아 둔 준비금 13억 1,000만 달러를 비용으로 더 잡았음.
- 뒤늦게 드러난 준비금 실수들을 돌아보며 버핏은 "그때 몰랐던 걸 지금도 몰랐으면 좋겠다"는 컨트리송 가사가 딱 맞는다고 적었음.
- 손해보험 경영자는 대개 준비금을 적게 쌓으려는 버릇이 있다고 함.
- 이 버릇을 이기는 건 계리 실력이 아니라 마음가짐이라는 게 버핏의 주장임.
- 아지트 자인의 재보험 부문은 직원 20명으로 134억 달러의 플로트를 쌓았음.
- 이 부문은 세계 어느 보험사보다 큰 위험을 떠안아 사건 하나로 그 분기나 그해 이익이 크게 출렁일 수 있다고 함.
- 그래도 버핏은 값만 제대로 받는다면 남들이 피하려는 출렁임을 기꺼이 떠안겠다며 매끈한 12%보다 울퉁불퉁한 15%가 낫다고 했음.
- 이 편지에서 가장 유명한 대목은 파생상품임.
- 버핏과 멍거는 파생상품을 거래하는 쪽과 경제 전체 모두에게 시한폭탄이라고 봤음.
- 파생상품은 금리·주가·환율 같은 기준값에 따라 앞날에 돈이 오가기로 한 계약임.
- 기준값은 상상할 수 있는 무엇이든 될 수 있어서 2020년 네브래스카에서 쌍둥이가 몇 명 태어날지에 거는 계약도 값만 맞으면 상대가 금방 나선다는 예를 들었음.
- 문제는 이런 계약이 수십 년 뒤에야 끝나는데 이익은 지금 장부에 잡힌다는 것임.
- 시장 가격이 없으면 각자 만든 모형으로 값을 매기는데 버핏은 시장 가격으로 매기는 '시가 평가'를 비틀어 이게 심해지면 '신화 평가'가 된다고 했음.
- 값을 잘못 매기는 실수는 늘 보너스를 노리는 트레이더나 실적을 자랑하려는 CEO 쪽으로 기울었다고 함.
- 파생상품은 다른 이유로 생긴 위기를 키우기도 함.
-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곧바로 담보를 내라는 계약이 많아 현금이 말라붙고 등급이 또 떨어지는 소용돌이가 생긴다는 것임.
- 한 회사에서 떼인 돈이 사슬처럼 다른 회사들로 번지는데 은행과 달리 이걸 막아 줄 중앙은행도 없다고 함.
- 버크셔도 제너럴 리를 사면서 원치 않던 파생상품 회사 제너럴 리 시큐리티스를 떠안았음.
- 팔지 못해 문을 닫는 중인데 그해 말에도 계약 1만 4,384건이 672곳의 상대와 엮여 있었음.
- 버핏은 재보험과 파생상품이 지옥처럼 들어가기는 쉽고 나오기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했음. (실제로 버크셔는 2006년 말에야 2만 3,218건이던 계약을 197건까지 줄였고 그동안 쌓인 세전 손실은 4억 900만 달러였음.)
- 결론은 파생상품이 지금은 잠복해 있지만 치명적일 수 있는 금융의 대량살상무기라는 것임. (2008년 주주서한에서 버핏은 베어스턴스 붕괴가 2002년 보고서에서 처음 말한 시한폭탄 문제를 보여 줬다고 적었음.)
- 주식 투자는 거의 하지 않았음.
- 3년 동안 주가가 떨어졌는데도 조금이라도 끌리는 주식이 거의 없다고 함.
- 거품 때 값이 워낙 미쳐서 그 숙취가 마신 술만큼 갈 수 있다는 것임.
- 그래도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성공 투자라는 것임.
- 이어서 버핏은 이사회를 꼬집음.
- 너무 많은 CEO가 사무실에서는 숫자를 주무르고 평범한 실적에 엄청난 보수를 받았다고 함.
- 버핏은 1993년 서한에서 이사들은 자리에 없는 주인 한 사람을 대신하듯 행동해야 한다고 적었음. 비슷한 글 워런 버핏 1993년 주주서한 (버크셔 해서웨이)
- 평범한 CEO는 아무리 호감이 가도 내보내야 한다는 뜻임.
- 똑똑하고 점잖은 이사들이 실패한 까닭은 법이 아니라 '이사회 분위기'라고 함.
- 보상위원회가 CEO에게 줄 거액의 스톡옵션을 보고할 때 다시 생각하자고 하는 건 저녁 식탁에서 트림하는 것과 같다고 했음.
- 1890년대 노동운동가 새뮤얼 곰퍼스는 노동조합의 목표를 "더 많이!"라고 했음.
- 1990년대 미국 CEO들이 이 구호를 가져다 쓰는 사이 주주들은 큰 손해를 봤다고 함.
- 버핏은 이제 이사들이 "더 적게!"라고 외칠 때라고 했음.
- 버크셔는 이사 보수를 아주 적게 주고 이사 배상책임보험도 들어 주지 않는다고 함.
- 버핏 집안 사람도 이사회에 계속 둘 거라고 했음.
- 사업을 맡기려는 게 아니라 버핏이 떠난 뒤에도 버크셔의 문화를 지키게 하려는 것이라고 함. (실제로 2026년 9월 버핏은 명예회장으로 물러났고 1993년부터 이사였던 아들 하워드 버핏이 이사회 의장이 됐음.)
- 감사위원회는 감사를 할 수 없다고 함.
- 숫자가 수상한지는 외부 감사인만 알 수 있으니 감사위원회의 일은 감사인이 아는 걸 털어놓게 하는 것이라는 주장임.
- 그래서 감사인에게 재무제표를 혼자 만들었다면 경영진과 다르게 만들었을 곳이 있는지 물으라고 했음.
- 스톡옵션을 비용으로 처리하느냐를 두고 미국 회계기준위원회는 7 대 0으로 비용으로 잡자고 결정했음.
- 큰 회계법인들과 CEO 무리가 워싱턴으로 몰려가 상원을 압박했음.
- 상원은 88 대 9로 비용 처리에 반대했음.
- 그 결과 S&P 500 회사 500곳 중 498곳이 이익이 더 크게 보이는 쪽을 골랐음. (2004년 주주서한에서 버핏은 스톡옵션 비용 처리가 2005년 6월 15일부터 의무가 될 예정이라고 적었음.)
- 버핏은 1992년 서한에서 자기 이익이 걸린 문제에 억지를 쓰면 재계가 신뢰를 잃는다고 경고했었음. 비슷한 글 워런 버핏 1992년 주주서한 (버크셔 해서웨이)
- 끝으로 버핏은 투자자에게 세 가지를 권했음.
- 첫째, 회계가 허술한 회사를 조심하라는 것임.
- 눈에 보이는 곳에서 꼼수를 쓰는 경영진은 안 보이는 곳에서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함.
- 부엌에 바퀴벌레가 한 마리만 있는 경우는 드물다는 것임.
- 감가상각 전 이익인 EBITDA를 내세우는 것도 해롭다고 함. 비슷한 글 워런 버핏 2000년 주주서한 (버크셔 해서웨이)
- 감가상각은 설비를 살 때 돈을 미리 다 낸 비용이라는 게 버핏의 설명임.
- 둘째, 알아들을 수 없는 주석은 대개 믿을 수 없는 경영진의 표시라고 함.
- 이해가 안 되면 CEO가 이해시키고 싶지 않아서라는 것임.
- 셋째, 이익 전망과 성장 목표를 떠벌리는 회사를 의심하라고 함.
- 늘 '숫자를 맞추겠다'고 약속하는 경영자는 언젠가 '숫자를 지어내고' 싶어진다는 것임.
✍️ 편집자 덧붙임 (2026.10 확인)
- 원문의 파생상품 경고는 맞았음.
- 2008년 주주서한에서 버핏은 파생상품이 금융 시스템의 빚과 위험을 크게 늘렸고 대형 은행을 분석할 수 없게 만들었다고 적었음.
- 같은 편지에서 버핏은 버크셔도 제너럴 리의 파생상품 2만 3,218건을 정리하는 데 5년과 4억 달러 넘는 손실이 들었다고 다시 적었음.
- 2005년 주주서한에서 버핏은 이 회사를 바로 닫지 않고 몇 년을 미적거린 게 자기 잘못이라고 했음.
- 그런데 버크셔는 그 뒤로도 직접 고른 파생상품 계약을 맺어 2008년 말에는 251건이 됐음.
- 2002년 12월 31일 버크셔 A주 종가는 72,750달러였음.
- 2026년 10월 2일 종가는 754,790달러로 약 10배가 됐음.
- 같은 기간 코스피는 2002년 마지막 거래일 627.55에서 7,003.74로 약 11배가 됐음.
- 원문의 "울퉁불퉁한 15%와 매끈한 12%"를 한국 돈으로 다시 셈해 봄.
- 1억 원을 30년 동안 굴린다고 가정하면 해마다 평균 12%로는 약 30억 원이 됨.
- 해마다 평균 15%면 약 66억 원으로 두 배 넘게 벌어짐.
🍿 여담
- 버크셔 주주총회 주말에는 오마하 마이너리그 경기가 열리는데 2000년 주주서한에서 버핏은 그 경기에서 던진 자기 강속구가 한때 시속이 아니라 '월속' 95마일, 곧 한 달에 95마일로 찍혔다고 농담했음. 비슷한 글 워런 버핏 2000년 주주서한 (버크셔 해서웨이)
- 2002년 서한에서는 지난해 강속구가 이번엔 진짜 시속 5마일로 찍혀 스파이크를 벗기로 했다며 그해 시구는 없다고 알렸음.
- 대신 토요일 밤 네브래스카 퍼니처 마트에서 핫도그를 먹고 콜라를 마시며 주주들을 기다리겠다고 했음.
- 주주총회 주말에는 버크셔의 전용기 지분 회사 넷제츠도 공항에 비행기를 늘어놓는데 그 주말에 산 물건을 실어 가려면 자기 비행기가 필요할 거라며 비행기 지분을 사는 주주에게는 버핏이 직접 그해 인수한 프루트 오브 더 룸의 속옷 세 장 묶음을 챙겨 주겠다고도 했음.
- 2002년 플로트 비용을 1%로 낮춘 일등 공신이 아지트 자인의 재보험 부문이라며 버핏은 연차보고서에 사진을 싣는다면 아지트의 사진을, 그것도 컬러로 싣겠다고 했음.
- 주주총회에서 아지트를 보면 고개를 깊이 숙이라는 당부도 붙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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