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주2026-10-05투자해외 0 22
목차 · 3개 칸

현금이 넘쳐도 살 게 없으면 기다리는 까닭과, 일감이 줄어도 사람을 내보내지 않은 보험사 이야기를 풀어 쓴 편지임.

  1. 2004년 버크셔의 주당 장부가치는 10.5% 늘었음.
  2. 같은 해 S&P 500은 배당을 합쳐 10.9% 올랐음.
  3. 지금 경영진이 맡은 40년 동안 주당 장부가치는 19달러에서 55,824달러가 됐음.
  4. 해마다 21.9%씩 복리로 불어난 셈임.
  5. 버핏은 주주들이 인덱스펀드로 S&P 500을 아주 싼값에 살 수 있다고 함.
  6. 그러니 주당 내재가치를 S&P보다 더 늘리지 못하면 자신과 멍거는 주주가 혼자서도 할 수 있는 일에 아무것도 보태지 못하는 셈이라고 적었음.
  7. 2004년 버크셔가 S&P 500에 뒤진 건 자회사 CEO들 탓이 아니었고 그들은 언제나처럼 제 몫 이상을 했다고 함.
  8. 버핏이 그들에게 하는 당부는 "앞으로 100년 동안 가족이 가질 유일한 재산인 것처럼 회사를 운영하라"는 하나뿐이고 CEO들은 그렇게 회사를 챙긴 뒤 남는 현금을 오마하로 보낸다고 함.
  9. 그 현금을 굴리는 게 버핏의 일인데 2004년에는 그 일을 잘 못했다는 것임.
  10. 수십억 달러짜리 회사를 여럿 사려 했지만 야구로 치면 삼진을 당했다고 함.
  11. 그래서 버크셔는 현금성 자산 430억 달러를 들고 해를 넘겼음.
  12. 버핏은 이를 "행복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불렀음. (실제로 버크셔는 이듬해인 2005년 회사 다섯 곳 인수에 나섰음.)
  13. 1960년대가 끝난 뒤 35년 동안 S&P 500에 투자한 사람은 배당을 합쳐 해마다 평균 11.2%를 벌었음.
  14. 그런데 이 평균에 가까운 8~14% 사이에 든 해는 2004년 전까지 단 한 번뿐이었음.
  15. 투자자는 한 번 사 두고 손대지 않는 인덱스펀드로 여러 회사에 올라타기만 하면 됐다고 함.
  16. 그런데 많은 투자자의 성적은 그저 그런 수준에서 처참한 수준까지였음.
  17. 버핏은 까닭을 셋으로 꼽았음.
  18. 첫째는 너무 자주 사고팔거나 운용 보수를 너무 많이 내서 생긴 높은 비용임.
  19. 둘째는 회사를 숫자로 따져 보지 않고 귀띔과 유행을 따라 고른 것임.
  20. 셋째는 한참 오른 뒤에 들어가고 지지부진하거나 떨어진 뒤에 나오는 들락날락 매매임.
  21. 버핏은 흥분과 비용이 투자자의 적이라고 함.
  22. 그래도 굳이 시점을 골라 사고팔겠다면 남들이 탐욕스러울 때 두려워하고 남들이 두려워할 때만 탐욕스러워지라고 했음.
  23. 그해 미드아메리칸은 1998년부터 매달린 아연 회수 사업을 접었음.
  24. 몇 달 동안 곧 될 것처럼 보였지만 문제 하나를 풀면 다른 문제가 튀어나왔다고 함.
  25. 그해 이 사업의 손실은 5억 7,900만 달러였음.
  26. 버핏은 여기서 단순한 일만 하라는 원칙을 꺼냄.
  27. 결정을 좌우하는 변수가 하나이고 그 변수가 뜻대로 될 확률이 90%면 성공 확률도 90%임.
  28. 그런데 변수 열 개가 모두 맞아야 하고 각각의 확률이 90%라면 성공 확률은 35%밖에 안 됨.
  29. 사슬은 가장 약한 고리만큼만 튼튼하니 고리가 하나뿐인 사슬을 찾는 게 낫다는 것임.
  30. 버크셔 성장의 엔진은 1967년 사들인 보험사 내셔널 인뎀니티(NICO)에서 시작한 손해보험임.
  31. 보험사는 보험료를 먼저 받고 보험금은 나중에 내기 때문에 그 사이 남의 돈을 맡아 굴리는데 이를 플로트라고 함.
  32. 1967년 2,000만 달러였던 버크셔의 플로트는 2004년 461억 달러가 됐음.
  33. 받은 보험료보다 보험금과 비용을 덜 쓰면 남의 돈을 맡으면서 오히려 돈을 받는 셈임.
  34. 업계 전체는 거의 늘 보험 영업에서 손해를 봤음.
  35. 보험은 누구한테 사든 상관없는 물건이라 가격 싸움이 치열하기 때문임.
  36. 사람들은 "질레트 면도날 주세요"나 "콜라 주세요"라고는 해도 "내셔널 인뎀니티 보험 주세요"라고 하지는 않는다는 게 버핏의 말임.
  37. 그런데도 버핏은 NICO를 사지 않았다면 버크셔 가치가 지금의 절반도 안 될 거라고 함.
  38. 비결은 장사가 줄어드는 걸 견디는 태도였음.
  39. NICO의 보험료 수입은 1986년 3억 6,620만 달러에서 1999년 5,450만 달러까지 줄었음.
  40. 일감이 없어서가 아니라 값을 깎으면 얼마든지 더 받을 수 있었는데도 이익이 나는 값만 고집한 결과였음.
  41. 버핏은 "우리가 고객을 떠난 적은 없고 고객이 우리를 떠났다"고 적었음.
  42. 대부분의 회사에는 매출이 오래 줄어드는 걸 받아들이지 못하는 '제도적 관성'이 있다고 함. 비슷한 글 워런 버핏 1989년 주주서한 (버크셔 해서웨이)
  43. 일감이 줄면 해고가 따르니 직원들도 싼값의 계약이라도 받아야 한다고 스스로를 설득한다는 것임.
  44. 그래서 버크셔는 일감이 아무리 줄어도 그 때문에 해고되는 사람은 없을 거라고 NICO 직원들에게 늘 약속해 왔음.
  45. 경쟁사들이 성장을 자랑하며 월스트리트의 박수를 받을 때 버핏은 거꾸로 보험료가 떨어져 NICO의 일감이 곧 크게 줄면 나쁜 값의 계약을 거절한 결과이니 멍거와 함께 NICO를 이끄는 돈 워스터에게 더 크게 박수를 치겠다고 했음.
  46. 가격 싸움뿐인 사업에서 이기는 다른 길은 가장 싸게 파는 회사가 되는 것임.
  47. 자동차보험에서는 가이코가 그런 회사임.
  48. 1936년 리오 굿윈은 20만 달러로 설계사 없이 운전자와 직접 거래하는 가이코를 세웠음.
  49. 자동차보험은 의무인 데다 비싸고 운전자는 무엇이 필요한지 이미 안다는 데서 나온 생각이었음. 비슷한 글 워런 버핏 1995년 주주서한 (버크셔 해서웨이)
  50. 버핏은 가이코가 2005년 점유율 6%를 차지할 거라고 내다봤음. (실제로 2005년 가이코의 점유율은 약 5.6%에서 약 6.1%로 올랐음.)
  51. 2004년 가이코 고객은 다른 보험사에 들었을 때보다 10억 달러쯤을 아꼈음.
  52. 보험은 결국 약속이고 약속은 누가 하느냐에 따라 질이 크게 다름.
  53. 다른 보험사의 위험을 떠안는 재보험사가 망하면 거기에 위험을 넘긴 보험사들이 고스란히 큰 손해를 입음.
  54. 버핏은 지진이나 허리케인이 딱 나쁜 곳을 치면 1,000억 달러짜리 재해도 일어날 수 있다고 봤음.
  55. 그런 재해가 나도 버크셔는 투자와 다른 사업에서 버는 돈이 제 몫의 손실을 넉넉히 넘는다고 함.
  56. "그다음 날이 와도 버크셔의 수표는 결제된다"는 것임. (실제로 이듬해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보험 역사상 가장 큰 피해를 냈음. 버크셔는 허리케인으로 34억 달러를 잃고도 2005년 플로트를 공짜로 굴렸음.)
  57. 버크셔는 2002년 초부터 제너럴 리의 파생상품 부서를 정리하고 있었음.
  58. 버핏은 파생상품 거래가 지옥처럼 들어가긴 쉬워도 나오긴 어렵다고 적었음. (실제로 남은 계약을 197건까지 줄인 2006년까지 이 정리에서 본 세전 손실은 4억 900만 달러였음.)
  59. 결제가 수십 년 뒤인 계약은 시장 값부터 흐릿하다고 함.
  60. 그런데 그 값으로 해마다 성과급이 정해지니 있지도 않은 이익이 장부에 잡히기 쉽다는 것임.
  61. 금융회사의 빠른 성장은 큰 문제를, 가끔은 사기까지 가린다고 함.
  62. 진짜 실력은 성장을 멈추고 오래 버틴 뒤에야 드러난다는 것임.
  63. 버핏은 여기서 "썰물이 빠져야 누가 벌거벗고 헤엄쳤는지 안다"는 말을 다시 꺼냄. 비슷한 글 워런 버핏 1992년 주주서한 (버크셔 해서웨이)
  64. 유타의 가구점 R.C. 윌리는 일요일에 문을 닫음.
  65. 버핏은 일주일 내내 여는 가게에 익숙한 라스베이거스에서는 이 방침이 통하지 않을 거라고 봤음.
  66. 그런데 2001년 연 라스베이거스 첫 매장은 바로 체인 1위 매장이 됐고 첫 매장의 손님을 뺏을 거라며 버핏이 반대한 2호점까지 다른 어느 매장보다 26%쯤 더 팔았음.
  67. 그러니 리노 출점을 앞두고 경영진이 또 의견을 묻자 버핏은 처음엔 우쭐했다고 함.
  68. 그러다 늘 틀리는 사람의 의견도 결정하는 사람에게는 나름 쓸모가 있다는 걸 깨달았다는 게 버핏의 농담임. (실제로 리노 매장은 2005년 11월 문을 열어 보이시 매장의 초기보다 빠르게 출발했음.)
  69. 비행기 지분 공유 회사 넷젯은 미국에서 번 돈을 유럽 손실로 거의 까먹었음.
  70. 버핏은 2005년엔 미국 이익으로 전체 흑자를 낼 거라고 내다봤음. (실제로 버핏은 2005년 서한에서 "완전히 틀렸다"고 적었음. 미국 사업이 큰 적자로 돌아섰기 때문임.)
  71. 버핏은 보유 주식을 차트나 증권사 의견이나 다음 분기 이익으로 사고파는 목록이 아니라 기업의 일부로 봄.
  72.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와 코카콜라와 질레트와 웰스파고에 1988~2003년 모두 38억 3,000만 달러를 넣었음.
  73. 2004년 이 네 회사의 이익 가운데 버크셔 몫은 12억 달러로 원금의 약 31%였음.
  74. 주가는 거품 때 사업보다 훨씬 많이 올랐고 거품 뒤에는 거꾸로였음.
  75. 이 흐름을 탔다면 성적이 훨씬 좋았겠지만 버핏은 지나고 나서 보는 백미러는 늘 깨끗해도 투자자가 내다봐야 하는 앞유리는 늘 뿌옇다고 함.
  76. 그러면서 거품 때 보유 주식 일부가 너무 비싸다고 말만 하고 팔지는 않은 자신을 탓했음.
  77. "걸어 나갔어야 할 때 떠들기만 했다"는 것임.
  78. 버크셔는 2004년 말 12개 통화로 214억 달러어치의 외환 계약을 갖고 있었음.
  79. 미국의 무역 정책이 오랫동안 달러를 짓누를 거라고 봤기 때문임.
  80. 2004년 미국은 다른 나라와 물건을 주고받은 것과 따로 6,180억 달러어치를 내줄 것 없이 더 사들였음.
  81. 그렇게 외국이 미국에 갖게 된 순자산은 약 3조 달러가 됐음.
  82. 버핏은 재정적자와 경상수지 적자를 쌍둥이처럼 묶어 말하지만 둘은 전혀 다르다고 함.
  83. 재정적자는 가족끼리 파이를 어떻게 나눌지 다투는 일일 뿐 파이는 모두 가족 몫으로 남음.
  84. 경상수지 적자가 이어지면 가족이 만든 것 가운데 남의 몫이 점점 커진다고 함.
  85. 원문의 가정대로 적자가 이어지면 10년 뒤 외국이 미국에 가진 순자산은 약 11조 달러가 됨.
  86. 그러면 미국인은 해마다 외국의 채권자와 주인에게 몫을 바쳐야 하니 버핏은 '소유자 사회'를 꿈꾸는 나라가 과장을 좀 섞자면 땅 주인에게 소출을 바치는 '소작인 사회'로 가고 있다고 경고했음.
  87. 그러면서도 버핏은 버크셔가 달러만 들고 있다가 달러 값이 떨어지면 아무도 실수를 알아채지 못하지만 남과 다르게 외화를 샀다가 틀리면 모두가 본다고 함.
  88. 경제학자 케인스가 남다르게 성공하느니 남들처럼 실패하는 게 평판에 낫다고 한 말을 버핏은 떼 지어 몰려다니는 들쥐에 빗대 "레밍 무리는 비웃음을 사도 레밍 한 마리가 욕먹는 일은 없다"고 쉽게 풀었음.
  89. 그래도 버크셔를 100% 자기 회사처럼 운영하니 달러만 들고 있지는 않겠다는 것임. (실제로 버크셔는 2005년 외환에서 9억 5,500만 달러를 잃었음. 2006년 직접 외환 계약을 거의 정리할 때까지 거둔 이익은 모두 22억 달러였음.)
  90. 2004년 몇몇 기관투자자는 버핏이 코카콜라 이사로서 독립적이지 않다고 문제 삼았음.
  91. 버크셔 자회사 매클레인과 데어리퀸이 코카콜라 제품을 많이 산다는 이유였음.
  92. 버크셔가 가진 80억 달러어치 코카콜라 주식을 생각하면 자신의 마음은 경영진이 아니라 주주 편이라는 게 버핏의 답임.
  93. 버핏은 "네 보물 있는 그곳에 네 마음도 있다"는 마태복음 6장 21절을 들며 80억 달러면 기관투자자에게도 보물이라고 했음.
  94. 버핏이 보기에 가장 독립적이지 않은 이사는 이사 보수가 수입의 큰 몫인 사람들임.
  95. 버핏이 직접 아는 한 회사는 몇 해 동안의 주가보다 높은 값으로 수십억 달러짜리 인수 제안을 받았음.
  96. 해마다 10만 달러쯤 받는 이사 몇이 이를 막아 주주들은 제안이 있었는지도 몰랐음.
  97. 그리고 인수를 막은 바로 그 회의에서 이사회는 이사 보수를 크게 올렸음.
  98. 버핏은 스톡옵션을 비용으로 치지 않는 회계가 CEO가 이익을 부풀리는 가장 중요한 수단으로 남아 있다고 함.
  99. 끝으로 버핏은 좋아하는 일을 하며 날마다 유능하고 쾌활한 동료들의 도움을 받으니 탭댄스를 추며 출근한다고 적었음.

✍️ 편집자 덧붙임 (2026.10 확인)

  1. 2004년 말 430억 달러였던 버크셔의 현금은 2025년 연례 서한 기준 현금과 미국 국채를 합쳐 3,700억 달러를 넘었음.
  2. 이 편지에서 미드아메리칸을 이끄는 뛰어난 경영자로 소개된 그레그 에이블은 2026년 1월 1일 버크셔의 CEO가 됐음.
  3. 버핏은 2026년 9월 18일 명예회장이 됐음.
  4. 이 편지의 보유 주식 표에는 페트로차이나 1.3%가 원가 4억 8,800만 달러로 올라 있었음.
  5. 버크셔는 2007년 이 지분을 40억 달러에 팔았음.
  6. 2004년 마지막 거래일인 12월 31일 버크셔 A주 종가는 87,900달러였음.
  7. 2026년 10월 2일 종가는 754,790달러로 약 8.6배가 됐음.
  8. 같은 기간 코스피는 2004년 마지막 거래일인 12월 30일 895.92에서 7,003.74로 약 7.8배가 됐음.
  9. 버핏이 투자자의 적으로 꼽은 비용을 한국 돈으로 셈해 봄.
  10. 1억 원을 30년 동안 연 8%로 굴린다고 가정하면 비용이 거의 없을 때 약 10억 600만 원이 됨.
  11. 해마다 보수와 매매 비용으로 1.5%를 떼면 수익률이 6.5%로 줄어 약 6억 6,100만 원이 됨.
  12. 연 1.5%의 차이가 30년 뒤 3억 4,000만 원 넘게 벌어지는 셈임.

🍿 여담

  1. 버크셔의 에너지 회사 미드아메리칸은 2002년 가스관 회사 노던 내추럴을 살 때 덤으로 딸려 온 엔론 채권을 2004년에 팔아 7,220만 달러를 벌었음.
  2. 원래 오마하 회사였던 노던 내추럴은 1986년 엔론의 케네스 레이가 오마하에 두겠다고 약속해 놓고 휴스턴으로 옮긴 회사였음.
  3. 그래서 오마하 토박이인 버핏은 이 돈을 그때 도시가 입은 손해를 갚는 전쟁 배상금이라고 불렀음.
  4. 2004년 버크셔의 속옷 회사 프루트 오브 더 룸은 여성·여아용 속옷 출하가 31% 늘었음.
  5. 버핏이 자기보다 이 분야를 훨씬 잘 안다고 추켜세운 멍거가 여자들이 속옷을 더 입는 건 아니라고 장담했다고 함.
  6. 그러니 여성용 점유율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결론 내릴 수밖에 없다는 게 버핏의 농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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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서한다음 편 29 / 50워런 버핏 2005년 주주서한 (버크셔 해서웨이)

[2006.02] 고트록스 가족과 네 무리의 도우미, 정체 주식회사 CEO의 스톡옵션 셈법, 고양이 꼬리 같은 파생상품, 해자 넓히기, 숫자에 0을 곱하면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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