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주28일 전투자해외 0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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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지 않은 주식값까지 이익에 넣는 회계를 왜 무시하라는지와, 회사가 배당 대신 남긴 이익이 복리로 불어나는 원리를 짚은 편지임.

  1. 2019년 버크셔의 회계상 이익은 814억 달러였는데 그중 537억 달러는 갖고 있는 주식값이 오른 몫이었음.
  2. 2018년부터 바뀐 회계 규칙 때문에 팔지 않은 주식의 평가 손익까지 그해 이익에 넣어야 했음.
  3. 그래서 주가가 내린 2018년 이익은 40억 달러에 그쳤고 주가가 오른 2019년 이익은 1,900%나 뛰었음.
  4. 그 2년 동안 버크셔가 가진 주식은 평균 2,000억 달러 안팎이었고 그 회사들의 실제 가치는 꾸준히 커졌다는 게 버핏의 설명임.
  5. 그래서 버핏과 멍거는 투자 손익은 무시하고 거의 변하지 않은 영업이익을 보라고 당부했음.
  6. 낙관의 근거로 버핏은 1924년 이름 없던 경제학자 에드거 로런스 스미스가 쓴 얇은 책을 꺼냈음.
  7. 스미스는 물가가 오를 땐 주식이, 물가가 내릴 땐 채권이 낫다는 걸 보이려 했지만 자료가 거꾸로 나와 책을 '실패의 기록'이라는 고백으로 시작했음.
  8. 그가 찾은 건 잘 운영되는 회사는 이익을 다 나눠 주지 않고 일부를 사업에 다시 넣으니 주주 몫이 복리로 불어난다는 사실이었음.
  9. 서평을 쓴 경제학자 케인스가 이 대목을 책에서 가장 새로운 발견으로 꼽자 스미스는 단숨에 유명해졌음.
  10. 그 전까지 주식은 짧게 시세를 노리는 도박으로 여겨졌고 점잖은 사람은 채권을 샀다고 함.
  11. 버크셔가 남긴 이익을 쓰는 첫째 자리는 이미 가진 회사들로, 지난 10년 감가상각비는 650억 달러였는데 설비 투자는 1,210억 달러였음.
  12. 새로 살 회사는 들인 자본에 견줘 잘 벌고 유능하고 정직한 경영자가 있으며 값이 합리적이어야 했음.
  13. 그런 회사를 통째로 살 기회는 드물어서 대개는 주식시장에서 상장사 지분을 크게 사는 쪽이 됨.
  14. 그런데 50% 넘게 가진 회사의 이익은 버크셔 이익에 그대로 잡히지만 상장 주식은 받은 배당만 잡힘.
  15. 2019년 말 상위 10개 보유 종목에서 받는 배당은 38억 달러였고 그 회사들이 버크셔 몫으로 남겨 둔 이익은 83억 달러였음.
  16. 버핏은 장부에 안 잡히는 이 83억 달러가 언젠가 적어도 그만한 매매 차익으로 돌아올 거라며 스미스가 옳았다고 적었음. 비슷한 글 워런 버핏 1980년 주주서한 (버크셔 해서웨이)
  17. 버크셔 이사 톰 머피는 좋은 경영자라는 평판을 얻으려면 좋은 회사를 사기만 하면 된다고 조언했는데 버핏은 회사를 사는 일을 결혼에 빗댔음.
  18. 즐거운 결혼식으로 시작하지만 현실은 기대와 갈라지기 쉽고 기분 나쁜 놀라움은 대개 사는 쪽이 겪는다는 것임.
  19. 다행히 실망스러운 회사는 성장이 멈추며 자본을 점점 덜 쓰고 좋은 회사는 커지며 자본을 더 쓰니 시간이 지날수록 좋은 회사의 몫이 커진다고 함.
  20. 1965년 버크셔 자본의 거의 전부였던 섬유 공장이 1980년대 초에는 아주 작은 몫이 된 게 그 예임. 비슷한 글 워런 버핏 1985년 주주서한 (버크셔 해서웨이)
  21. 2019년 9월 프랑스에서 버크셔 자회사인 윤활유 첨가제 회사 루브리졸의 큰 공장에 옆 시설에서 번진 불이 났음.
  22. 루브리졸은 보험금으로 손실의 상당 부분을 메우게 됐는데 그 보험사 가운데 큰 곳이 다름 아닌 버크셔 회사였음.
  23. 버핏은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성경 구절을 꺼내 자기가 그 말씀을 잘 따른 셈이라고 농담했음.
  24. 본업인 보험은 보험료를 먼저 받고 보험금은 나중에 주는 사업이라 그 사이 굴리는 남의 돈인 플로트가 생김.
  25. 버크셔의 플로트는 1970년 3,900만 달러에서 2019년 1,294억 달러가 됐음. 비슷한 글 워런 버핏 2015년 주주서한 (버크셔 해서웨이)
  26. 지난 17년 가운데 16년은 보험 영업에서 이익을 냈고 17년 동안 번 돈은 세전 275억 달러였음.
  27. 그래도 앞으로 17년 가운데 16년 이익을 내지는 못할 거라며 허리케인 카트리나를 넘는 큰 재앙이 내일이든 수십 년 뒤든 반드시 온다고 경고했음.
  28. 보험 책임자 아지트 자인이 2012년 펜실베이니아의 작은 도시 윌크스배리에서 2억 2,100만 달러에 사 온 보험사 가드는 2019년 보험료가 19억 달러로 379% 늘었음.
  29. 에너지 회사 BHE를 산 2000년 아이오와 가정용 전기 요금은 kWh당 8.8센트였고 그 뒤로 한 해 1%도 안 올랐음.
  30. 같은 주의 다른 큰 전력회사는 BHE보다 61% 비싸게 받았는데 그 차이는 대부분 풍력 덕분이었음.
  31. 전력회사는 보통 이익의 80%까지 배당하지만 BHE는 버크셔에 한 번도 배당하지 않고 280억 달러를 다시 투자했음.
  32. 2019년 말 버크셔가 가진 상장 주식은 2,480억 달러어치였음.
  33. 버핏은 이를 시세 내기 묶음이 아니라 일부를 가진 회사들의 모임으로 보며 그 회사들은 빚을 많이 지지 않고도 사업에 실제로 들어간 자본 대비 20% 넘게 번다고 했음.
  34. 3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가 2.5% 이하인 시절이라 더 놀라운 수익이라는 것임.
  35. 금리를 맞히는 건 자기 일이 아니라며 금리 전망을 내놓는 전문가들은 미래보다 자기 자신에 대해 더 많이 드러낸다고 꼬집었음.
  36. 다만 지금 같은 금리와 법인세가 이어진다면 길게 보아 주식이 장기 고정금리 채권보다 훨씬 나을 게 거의 확실하다고 했음.
  37. 대신 주가는 언제든 50% 넘게 빠질 수 있으니 빚을 내지 않고 감정을 다스릴 수 있는 사람에게만 주식이 나은 선택이라고 경고했음. 비슷한 글 워런 버핏 2018년 주주서한 (버크셔 해서웨이)
  38. 버핏의 친구 조 로즌필드는 80대에 지역 신문에서 부고에 쓸 이력을 보내 달라는 편지를 받았고 답을 안 하자 한 달 뒤 '긴급'이라고 찍힌 두 번째 편지가 왔다고 함.
  39. 버핏은 자기와 멍거도 오래전에 그 '긴급' 구역에 들어섰다며 버크셔는 둘이 떠날 준비가 100% 돼 있다고 했음.
  40. 버핏은 재산의 99%를 버크셔 주식으로 갖고 있고 기부를 빼면 한 주도 판 적이 없다고 밝혔음.
  41. 유언장에는 집행자가 버크셔 주식을 팔지 말고 해마다 일부를 재단에 나눠 주라고 적었고 다 나가는 데 12~15년이 걸릴 것으로 봤음.
  42. 주식을 팔아 국채로 바꾸는 게 집행자에게는 탈 없는 길이지만 버크셔 주식을 지키는 쪽이 사회에 훨씬 많은 것을 남길 거라고 믿는다고 함.
  43. 이사회 이야기에서 버핏은 이사회의 가장 중요한 일이 정직하고 유능하며 회사에 평생을 바칠 CEO를 찾아 지키는 것이고 그걸 잘하면 나머지는 할 일이 별로 없다고 했음.
  44. 회사를 사고 싶어 하는 CEO가 반대 의견을 낼 전문가를 이사회에 데려오는 걸 본 적이 없다며 자기도 마찬가지였다고 털어놨음.
  45. 그래서 찬성과 반대 자문가를 하나씩 두고 이긴 쪽에 진 쪽의 열 배를 주자고 제안하면서도 이런 개혁은 기대하지 말라고 했음.
  46. 월가의 조언을 들을 땐 이발사에게 머리를 잘라야 하느냐고 묻지 말라는 오랜 경고가 늘 맞는다는 것임.
  47. 요즘 큰 회사 이사는 1년에 엿새쯤 회의에 나가고 25만~30만 달러를 받는데 그 돈이 아쉬운 이사는 두 번째 이사 자리를 얻으려고 지금 CEO의 좋은 평을 바라게 된다고 함.
  48. CEO의 보수나 인수 욕심에 제동을 건 이사는 조용히 추천에서 빠진다며 버핏은 CEO가 이사를 고를 때 투견 핏불이 아니라 순한 코커스패니얼을 데려간다고 비꼬았음.
  49. 자사주는 값이 가치보다 낮고 사고 나서도 현금이 넉넉할 때만 사며 2019년에는 50억 달러로 약 1%를 되샀음. 비슷한 글 워런 버핏 2016년 주주서한 (버크셔 해서웨이)
  50. 2019년 버크셔가 낸 연방 법인세는 36억 달러로 미국 기업 전체가 낸 법인세의 1.5%였음.
  51. 주주총회에서는 보험 책임자 아지트 자인과 비보험 책임자 그레그 에이블이 더 많이 답하도록 바꾸겠다고 했음. (실제로 에이블은 2026년 1월 1일 버크셔 CEO가 됐음.)

✍️ 편집자 덧붙임 (2026.10 확인)

  1. 2019년 버크셔 주가는 11.0% 올랐고 S&P 500은 배당을 합쳐 31.5% 올랐음.
  2. 같은 해 한국 코스피는 2018년 마지막 거래일 2,041.04에서 2019년 마지막 거래일 2,197.67로 약 7.7% 올랐음.
  3. 2019년 12월 31일 버크셔 A주 종가는 33만 9,590달러였음.
  4. 2026년 10월 2일 종가는 75만 4,790달러로 약 2.2배가 됐음.
  5. 같은 기간 코스피는 2,197.67에서 7,003.74로 약 3.2배가 돼 버크셔보다 많이 올랐음.
  6. 주가가 가치보다 더 싸지면 더 적극적으로 사겠다던 자사주는 2021년 서한에 따르면 2020년과 2021년 두 해 동안 2019년 말 주식의 9%를 517억 달러에 되사는 것으로 이어졌음.
  7. 2025년 서한에서 에이블은 크래프트 하인즈 투자가 실망스러웠고 처음 하인즈 우선주까지 셈해도 수익이 한참 모자랐다고 적었음.
  8. '긴급' 구역의 두 사람 가운데 멍거는 2023년 11월 28일 세상을 떠났음.
  9. 2025년 5월 3일 주주총회에서 버핏은 에이블을 다음 CEO로 추천했고 이사회는 다음 날 2026년 1월 1일부터 맡기기로 만장일치로 정했음.
  10. 2026년 9월 버핏은 명예회장이 됐고 이사회 의장은 아들 하워드 버핏이 맡았음.
  11. 2025년 6월 버핏은 남은 A주가 약 1,450억 달러로 재산의 99%를 훌쩍 넘고 유언대로 재산의 약 99.5%가 자선에 쓰인다고 밝혔음.
  12. 2025년 11월 감사절 편지에서는 재산을 맡을 세 자녀가 이미 72·70·67세라 생전 기부를 서두르겠다고 했음.
  13. 남겨 둔 이익의 복리를 한국 돈으로 다시 셈해 봄.
  14. 1억 원이 해마다 10%씩 불어난다고 가정하면 이익을 안에 남겨 굴릴 때 30년 뒤 약 17억 4,500만 원이 됨.
  15. 같은 이익을 해마다 배당으로 받아 배당소득세 15.4%를 떼고 다시 넣으면 약 11억 4,300만 원으로 6억 원쯤 덜 남음.

🍿 여담

  1. 버핏은 1960년대 초 포틀랜드 가스 라이트의 이사로 한 해 100달러를 받았는데 그 돈을 받으려고 1년에 네 번 메인주까지 다녔다고 적었음.
  2. 그가 만난 이사들은 대부분 점잖고 좋은 이웃이었지만 돈 문제를 맡기고 싶지 않은 사람도 많았다며 그들도 자기에게 이 뽑기나 골프 스윙을 묻지는 않을 거라고 했음.
  3. 누구나 서툰 분야가 있다는 걸 두고 버핏은 자기가 춤 경연 방송 '댄싱 위드 더 스타'에 나가게 되면 곧장 증인 보호 프로그램으로 숨겠다고 했음.
  4. 그러니 체스 천재 보비 피셔라면 돈을 걸 때 체스만 둬야 한다는 게 그 농담의 결론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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