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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지 않은 주식값까지 이익에 넣는 회계를 왜 무시하라는지와, 회사가 배당 대신 남긴 이익이 복리로 불어나는 원리를 짚은 편지임.
- 2019년 버크셔의 회계상 이익은 814억 달러였는데 그중 537억 달러는 갖고 있는 주식값이 오른 몫이었음.
- 2018년부터 바뀐 회계 규칙 때문에 팔지 않은 주식의 평가 손익까지 그해 이익에 넣어야 했음.
- 그래서 주가가 내린 2018년 이익은 40억 달러에 그쳤고 주가가 오른 2019년 이익은 1,900%나 뛰었음.
- 그 2년 동안 버크셔가 가진 주식은 평균 2,000억 달러 안팎이었고 그 회사들의 실제 가치는 꾸준히 커졌다는 게 버핏의 설명임.
- 그래서 버핏과 멍거는 투자 손익은 무시하고 거의 변하지 않은 영업이익을 보라고 당부했음.
- 낙관의 근거로 버핏은 1924년 이름 없던 경제학자 에드거 로런스 스미스가 쓴 얇은 책을 꺼냈음.
- 스미스는 물가가 오를 땐 주식이, 물가가 내릴 땐 채권이 낫다는 걸 보이려 했지만 자료가 거꾸로 나와 책을 '실패의 기록'이라는 고백으로 시작했음.
- 그가 찾은 건 잘 운영되는 회사는 이익을 다 나눠 주지 않고 일부를 사업에 다시 넣으니 주주 몫이 복리로 불어난다는 사실이었음.
- 서평을 쓴 경제학자 케인스가 이 대목을 책에서 가장 새로운 발견으로 꼽자 스미스는 단숨에 유명해졌음.
- 그 전까지 주식은 짧게 시세를 노리는 도박으로 여겨졌고 점잖은 사람은 채권을 샀다고 함.
- 버크셔가 남긴 이익을 쓰는 첫째 자리는 이미 가진 회사들로, 지난 10년 감가상각비는 650억 달러였는데 설비 투자는 1,210억 달러였음.
- 새로 살 회사는 들인 자본에 견줘 잘 벌고 유능하고 정직한 경영자가 있으며 값이 합리적이어야 했음.
- 그런 회사를 통째로 살 기회는 드물어서 대개는 주식시장에서 상장사 지분을 크게 사는 쪽이 됨.
- 그런데 50% 넘게 가진 회사의 이익은 버크셔 이익에 그대로 잡히지만 상장 주식은 받은 배당만 잡힘.
- 2019년 말 상위 10개 보유 종목에서 받는 배당은 38억 달러였고 그 회사들이 버크셔 몫으로 남겨 둔 이익은 83억 달러였음.
- 버핏은 장부에 안 잡히는 이 83억 달러가 언젠가 적어도 그만한 매매 차익으로 돌아올 거라며 스미스가 옳았다고 적었음. 비슷한 글 워런 버핏 1980년 주주서한 (버크셔 해서웨이)
- 버크셔 이사 톰 머피는 좋은 경영자라는 평판을 얻으려면 좋은 회사를 사기만 하면 된다고 조언했는데 버핏은 회사를 사는 일을 결혼에 빗댔음.
- 즐거운 결혼식으로 시작하지만 현실은 기대와 갈라지기 쉽고 기분 나쁜 놀라움은 대개 사는 쪽이 겪는다는 것임.
- 다행히 실망스러운 회사는 성장이 멈추며 자본을 점점 덜 쓰고 좋은 회사는 커지며 자본을 더 쓰니 시간이 지날수록 좋은 회사의 몫이 커진다고 함.
- 1965년 버크셔 자본의 거의 전부였던 섬유 공장이 1980년대 초에는 아주 작은 몫이 된 게 그 예임. 비슷한 글 워런 버핏 1985년 주주서한 (버크셔 해서웨이)
- 2019년 9월 프랑스에서 버크셔 자회사인 윤활유 첨가제 회사 루브리졸의 큰 공장에 옆 시설에서 번진 불이 났음.
- 루브리졸은 보험금으로 손실의 상당 부분을 메우게 됐는데 그 보험사 가운데 큰 곳이 다름 아닌 버크셔 회사였음.
- 버핏은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성경 구절을 꺼내 자기가 그 말씀을 잘 따른 셈이라고 농담했음.
- 본업인 보험은 보험료를 먼저 받고 보험금은 나중에 주는 사업이라 그 사이 굴리는 남의 돈인 플로트가 생김.
- 버크셔의 플로트는 1970년 3,900만 달러에서 2019년 1,294억 달러가 됐음. 비슷한 글 워런 버핏 2015년 주주서한 (버크셔 해서웨이)
- 지난 17년 가운데 16년은 보험 영업에서 이익을 냈고 17년 동안 번 돈은 세전 275억 달러였음.
- 그래도 앞으로 17년 가운데 16년 이익을 내지는 못할 거라며 허리케인 카트리나를 넘는 큰 재앙이 내일이든 수십 년 뒤든 반드시 온다고 경고했음.
- 보험 책임자 아지트 자인이 2012년 펜실베이니아의 작은 도시 윌크스배리에서 2억 2,100만 달러에 사 온 보험사 가드는 2019년 보험료가 19억 달러로 379% 늘었음.
- 에너지 회사 BHE를 산 2000년 아이오와 가정용 전기 요금은 kWh당 8.8센트였고 그 뒤로 한 해 1%도 안 올랐음.
- 같은 주의 다른 큰 전력회사는 BHE보다 61% 비싸게 받았는데 그 차이는 대부분 풍력 덕분이었음.
- 전력회사는 보통 이익의 80%까지 배당하지만 BHE는 버크셔에 한 번도 배당하지 않고 280억 달러를 다시 투자했음.
- 2019년 말 버크셔가 가진 상장 주식은 2,480억 달러어치였음.
- 버핏은 이를 시세 내기 묶음이 아니라 일부를 가진 회사들의 모임으로 보며 그 회사들은 빚을 많이 지지 않고도 사업에 실제로 들어간 자본 대비 20% 넘게 번다고 했음.
- 3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가 2.5% 이하인 시절이라 더 놀라운 수익이라는 것임.
- 금리를 맞히는 건 자기 일이 아니라며 금리 전망을 내놓는 전문가들은 미래보다 자기 자신에 대해 더 많이 드러낸다고 꼬집었음.
- 다만 지금 같은 금리와 법인세가 이어진다면 길게 보아 주식이 장기 고정금리 채권보다 훨씬 나을 게 거의 확실하다고 했음.
- 대신 주가는 언제든 50% 넘게 빠질 수 있으니 빚을 내지 않고 감정을 다스릴 수 있는 사람에게만 주식이 나은 선택이라고 경고했음. 비슷한 글 워런 버핏 2018년 주주서한 (버크셔 해서웨이)
- 버핏의 친구 조 로즌필드는 80대에 지역 신문에서 부고에 쓸 이력을 보내 달라는 편지를 받았고 답을 안 하자 한 달 뒤 '긴급'이라고 찍힌 두 번째 편지가 왔다고 함.
- 버핏은 자기와 멍거도 오래전에 그 '긴급' 구역에 들어섰다며 버크셔는 둘이 떠날 준비가 100% 돼 있다고 했음.
- 버핏은 재산의 99%를 버크셔 주식으로 갖고 있고 기부를 빼면 한 주도 판 적이 없다고 밝혔음.
- 유언장에는 집행자가 버크셔 주식을 팔지 말고 해마다 일부를 재단에 나눠 주라고 적었고 다 나가는 데 12~15년이 걸릴 것으로 봤음.
- 주식을 팔아 국채로 바꾸는 게 집행자에게는 탈 없는 길이지만 버크셔 주식을 지키는 쪽이 사회에 훨씬 많은 것을 남길 거라고 믿는다고 함.
- 이사회 이야기에서 버핏은 이사회의 가장 중요한 일이 정직하고 유능하며 회사에 평생을 바칠 CEO를 찾아 지키는 것이고 그걸 잘하면 나머지는 할 일이 별로 없다고 했음.
- 회사를 사고 싶어 하는 CEO가 반대 의견을 낼 전문가를 이사회에 데려오는 걸 본 적이 없다며 자기도 마찬가지였다고 털어놨음.
- 그래서 찬성과 반대 자문가를 하나씩 두고 이긴 쪽에 진 쪽의 열 배를 주자고 제안하면서도 이런 개혁은 기대하지 말라고 했음.
- 월가의 조언을 들을 땐 이발사에게 머리를 잘라야 하느냐고 묻지 말라는 오랜 경고가 늘 맞는다는 것임.
- 요즘 큰 회사 이사는 1년에 엿새쯤 회의에 나가고 25만~30만 달러를 받는데 그 돈이 아쉬운 이사는 두 번째 이사 자리를 얻으려고 지금 CEO의 좋은 평을 바라게 된다고 함.
- CEO의 보수나 인수 욕심에 제동을 건 이사는 조용히 추천에서 빠진다며 버핏은 CEO가 이사를 고를 때 투견 핏불이 아니라 순한 코커스패니얼을 데려간다고 비꼬았음.
- 자사주는 값이 가치보다 낮고 사고 나서도 현금이 넉넉할 때만 사며 2019년에는 50억 달러로 약 1%를 되샀음. 비슷한 글 워런 버핏 2016년 주주서한 (버크셔 해서웨이)
- 2019년 버크셔가 낸 연방 법인세는 36억 달러로 미국 기업 전체가 낸 법인세의 1.5%였음.
- 주주총회에서는 보험 책임자 아지트 자인과 비보험 책임자 그레그 에이블이 더 많이 답하도록 바꾸겠다고 했음. (실제로 에이블은 2026년 1월 1일 버크셔 CEO가 됐음.)
✍️ 편집자 덧붙임 (2026.10 확인)
- 2019년 버크셔 주가는 11.0% 올랐고 S&P 500은 배당을 합쳐 31.5% 올랐음.
- 같은 해 한국 코스피는 2018년 마지막 거래일 2,041.04에서 2019년 마지막 거래일 2,197.67로 약 7.7% 올랐음.
- 2019년 12월 31일 버크셔 A주 종가는 33만 9,590달러였음.
- 2026년 10월 2일 종가는 75만 4,790달러로 약 2.2배가 됐음.
- 같은 기간 코스피는 2,197.67에서 7,003.74로 약 3.2배가 돼 버크셔보다 많이 올랐음.
- 주가가 가치보다 더 싸지면 더 적극적으로 사겠다던 자사주는 2021년 서한에 따르면 2020년과 2021년 두 해 동안 2019년 말 주식의 9%를 517억 달러에 되사는 것으로 이어졌음.
- 2025년 서한에서 에이블은 크래프트 하인즈 투자가 실망스러웠고 처음 하인즈 우선주까지 셈해도 수익이 한참 모자랐다고 적었음.
- '긴급' 구역의 두 사람 가운데 멍거는 2023년 11월 28일 세상을 떠났음.
- 2025년 5월 3일 주주총회에서 버핏은 에이블을 다음 CEO로 추천했고 이사회는 다음 날 2026년 1월 1일부터 맡기기로 만장일치로 정했음.
- 2026년 9월 버핏은 명예회장이 됐고 이사회 의장은 아들 하워드 버핏이 맡았음.
- 2025년 6월 버핏은 남은 A주가 약 1,450억 달러로 재산의 99%를 훌쩍 넘고 유언대로 재산의 약 99.5%가 자선에 쓰인다고 밝혔음.
- 2025년 11월 감사절 편지에서는 재산을 맡을 세 자녀가 이미 72·70·67세라 생전 기부를 서두르겠다고 했음.
- 남겨 둔 이익의 복리를 한국 돈으로 다시 셈해 봄.
- 1억 원이 해마다 10%씩 불어난다고 가정하면 이익을 안에 남겨 굴릴 때 30년 뒤 약 17억 4,500만 원이 됨.
- 같은 이익을 해마다 배당으로 받아 배당소득세 15.4%를 떼고 다시 넣으면 약 11억 4,300만 원으로 6억 원쯤 덜 남음.
🍿 여담
- 버핏은 1960년대 초 포틀랜드 가스 라이트의 이사로 한 해 100달러를 받았는데 그 돈을 받으려고 1년에 네 번 메인주까지 다녔다고 적었음.
- 그가 만난 이사들은 대부분 점잖고 좋은 이웃이었지만 돈 문제를 맡기고 싶지 않은 사람도 많았다며 그들도 자기에게 이 뽑기나 골프 스윙을 묻지는 않을 거라고 했음.
- 누구나 서툰 분야가 있다는 걸 두고 버핏은 자기가 춤 경연 방송 '댄싱 위드 더 스타'에 나가게 되면 곧장 증인 보호 프로그램으로 숨겠다고 했음.
- 그러니 체스 천재 보비 피셔라면 돈을 걸 때 체스만 둬야 한다는 게 그 농담의 결론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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