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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겁낼 때 쓸 현금을 늘 넉넉히 쥐고 있어야 하는 까닭과, 기회가 오면 골무 말고 양동이를 내밀라는 원칙이 알맹이임.
- 2009년 버크셔의 순자산은 218억 달러 늘었고 주당 장부가치는 19.8% 올랐음.
- 지금 경영진이 맡은 45년 동안 주당 장부가치는 19달러에서 84,487달러가 됐음.
- 해마다 20.3%씩 불어난 셈임.
- 그해 버크셔는 미국 철도 회사 BNSF를 통째로 사기로 했음.
- 이 인수로 주주가 6만 5,000명 넘게 새로 늘었음.
- 그래서 버핏은 이번 편지를 새 주주에게는 입학 안내로, 오랜 주주에게는 복습으로 쓰겠다고 했음.
- 버핏과 멍거는 처음부터 흔들리지 않는 잣대를 정해 두었다고 함.
- 그래야 화살이 꽂힌 자리를 보고 나서 그 둘레에 과녁을 그리고 싶은 유혹을 막는다는 것임.
- 비교 상대로는 주주가 인덱스펀드로 거의 공짜로 따라갈 수 있는 S&P 500을 골랐음.
- 진짜 가치인 내재가치는 정확히 셀 수 없어서 버크셔는 그 대신 주당 장부가치를 씀.
- 주가로 재면 45년 동안 해마다 22%씩 올라 801,516% 올랐음.
- 버핏은 성적표에서 좋은 소식 두 개와 아주 나쁜 소식 하나를 읽었음.
- 첫째로 1965~1969년부터 2005~2009년까지 5년씩 끊은 41개 구간 모두에서 버크셔가 S&P 500을 이겼음.
- 둘째로 S&P 500이 떨어진 11개 해에는 한 번도 빠짐없이 버크셔가 더 나았음.
- 버핏은 공격보다 수비가 낫다고 했고 앞으로도 그럴 거라고 했음.
- 나쁜 소식은 덩치가 커질수록 앞서는 폭이 크게 줄었다는 것임.
- 큰돈은 스스로 닻이 된다며 앞으로 앞서더라도 예전의 작은 조각에 그칠 거라고 했음.
- 다음은 버크셔가 하지 않는 일임.
- 하지 않는 일부터 꼽는 건 "내가 어디서 죽을지만 알면 거기는 절대 안 가겠다"는 멍거의 오랜 바람을 따른 것임.
- 어려운 문제는 "뒤집어라, 늘 뒤집어라"라고 한 프로이센 수학자 야코비에게서 나온 생각임.
- 첫 번째로 버크셔는 앞날을 가늠할 수 없는 사업은 제품이 아무리 멋져도 피함.
- 1910년의 자동차와 1930년의 비행기와 1950년의 텔레비전이 크게 클 거라는 건 누구나 알았음.
- 하지만 그 앞날에는 그 산업에 뛰어든 회사를 거의 다 쓰러뜨린 경쟁도 들어 있었음.
- 산업이 커질 게 보인다고 그 안의 회사가 얼마를 벌지까지 보이는 건 아니라는 것임.
- 두 번째로 버크셔는 낯선 사람의 친절에 기대지 않음.
- 버크셔는 언제 필요할지 모를 현금보다 늘 훨씬 많은 현금을 쥐고 있겠다고 했음.
- 2008년 9월 금융 시스템이 심장마비에 빠졌을 때 버크셔는 돈을 구하는 쪽이 아니라 대는 쪽이었음.
- 위기가 가장 심할 때 버크셔는 155억 달러를 풀었음.
- 세 번째로 버크셔는 자회사를 거의 감독하지 않고 알아서 굴러가게 둠.
- 숨 막히는 관료주의 때문에 결정이 늦어지거나 아예 없어지는 보이지 않는 비용보다 눈에 보이는 몇 번의 나쁜 결정이 낫다는 것임.
- 네 번째로 버크셔는 월가의 비위를 맞추지 않음.
- 버핏은 짧게 잘라 쓴 보도가 어떻게 빗나가는지도 보여 줬음.
- 2008년 서한은 1만 2,830단어였는데 그중 한 문장이 문제가 됐음. 비슷한 글 워런 버핏 2008년 주주서한 (버크셔 해서웨이)
- "2009년 내내 경제는 엉망일 게 확실하지만 그렇다고 시장이 오를지 내릴지는 알 수 없다"는 문장임.
- 많은 언론이 앞부분만 크게 실었고 뒷부분은 아예 빼 버렸음.
- 그 기사만 보고 버핏이 시장을 비관한다고 믿은 투자자는 큰 값을 치렀는데 편지가 나온 날 7,063이던 다우지수가 그해를 10,428로 마쳤기 때문임.
- 성장의 엔진은 손해보험임.
- 보험사가 보험료를 먼저 받고 보험금은 나중에 내는 사이 손에 쥐고 굴리는 남의 돈을 '플로트'라고 부름.
- 보험료가 비용과 보험금보다 많으면 이 돈을 공짜로 쓰면서 이익까지 얹어 받는 셈임.
- 버크셔의 플로트는 보험업에 들어선 1967년 1,600만 달러에서 2009년 말 620억 달러가 됐음.
- 버크셔는 7년 내리 보험 영업에서 이익을 냈음.
- 누가 이자 없이 620억 달러를 맡겨 놓고 마음대로 굴리라고 한 것과 같다는 것임.
- 버크셔는 1976~1980년에 4,700만 달러로 가이코 주식의 3분의 1쯤을 샀음.
- 그 뒤 가이코가 자사주를 많이 사들여 버크셔 몫은 저절로 50%쯤이 됐음.
- 1996년 1월 2일 나머지 50%를 현금 23억 달러에 샀음. 비슷한 글 워런 버핏 1995년 주주서한 (버크셔 해서웨이)
- 처음 산 값의 약 50배였음.
- 그사이 훨씬 좋아진 회사를 처음보다 50배 비싸게 산 이 경험을 버핏은 월가의 오래된 농담에 빗댐.
- 손님이 5달러에 산 주식이 18달러가 됐다며 고마워하자 중개인은 지금은 회사가 더 좋아져 18달러가 더 싸다고 함.
- 그러자 손님은 "젠장, 기다릴 걸 그랬네"라고 답함.
- 재보험을 맡은 아지트 자인은 1985년 어느 토요일 오마하 사무실에 찾아왔음.
- 버핏은 그 자리에서 슈퍼스타를 찾았다는 걸 알았다고 함.
- 버핏은 멍거와 자기와 자인이 가라앉는 배에 탔는데 한 명만 구할 수 있다면 자인에게 헤엄쳐 가라고 했음. (자인은 2018년 초 버크셔 부회장이 돼 보험을 모두 맡았음.)
- 한때 말썽이던 재보험사 제너럴 리는 이제 보험 왕관의 보석이 됐다고 함. 비슷한 글 워런 버핏 1998년 주주서한 (버크셔 해서웨이)
- 그리고 버핏은 아픈 고백을 했음.
- 수백만 가이코 고객에게 팔 곁다리 상품을 오래 고민하다 버크셔 신용카드를 떠올렸음.
- 가이코 경영진은 카드를 내면 가이코 고객 가운데 알짜가 아니라 차마 이름 붙이기 어려운 '알짜 아닌' 고객이 몰릴 거라고 처음부터 말렸음.
- 버핏은 내가 나이도 많고 더 현명하다는 뜻을 슬쩍 내비쳤다고 함.
- 결과는 세전 손실 약 630만 달러였음.
- 버핏은 "나는 그냥 나이만 많았다"고 적었음.
- 전기·가스 회사 미드아메리칸은 데이브 소콜과 그레그 에이블이 이끌었음. (에이블은 2026년 1월 1일 버크셔 CEO가 됐음.)
- 예전의 버핏과 멍거는 이렇게 돈이 많이 드는 사업을 피했음.
- 가장 좋은 사업은 지금도 자본 수익률이 높고 크는 데 돈이 별로 들지 않는 사업이라고 함.
- 하지만 버크셔에 현금이 점점 더 많이 쌓일 테니 이제는 투자한 만큼 괜찮게 버는 사업이면 설비가 많이 들어도 들어가겠다고 했음.
- 가장 큰 골칫거리는 전용기 지분을 나눠 파는 넷젯이었음.
- 업계 1등이었지만 버크셔가 가진 11년 동안 세전 손실을 모두 합쳐 1억 5,700만 달러를 냈음.
- 버핏은 넷젯을 이렇게 둔 건 자기 잘못이라고 했음. 비슷한 글 워런 버핏 2005년 주주서한 (버크셔 해서웨이)
- 8월에 미드아메리칸의 소콜이 넷젯 CEO를 맡았음.
- 빚은 벌써 14억 달러로 줄었고 2009년에 7억 1,100만 달러를 잃었던 회사가 지금은 이익을 내고 있다고 함. (실제로 넷젯은 2010년 세전 2억 700만 달러를 벌었고 2011년에는 2억 2,700만 달러를 벌었음.)
- 금융 쪽에서 가장 큰 회사는 조립식 주택 회사 클레이턴임. 비슷한 글 워런 버핏 2003년 주주서한 (버크셔 해서웨이)
- 2009년 미국의 주택 착공은 55만 4,000채로 기록이 있는 50년 동안 가장 적었음.
- 버핏은 이게 오히려 좋은 소식이라고 했음.
- 몇 해 전에는 해마다 집이 200만 채쯤 지어졌는데 새로 생기는 가구는 120만쯤이었음.
- 몇 해 이러니 집이 너무 많아졌다는 것임.
- 버핏은 남는 집을 없애는 방법이 세 가지라고 했음.
- 첫째는 낡은 차를 폐차시킨 정부 보조금 사업처럼 집을 잔뜩 부수는 것임.
- 둘째는 10대들의 동거를 권해 가구를 빨리 늘리는 것인데 자원자가 모자랄 일은 없을 거라고 함.
- 셋째는 새로 짓는 집을 가구가 느는 속도보다 훨씬 적게 줄이는 것임.
- 미국은 현명하게 셋째를 골랐다며 1년쯤 뒤면 주택 문제는 대체로 끝날 거라고 봤음. (버핏은 2010년 서한에서도 1년쯤 뒤 회복이 시작될 거라고 했다가 2011년 서한에서 "완전히 틀렸다"고 인정했음.)
- 투자 대목에서 버핏은 후회부터 털어놓았음.
- 1년 전 편지에서 회사채와 지방채가 국채에 견줘 터무니없이 싸다고 해 놓고 조금밖에 사지 않았다는 것임.
- "금이 비처럼 쏟아질 때는 골무 말고 양동이를 내밀어라"라고 적었음.
- 버핏은 공포가 가득한 분위기가 투자자의 가장 좋은 친구라고 했음.
- 결국 중요한 건 회사를 얼마에 사느냐와 그 회사가 앞으로 10~20년 동안 얼마를 버느냐라는 것임.
- 그해 말 10억 달러 넘게 가진 종목 가운데에는 포스코도 있었음.
- 지분 5.2%를 7억 6,800만 달러에 샀는데 시가는 20억 9,200만 달러였음.
- 다음은 주식으로 회사를 사는 이야기임.
- BNSF 값의 일부로 기존 주식의 6.1%인 약 9만 5,000주를 새로 찍어야 했던 버핏은 버크셔 주식을 찍는 걸 대장내시경 준비만큼 좋아한다고 했음.
- 지금 주가에 버크셔를 통째로 팔 생각이 없다면 같은 값에 일부를 파는 것도 말이 안 된다는 것임.
- 버핏은 A사와 B사로 셈을 보여 줬음.
- 두 회사는 크기가 같고 진짜 가치가 둘 다 주당 100달러인데 주가는 둘 다 80달러임.
- 자신감은 넘치고 셈은 모자란 A사 CEO가 B사 한 주에 A사 주식 1.25주를 주겠다고 함.
- B사가 주당 100달러짜리라는 말은 맞음.
- 하지만 A사 주주가 내주는 진짜 가치는 125달러라는 말은 하지 않음.
- 그래도 A사에서 손해 보지 않은 사람이 한 명 있음.
- 회사가 두 배로 커졌으니 덩치에 따라 명성과 보수가 오르는 CEO임.
- 그래서 버핏은 이사회가 인수에 반대하는 자문사를 따로 두고 그 보수는 거래가 무산될 때만 주자고 했음.
- 그게 아니라면 "머리를 깎아야 하느냐고 이발사에게 묻지 마라"는 게 버핏의 권고임.
- 86살과 79살인 멍거와 버핏은 꿈보다 큰 행운을 누렸다고 함.
- 일이 너무 좋아 돈을 내고라도 하겠다며 보수위원회에는 비밀로 해 달라고 했음. (멍거는 2023년 11월 28일 세상을 떠났고 버핏은 2026년 9월 18일 명예회장으로 물러났음.)
✍️ 편집자 덧붙임 (2026.10 확인)
- 버크셔의 2025년 서한은 버핏이 아니라 새 CEO 에이블이 썼음.
- 그 편지에 따르면 보험 플로트는 2009년 말 620억 달러에서 2025년 말 1,760억 달러가 됐음.
- 버크셔는 2010년 BNSF를 자기자본 가치 345억 달러에 사들였음.
- 2025년 BNSF는 영업으로 현금 81억 달러를 벌었고 그중 44억 달러를 배당으로 버크셔에 보냈음.
- 넷젯을 살린 소콜은 2011년 3월 갑자기 사표를 냈음.
- 버핏은 보도자료에서 소콜이 인수를 권한 화학 회사 루브리졸 주식을 미리 사 뒀다는 사실을 함께 밝혔음.
- 버핏은 그 매수가 위법은 아니라고 봤다고 적었고 사표를 받아들였음. 비슷한 글 워런 버핏 2002년 주주서한 (버크셔 해서웨이)
- 서한에 나온 포스코 지분의 시가는 2010년 말 17억 600만 달러였고 2011년 말에는 13억 100만 달러로 줄었음.
- 2008년 마지막 거래일 1,124.47이던 코스피는 이 편지가 나오기 전인 2009년 마지막 거래일 1,682.77이었음.
- 2009년 12월 31일 버크셔 A주 종가는 99,200달러였고 2026년 10월 2일 종가는 754,790달러로 약 7.6배가 됐음.
- 같은 기간 코스피는 1,682.77에서 7,003.74로 약 4.2배가 됐음.
🍿 여담
- 버핏은 주총 질문 시간에 자리를 뜨려면 멍거가 말할 때 나가 달라고 했음.
- 그러고는 서두르라고 덧붙였음.
- 멍거는 대답이 아주 짧기 때문임.
- 주총 기간에 주주 할인가로 파는 보석 가게 보셰임스를 두고는 "모조 보석을 달고 들어와 다이아몬드를 달고 나가라"고 했음.
- 그러면서 할인가이니 많이 살수록 많이 아끼는 거라고 딸이 그러더라며 애들은 참 엉뚱한 말을 한다고 덧붙였음.
- 버핏은 BNSF를 사들이고 처음 쓴 이 편지를 "추신: 기차를 타고 오세요"로 끝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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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 철도 BNSF를 품은 해, 과녁부터 그리는 화살, 건물 관리인이 열어 준 가이코의 문, 장부엔 14억 달러뿐인 140억 달러, 신용은 산소와 같다는 빚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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